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목회자인 A씨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으로 설교하면서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교리 설교의 특성상 교리를 설명하는 시간이 많고, 그러다보니 설교가 딱딱해지고 교인들의 마음에까지 메시지가 전달되는지 의문이다. 짧은 설교 시간에 교리 설명만 하다 끝낼 수는 없기에 묵상은 교인들에게 숙제로 내주고 설교를 마무리하기 일쑤였다. A씨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따뜻하게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가 늘 고민이다.
2. 평신도인 B씨는 교회에서 설교를 듣다보니 여러 가지 질문들이 생겼다. B씨는 고민 끝에 기독교의 주요 교리들을 먼저 알아야겠다고 생각해 목회자에게 추천받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 B씨는 관련 해설서를 공부하며 많은 궁금증이 해결되기도 했지만 문답의 분량이 너무 많고 내용이 어렵다고 느껴졌다.
'인간의 유일한 위로'로 시작되는 하이델베르크의 요리문답을 공부하다 보면 '위로받지 못하고' 끝날 때가 많다. 묵상 가운데 은혜와 기쁨을 누리기도 하지만 하이델베르크라는 거대한 숲에서 길을 잃어버릴 때도 많기 때문이다. 또 교리는 현대인의 삶과 거리가 멀다는 생각 때문에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이태복 목사는 '교리'라는 숲의 친절한 안내자를 자처하며 책 <365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 매일 묵상(세움북스)>를 출간했다. 책은 저자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으로 2014년부터 묵상한 글을 옮겼다.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Heidelberger Katechismus)은 1563년 팔츠의 선제후 프리드리히 3세가 통치하고 있던 하이델베르크에서 자카리아스 우르시누스에 의해 작성되었던 신앙고백 문서로, 총 129개의 문답으로 구성돼 있다. 1563년에 교회 교육을 위해 이 고백서가 사용될 수 있도록 129개의 문답을 총 52주로 나눴다. 특히 가장 영향력 있는 개혁주의 신앙고백 문서로 알려져 있으며, 벨직 신앙고백서(1561)·도르트 신조(1619)와 더불어 3대 표준문서로 불린다.
저자는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기초로 짧지만 핵심을 관통하는 묵상 글을 써서 교리 해설집이나 교리 설교의 보조 자료로 사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해 본 책을 냈다"며 "짧은 묵상의 글은 교리를 깊이 설명하지는 못하는 단점이 있으나 핵심은 얼마든지 전달할 수 있고, 자연스럽게 교리를 스스로 묵상하는 자리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장점이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이 책에는 교리를 접하면서 느끼는 감정들과 궁금증들이 솔직 담백하게 담겨 있다"며 "철저히 성경 중심의 해설을 통해 묵상을 가이드하며, 묵상 끝에는 짤막한 기도나 고백 혹은 찬송으로 묵상을 마무리하게 하여 달콤한 경건의 유익을 느끼게 해줌으로써, 자연스럽게 독자를 생각하는 신앙과 변화하는 삶으로 인도한다"고 했다.
저자는 제1문 사나 죽으나 당신의 유일한 위로는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의 답에서 "예수를 믿는 나는 예수 그리스도의 소유이고, 그분의 완전한 사랑과 돌봄과 보호 아래 살고 있다. 그러므로 내가 스스로 내 존재감을 확인하거나 나를 강하게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이것이 나의 참된 위로다. 사나 죽으나 주님의 것이라서 행복하다"는 묵상을 나눈다. 그의 묵상을 따라가다 보면 독자들이 느끼는 감정, 슬픔, 궁금증이 솔직 담백하게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어느덧 교리적 체계와 더불어 교리 속에 녹아 있는 하나님의 성품을 만나게 될 것이다.
책은 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의 구성을 그대로 따랐다. 총 129개의 문답을 52주로 구분해 한주간 묵상할 내용을 담았다는 뜻이다. 다만 한 주간 공부할 내용을 주일부터 토요일까지 나눠 묵상할 수 있도록 분량과 내용을 적절하게 구성했다. 책은 1년 365일동안 기독교 핵심 교리를 날마다 묵상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며 가정예배를 드릴 때, 혹은 소그룹 모임 때도 사용하면 더욱 풍성한 모임을 누릴 수 있다.
저자는 "책에 실린 글은 일종의 마중물이다. 묵상글의 분량은 적지만 우리 마음에 마중물로 붓고 진리의 영이신 성령 하나님의 인도와 도움을 의지하며 묵상하면 기독교 핵심 교리가 마음에 끊임없이 흐르게 될 것"이라며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고 순종하기 위해 집요하게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고 하나님께 매달렸던 시편 기자처럼, 묵상 글을 충분히 묵상한 후 충분하게 기도하면 더 많은 은혜를 받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