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종교개혁 506주년이 되는 해이다. 올해도 해마다 했던 것처럼 교단과 연합기관들이 종교개혁 기념주일을 지키고 기념행사를 할 것이다. 그 이유는 한국교회도 개혁을 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개혁되고 있는가? 한국교회는 무엇을 개혁하겠다는 것인가? 루터는 진리에서 이탈한 천주교회를 성경으로 돌아가게 하려고 천주교의 부패를 비판하는 95개조 반박문을 게시했다. 교황의 사면권, 면죄부 판매, 고해성사, 연옥 등을 비판했다. 그리고 ‘오직 성경’, ‘오직 예수’, ‘오직 은혜’, ‘오직 믿음’,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주장했다. 루터는 무엇을 개혁해야 하는지를 명확히 밝혔다. 오늘 한국교회는 무엇을 개혁하자고 주장하는지 알고 있는가?
해마다 각 교단들, 연합기관들이 종교개혁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그런데 과연 한국교회는 개혁되어 가고 있는가? 한국교회의 개혁의 필요성에 대해서 필자는 신학교에 입학한 198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계속 들어왔다. 처음 들었을 때 가슴이 뜨거웠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오히려 점점 더 타락하고 세속화되어 가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교회 밖의 안티 기독교들에게만 비판 받는 것이 아니라, 교회 내부에서도 비판받고 있다. 그래서 교회에 실망하여 이탈하는 성도들, 교회 밖의 성도(일명 가나안 성도)의 숫자가 늘어나고, 그 결과 신학교가 식어가고 한국교회는 감소하고 있다.
한국교회가 개혁의 필요성을 말하고 해마다 기념행사를 하는데 오히려 더 타락해가는 것은 기이한 현상이다. 한국교회의 문제점을 한 마디로 말하자면 종교개혁자 루터처럼 무엇을 개혁하겠다는 내용을 제시하지 않는 것이다. 루터는 성경을 기준으로 정하고 성경에서 이탈한 천주교회를 바로 잡으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내용도 없이 종교개혁기념행사들을 하고 있다. 개교회에서는 그것마저도 생략된다. 종교개혁 기념주일을 지키는 교회는 얼마나 될까? 최전선에 있는 개교회 목회자들이 깨어나지 않으면 종교개혁행사는 형식적이고 공허한,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로 끝나고 만다. 진정으로 개혁을 원하면 무엇을 개혁할 것인지를 명확히 하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한국교회 무엇을 개혁해야 하는가?
1. 세속 권력과의 결탁 금지
대형교회 목사, 교단장, 연합기관장들 중에는 대통령, 시장, 국회위원, 장관, 검사, 변호사 등 세속 권력자들과의 친분을 맺는 일을 자랑하고 중요시하는 자들이 있다. 그들은 코로나 사태에서 봤듯이 세속 권력자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교회의 모이는 것을 폐하는 어떤 자들이 되었다. 그들은 1개월에 코로나 확진자가 100명도 안 되던 때에 교회 예배당 모임 중단에 앞장서고 성경적 근거도 없는 비대면예배가 이웃사랑이며, 제2의 종교개혁이라고 미화시켰다. 그런데 현재 1일에 5만 명도 넘는 확진자들이 나오는 상황에서는 아무런 사과도 없이 자신이 언제 그랬느냐는 식으로 예배당 모임을 회복하자고 목소리를 높인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그들은 하나님께 예배드리는 거룩한 시간에도 세속 권력자들을 소개시키고 홍보해주며 선거나 정치적 입장을 돕는다. 그리고 그 대가로 사적인 이익 또는 개교회의 이익만을 도모한다. 그렇게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서 세속 권력의 대변인을 자처하고 전체 한국교회를 팔아넘기는 행악자들을 근절해야 한국교회의 세속화를 막고 교회의 거룩성을 지키고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한 개혁을 할 수 있다.
