한국 기독교 학교 운영 노하우 배우고자 방한… 4개 학교 방문
가정-교회-학교가 함께 자녀 양육하는 것의 중요성 알게 돼
학생 수 늘면서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신축 이전 프로젝트 추진
약 4천 평 부지에 3개 동 건축, 올해 1개 동 준공 위해 기도
루마니아에서 가장 큰 기독교 학교 중 하나인 알렉사 포포비치 침례고등학교(Alexa Popovici Baptist High School)가 학생 수의 증가로 인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신축 이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프로젝트 3년 차를 맞아 학생들에게 현대적인 교육 환경을 제공하는 하드웨어뿐 아니라, 양질의 기독교 교육 커리큘럼과 운영 노하우 등 소프트웨어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학교 재단 이사진과 관계자가 방한해 국내 기독교 학교를 탐방했다.
아라드 지역 침례교 노회가 설립한 비영리 재단인 에듀포트(EduFort) 이사이자 알렉사 포포비치 침례고등학교(이하 알렉사 포포비치학교) 교목인 에머릭 후베르트(Emeric Hubert) 목사, 에밀리아 팝(Emilia Pop) 교감, 에듀포트 이사이자 아라드 침례교 노회장 소린 이그나트(Sorin Ignat) 목사를 지난달 19일 서울 켄싱턴호텔 여의도 1층 카페에서 만났다. 이들은 “한국의 기독교 학교 4곳을 방문했는데 굉장히 인상적이고 유익했다”며 “우리 학교도 성경 교육을 계속 강화해 나가고, 가정의 부모님들도 교육하여 가정과 교회, 학교가 함께 자녀들을 양육해나가는 목표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또한 “EU의 동성애 차별금지 등 정부 인가 기독교 학교로서 받는 압박과 압력은 항상 있었다”라며 “그러나 부모들은 우리가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고 안전한 곳임을 알기 때문에 아이들을 학교에 계속 보내기 원하고 있어 건축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번 방한은 2018년 ‘미션 루마니아(MISSION ROMANIA) 2018’을 아라드에서 기획하고 진행한 AFC선교회 정홍기 선교사의 추천으로 지난 3월 14일부터 20일까지 이뤄졌다. 정 선교사는 1991년 루마니아로 파송된 AFC선교회 창립멤버로서, 루마니아와 한국 교회의 친선과 선교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아라드 침례교 노회는 지난 3년 간 통일전략아카데미(원장 조요셉 목사)와 루마니아를 통한 북한 선교를 준비하는 등 이미 한국교회와 협력하고 있다.
한편, 루마니아침례교 설립자인 알렉사 포포비치 목사의 이름을 따서 1990년 23명의 학생으로 개교한 이 학교는 학생 수가 2000년 410여 명, 2010년 650여 명, 2020년 920여 명으로 계속 증가하여 2022년 현재 1,124명이 재학 중이며, 80여 명의 교사와 스태프가 일하고 있다. 인터뷰 통역은 AFC선교회 김동열 목사가 섬겼다.
ㅡ33년 전통의 기독교 학교 ‘알렉사 포포비치학교’에 대해 소개해 달라.
에밀리아 팝 교감(이하 팝 교감): 20만 인구가 사는 아라드에는 50여 개 고등학교가 있는데, 이 중 2개가 기독교 학교이다. 하나는 침례교단에서 세운 저희 학교로 학생이 1,100여 명이고, 다른 하나는 오순절 계통 학교로 학생이 250여 명이다. 우리 학교는 아라드에서 가장 규모가 크며, 루마니아 내 기독교 학교 중에서도 큰 규모를 갖췄다.
고등학교이지만 유치반(5개), 초등반(19개), 중등반(12개), 고등반(8개)까지 총 44개 반이 있고, 과학과 영어, 신학이 메인 커리큘럼이다. 정부 인가를 받은 공립학교로, 교사들은 정부로부터 월급을 받는다. 그러나 침례교단이 설립했기 때문에 기독교 관점에서 아이들을 교육하고자 한다. 공립학교의 커리큘럼과 크리스천 관점의 교육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것들이 있는데, 그것을 잘 조화시키려 한다.
소린 이그나트 노회장(이하 이그나트 노회장): 부모들은 아이들이 우리 학교에 있기를 원한다. 양질의 교육과 함께 이 학교가 안전한 곳임을 알기 때문에 믿지 않는 부모라 할지라도 학생들을 이곳에 보내기 원한다.
ㅡ학교의 사명과 비전은 무엇인가.
에머릭 후베르트 교목(이하 후베르트 교목): 선교적 사명을 가지고 기독교 영성에 기초해 학생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좋은 그리스도인의 성품을 가르치고, 좋은 교육의 기회를 주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다. 기독교 학교이지만 여러 종교의 학생들이 섞여 있는데, 학교에서 교육을 받는 동안 많은 학생이 주님께 돌아오게 된다. 또 원래 그리스도인 학생들은 훨씬 더 훌륭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살아갈 기회를 갖게 된다. 믿지 않았던 아이들이 와서 신앙의 기초와 삶이 변화되므로 지역 사회 안에서 선한 간증이 되고 있고, 우리도 교육 사역에 전심전력하게 되었다. 기독교 학교이지만 동시에 공립학교로서 EU의 동성애 차별 금지 등의 갈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압박과 압력은 항상 있어온 것이다.
