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성경신학자이자 구약 성경 해석의 권위자인 월터 브루그만 교수(컬럼비아신학교 구약학 명예교수, 저자)는 날카로운 지성과 풍부한 문학성을 겸비했다. 그는 말씀으로 현대의 삶을 해석하는 일이 자신의 역할이라고 생각하며 구약의 텍스트와 현대 사이를 오가는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브루그만 교수는 본 도서에서 구약성서의 핵심 주제 105가지를 선별해 사전적으로 간략하게 해설하는 한편, 더 나아가 각 주제의 복잡성, 깊이 그리고 상호연관성을 다 고려해 성서신학적으로 심도 깊은 설명을 제공한다. 저자는 이 책이 설교를 준비하는 목회자에게 요긴한 참고서가 되어 줄 뿐만 아니라, 구약성서를 묵상하고 연구하는 평신도들에게도 구약성서 본문이 담고 있는 사상과 맥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되길 바라고 있다.
저자는 책 속에서 “가장 좋은 접근방법은 ‘가나안’과 ‘가나안 사람’을 야웨 신앙 운동을 극심하게 반대했던 사회적 현실의 전체 체제(total system)에 관한 이념적 용어로 이해하는 것이다. 가나안 사람에 관한 특별한 본문들을 읽을 때, 그들에 관한 임시적이고 일화적인 자료는 아마도 종교적인 것에서부터 경제적이고 정치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삶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미치는 체제 충돌의 관점에서 가장 잘 이해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인간 피조물과 하늘과 땅의 창조주 사이에 관련된 그러한 ‘듣기’에 어떤 종류의 거래들이 관련되었는지 알지 못한다. 아마도 직접적인 경우들이 발생했을 것이다. 확실히 권위를 받은 인간 대리자들이 많은 활동을 중재했다. 어떤 방식으로든 듣기는 언약의 독특하고 특별한 훈련이자 특징이다. 경청한다는 것은 자율성과 자기 충족을 넘어서, 또 다른 명령하는 권위에 자신을 개방하는 것이다[안식일을 보라]. 현대의 ‘주체로의 전환’, 즉 ‘나’에 대한 과도한 몰두는 자기 선언(self-announcement)이 인간 삶의 전제인 반응적 경청을 폭넓게 대체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구약성서는 여러 설명에 관심을 두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설명 불가능한 고통 속으로 하나님 자신을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깊고 위험한 공동의 친밀감에만 관심을 둔다. 모든 합리적 해결책을 거부하는 신정론의 위기에 대한 대인관계의 반응을 보여 주는 주요 증거는 탄원시와 항의의 시에 있다. 그것들은 특징적으로 고통으로 시작하여, 하나님의 참여적 임재(attending presence) 때문에 기쁨으로 끝난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이 까다로운 질문에 대한 성서적 접근은 근본적으로 목회적이고 관계적이지, 논리적 설명으로 끌려가기를 단호하게 거부한다. 그러한 설명 불가능한 고통 가운데서 이스라엘의 입장은 괴로움과 희망을 표현하는 것, 그리고 하나님에게 관심을 두고 움직이게 하려는 항의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특징적으로 그러한 항의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은 보살핌, 생명 유지, 그리고 긍휼을 제공하는 주의 깊은 관심이다. 하나님은 여전히 어떠한 도덕적 계산논법에도 갇히지 않을 것이고, 임재(presence)와 연대(solidarity) 안에서 그러한 계산논법을 무시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브루그만 교수는 미국 유니온신학교에서 신학박사 학위를, 세인트루이스대학교에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든신학교에서 교수와 학장으로 섬겼고, 1986년부터 25년간 컬럼비아신학교에서 구약학을 가르쳤다. 현재 컬럼비아신학교의 구약학 명예 교수이자 미국연합그리스도교회 교단의 목회자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는 <다윗의 진실>, <월터 브루그만의 복음의 공공선>, <안식일은 저항이다>, <텍스트가 설교하게 하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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