2. 장기 집권 금지
교단장, 연합기관장들의 임기를 연기하는 것과 장기 집권하는 것을 금지시켜야 한다. 물이 고여 있으면 썩는다는 것은 초등학생도 다 아는 사실인데 교단과 연합기관의 총회장들 중에는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고 임기가 끝나면 교단통합, 교단분열, 임원해산, 헌법개정, 헌법무효 등의 변칙적인 방법으로 계속해서 대표의 자리를 유지하는 자들이 있다. 그렇게 변칙을 사용해서 가장 높은 자리를 지키느라 물을 오염시키니, 그 밑에 있는 자들도 따라서 변칙을 사용한다. 그래서 교회 전체가 오염되는 것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은 옛말이다. 현대는 개발의 속도가 너무 빨라서 1년이면 강산이 변한다. 그런데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총회장, 연합기관장들이 있다. 물이 썩었는데 어떻게 개혁을 할 수 있는가?
3. 잦은 헌법 개정 금지
교단헌법이나 연합기관의 정관은 그 단체의 정체성과 철학을 갖고 있어서 방향성과 역사성을 결정하므로 함부로 개정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기득권을 위해서 너무 자주 개정하는 자들이 있다. 1년에 1번씩 개정 또는 폐지하는 단체들도 있다. 그것은 무조건 승리하기 위해 골대를 옮기는 것과 같은 반칙이며,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비겁함이다. 그렇게 공적인 교단을 사유화하는 자들이 한국교회를 타락시키는 것이다. 헌법이나 정관을 쉽게 고치지 못하게 해, 교단이나 연합기관을 사유화하는 것을 막는 것이 개혁의 기본이다.
4. 박수, 거수 선출 금지
대통령 또는 시장 후보가 1명 나왔다고 박수로 통과시키거나 거수로 결정하자고 한다면 사회에서 받아들여질까? 엄청난 비난을 받고 국민저항에 무너질 것이다. 그런 비정상적인 방식이 받아들여진다면 후보출마에 있어서 결탁, 조작 등의 비리와 국민주권을 강탈하는 불법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렇게 비정상적인 선거가 교단과 연합기관들에서 마치 은혜로운 일로 포장되고 있다. 반드시 당선되려고 거수로 선출하거나, 단 1명의 반대자도 용납하지 않으려고 박수로 선출하는 옹졸함과 독재적 발상을 가진 자들을 근절시켜야 한국교회를 개혁할 수 있다.
5. 총회장과 연합기관장에 대한 비판 허용
자신의 잘못을 비판하면 참지 못하는 대표들이 있다. 또 롬 13:1을 근거로 하나님이 세워주신 총회장을 비판하지 말고 순종하라고 역성을 드는 분들도 있다. 독재보다 독재를 옹호하는 것이 더 문제다. 특히 개신교의 역사를 모르는 무지함이 제일 심각한 문제다. 개신교는 천주교와 교황의 잘못을 비판한 루터에 의해서 탄생되었다. 루터의 후예를 자처하는 개신교에서 총회장 비판을 금지하는 것은 또 다른 형태의 교황을 만든 것과 무엇이 다른가? 대통령도 비판하는 세상이고 대통령도 그런 비판을 감수하는 시대인데, 총회장이나 연합기관장을 비판하는 것을 막는 것은 이미 작은 천주교 작은 교황이 된 것이 아닌가? 모든 사람은 죄인이며, 모든 사람은 하나님 앞에서 평등하다. 아브라함, 다윗도 비판 받았다. 교단 또는 연합기관의 대표를 비판하는 것을 불충으로 여기는 목회자들은 그런 무지함으로 다윗을 비판한 나단에 대해 어떻게 설교하는지 궁금하다. 예수님의 수제자 베드로는 새까만 후배 바울에게 책망 받았으나 겸손히 받아들이고 바울을 인정했다(벧후3:15). 그래서 베드로가 위대한 자로 인정받는 것이다. 그리고 사도 바울의 원칙은 ‘주 안에서’였다(엡6:1). 즉 무조건 위에 있는 권세자들에게 순종하라고 한 것이 아니라 주 안에서-주님의 뜻에 합당한 것만 순종하라고 한 것이다. 비판하는 자가 오해한 것이라면 이해시키고, 정당한 비판이라면 비판하는 자를 적대하고 징계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잡아주고 정화시켜주는 동역자로 받아들이고, 함께 협력하여 거룩함으로 나아가야 한다. 비판받을 때 겸손하게 회개하여 하나님께 사랑받은 다윗 같은 교단과 연합기관의 대표들이 많아져야 한국교회가 개혁될 수 있다.