ㅡ한국에서 4곳의 기독교 학교를 방문했다.
이그나트 노회장: 매우 바빴지만 흥미롭고 많은 도움이 됐다. 충남 금산 별무리학교, 충남 서산 꿈의학교, 경기 용인 샘물중고등학교, 경기 수원 중앙기독초등학교를 방문했는데, 별무리학교와 꿈의학교는 기숙학교이고, 샘물중고등학교와 중앙기독초등학교는 통학학교였다.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배움의 과정에 참여하고 있었다.
팝 교감: 학생들이 배우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 교사들이 깊은 배려를 해주었다. 학생과 교사의 긴밀한 관계 가운데 학생들이 많은 것을 주도적으로 배워나가는 것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후베르트 교목: 아이들에게 성경을 소개하고 삶에 적용하도록 가르치는 것이 우리와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성경을 기본으로 하는 교육이 굉장히 마음에 와닿았다.
ㅡ알렉사 포포비치학교에서 적용하고 싶은 점은 무엇인가.
팝 교감: 학생 중심의 커리큘럼에 집중하고 적용할 수 있도록 교사들과 토론의 시간을 가지려 한다. 또, 이번에 방문한 기독교 학교들은 학생들이 학교 내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그것이 아이들에게 굉장히 유익하다는 것을 배웠는데, 이를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후베르트 교목: 신학 수업과 채플 시간을 통해 한국의 기독교 학교에서 배운 교훈을 아이들에게 나누고, 성경 교육을 계속 강화해 나가려 한다. 이번에 샘물중고등학교, 중앙기독초등학교에 갔을 때 가장 강조했던 점이 ‘가정’이다. 두 학교에 기숙사가 없는 이유도 아이들이 가정에서 부모들과 함께 자라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곳을 방문하며 가정과 부모 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녀들을 부모와 함께 양육해나가는 것에 목표를 갖게 됐다. 가정, 교회, 학교의 세 곳이 함께 가야하고, 가능하면 부모들도 학교에 와서 훈련을 받도록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ㅡ학교 건물 신축 프로젝트에 대해 소개해 달라.
이그나트 노회장: 1,000명 이상의 학생을 좋은 환경에서 교육하기 위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총 900만 유로(약 127.8억 원)의 예산을 들여 건물을 신축하게 된다. 지방 정부의 만장일치로 기존 학교에서 5km 정도 떨어진 13,000㎡(약 3,932평) 부지를 기증받아 공사 중이다. 3개 동 건물에 현대적 시설을 갖춘 48개 교실과 도서관(자료실 및 열람실), 실험실, 강의실, 식당, 사무실 및 관리 공간, 일반 및 치과 진료실이 포함되고, 스포츠 활동을 위한 운동장과 넓은 공원을 갖출 예정이다. 현재까지 루마니아 교회 성도들과 비즈니스인들을 통해 300만 유로(약 42.6억 원)를 모금 받아 건축비로 지출했고, 600만 유로(85.2억 원)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후베르트 교목: 현 건물에서는 교실이 부족하여 3개 반이 오전, 오후반으로 나눠 수업하고 있다. 오는 가을에 학기가 시작되면 오후반이 7개 반으로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3개 동 중 한 동을 올해 마무리하기 원하는데, 200만 유로(28.4억)의 재정이 채워져야 한다. 건물뿐만 아니라 성경적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삶과 부모의 삶이 잘 세워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기도제목이다. 건축 프로젝트는 늦어도 2026년까지 완성되기를 원한다.
한편, 통일전략아카데미 조요셉 원장(물댄동산교회 담임목사)은 “이그나트 목사는 아라드에서도 135년 전통을 가진 교회의 담임목회자로, 작년 11월 통일전략아카데미 3기 학생들과 함께 루마니아를 방문했을 때 직접 학교 건축 부지로 안내해주셨다. 그때 후베르트 교목을 만났고, 기독교 학교의 운영 노하우를 소개해드리기로 하여 방한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조 원장은 “한국의 기독교 학교들과 알렉사 포포비치학교가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나지 않고,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면서 국가와 민족은 다르지만 동일한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품고 양국 학생들이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홍기 선교사는 “아라드를 시작으로 루마니아 학교에 한국어 학과가 생기고, 루마니아 학생들이 한국을 단기로 방문하여 배우면 좋겠다”라며 “한국과 루마니아의 교육 선교 협력을 통해 1989년 공산체제가 붕괴되기 전까지 북한과 교류가 활발했던 루마니아의 다음세대가 북한 선교를 배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에서는 교육 선교사를 루마니아로 보내 한국어를 가르치고, 한국 학생들도 루마니아로 단기선교 방문을 하는 등 교류가 활발히 일어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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