6. 임원 입후보비 철폐
교단이나 연합기관의 임원 자격을 조직교회의 목사, 수천만 원의 입후보비로 규정하기도 하는데 그런 자격을 갖춘 자들은 과연 누구일까? 대형교회 목사들로 한정된다. 즉 이런 자격은 물질만능주의이며 기득권자들만을 위한 것이다. 그런 자격을 만든 명분은 돈 있는 자가 비리를 저지르지 않고 또 입후보비는 교단 발전 또는 미자립교회 지원을 위한 것 등으로 주장한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가난한 목사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들고 부유한 목사들을 미화하는 것이다. 또한 하나님을 믿지 못하는 불신을 드러낸 것이며, 역사에서도 교훈을 얻지 못한 것이다. 그동안의 교단과 연합기관들에서 발생한 부끄러운 사건들의 책임자들은 모두 자격을 갖춘 자들이 아닌가? 이런데도 반성도 회개도 없이 물질만능주의적인 자격을 고집하고 있다. 이런 자격이라면 엘리야, 세례요한 심지어 가난하게 오신 예수님도 자격미달이다. 이것은 분명히 잘못되었고 비성경적인 것이다. 부유한 자들만 임원이 되고 총회장이 되는, 부자 목사들 그들만의 리그를 만드는 비성경적인 임원자격부터 없애야 한국교회를 개혁할 수 있다.
7. 성직 매매 금지
한국교회의 성도 수는 감소하는데 목회자 숫자만 증가하는 기이한 교단들도 있다. 그 이유는 정상적인 절차를 밟지 않거나 너무나 짧은 교육과정을 통해 쉽게 전도사, 강도사, 목사를 임명하고 안수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성직매매와 무엇이 다른가? 목회자의 소양과 성경지식도 갖추지 않았는데 돈만 받고 편법으로 단기간에 목회자를 배출하는 교단들로 인해 한국교회의 평균수준이 낮아지고 비난을 받게 되는 것이다. 이런 비판에 대해서 옛날에는 2-3년만 해도 목사가 됐다고 주장하는 천박한 자들도 있음에 말문이 막히고 가슴이 답답하다. 구태에 갇히고 돈이나 정치척 힘을 탐하는 교단은 연합기관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교단 간의 숫자 경쟁을 중단하고, 좋은 목회자 양성을 위해서 최소한의 규정을 만들어서 지켜야 한국교회의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
8. 평신도 직분매매 금지
사도행전의 초대 예루살렘교회는 남자들만 계산해도 5천명이 넘었지만 집사는 7명에 불과했다. 어떤 분들은 예루살렘교회의 집사는 현대교회의 장로와 같다고 주장한다. 일리 있는 주장이다. 그렇다고 해도 현대교회는 장로가 너무 많다. 또한 장로, 권사, 안수집사 임명할 때 임직 감사헌금도 문제다. 믿음을 갖고 오랫동안 모범적으로 충성했어도 돈이 없어서 임명받지 못하고, 믿음과 신앙연륜 등이 부족해도 헌금을 많이 하거나 정치 권력자에게는 직분을 임명하는 교회들이 있는데 이것이 교회가 세속화되었다는 증거이다. 그래서 오랫동안 충성했지만 돈이 없어서 상처받고 눈물을 흘리거나 떠나가는 성도들이 있다. 돈과 권력을 가진 자가 믿음 있는 자로 인정받고 직분을 받는 것은 성직매매가 아니고 무엇인가? 교회의 모범이 되어서 직분을 주는 것이라면 임직헌금을 강요하지 말고 오히려 상을 줘야 마땅하다. 임직 감사헌금은 형편에 맞게 또한 자신의 의지로 결정하는 것이다. 이런 것을 개혁해야 평신도들이 교회를 신뢰할 수 있다.
9. 교회성장 관련 연구소·기관 폐지
교회성장 관련 연구소나 기관들이 제시하는 모범적은 교회 모델들은 하나같이 성도 수가 많아진 대형교회들이다. 그리고 대형교회의 성장방법을 따라서 하면 부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비성경적이며 대형교회 목회자들만 성공한 자로 우상화하고 작은교회 목회자들은 실패자로 낙인찍는 죄악이다. 성경은 대형교회 목회자가 하나님께 사랑받는 자이거나 성공한 목회자라고 규정하지 않았다. 하늘에서 불이 내려오게 한 위대한 선지자 엘리야는 대형교회를 목회한 적이 없다. 사도 바울도 수많은 선교지역을 돌아다니면서 개척했지만 대형교회와 같이 많은 성도를 목회한 적이 없다. 바울이 자비량선교를 해야 할 정도로 바울이 개척한 교회는 대부분 미자립 교회였다. 반면에 구약의 아모스 선지자를 핍박한 아마샤 제사장은 현대식으로 하면 대형교회 목사이고, 미가야 선지자를 핍박한 시드기야 선지자도 400명의 부교역자를 거느린 대형교회 목사에 해당한다. 또한 예수님과 사도들을 핍박한 대제사장들 역시 대형교회 목사들에 해당된다.
따라서 현대의 교회성장 관련 연구소나 기관이 대형교회 목사들을 성장의 모델로 제시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그 방법이 성장을 보장하지도 않는다는 것은 수십 년 동안의 사례에서 이미 밝혀졌다. 목회자들은 교회성장 관련 연구소나 기관들의 인본주의적이고 획일적인 방법을 거부하고 자신이 받은 은사대로 목회해야 한다. 교회가 성장하고 안 하고는 하나님의 손에 있다. 순수하게 최선을 다한 결과라면 작은교회가 됐어도 성공한 것이고, 순수함과 충성을 잃었다면 대형교회가 됐어도 실패한 것이다. 하나님은 2달란트 받은 자나 5달란트 받은 자나 똑같이 칭찬하셨다. 대형교회이건 작은교회이건 상관없이 목회자들은 하나님께 칭찬받는 목회를 목표로 해야 한다.
종교개혁은 대도시의 대형교회 목사인 교황이 시작한 것이 아니라, 시골의 작은 동네에서 자신이 받은 은사대로 하나님께 순수한 마음으로 충성한 작은 교회의 루터라는 성직자에게서 시작되었음을 잊지 말자. 작은교회 목회자들은 대형교회를 모델로 삼지 말고, 성경에서 하나님이 쓰신 종들, 숫자나 돈 그리고 권력에 집착하지 않고 자신이 받은 사명을 자신이 받은 은사로 충성한 종들을 모델로 삼아야 한다. 작은 교회 목사들부터 자신에게 맡겨주신 사역지에서 순수한 목회와 순수한 종교개혁에 앞장서야 한국교회가 개혁되어지고 다시 세계를 놀라게 하는 거룩한 부흥을 이룰 수 있다.
올해는 한국교회가 종교개혁 기념주일예배와 기념행사에서 한국교회의 밝은 미래와 부흥을 전망할 수 있는 가시적인 개혁의 조치들이 교회마다, 교단마다, 연합기관마다 이뤄지길 소망하며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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