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교연은 이 성명에서 “윤석열 정부가 닻을 올린 지 어느덧 7개월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많은 변화와 성과가 있었으나 앞으로 이루어야 할 과제는 더 많이 산적해 있다”며 “그 중 지난 정부에서 벌어진 ‘비정상’을 ‘정상화’로 돌려놓는 일은 어떠한 난관이 있더라도 반드시 이뤄내야 할 것이다. 그것이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길”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윤 정부가 지난 7개월간 이룬 성과 중 특히 대통령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것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자 한다”며 “용산시대 개막은 초기에 부정적인 여론과 우려가 많았으나 탈권위주의와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미래를 위해 내린 대통령의 위대한 용단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또 “윤 대통령은 그동안 용산 대통령실에 교계 인사들을 초청해 몇 차례 오찬간담회를 가졌다. 이는 단순한 식사자리가 아닌 민생 해법과 국정 운영의 방향에 대해 고견을 듣고자 하는 뜻인 것으로 알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했다.
이들은 “윤 대통령은 얼마 전 김모 목사를 비롯한 몇몇 교계 인사들과 용산 대통령실에서 오찬 회동을 가진 바 있다”며 “그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다음엔 관저로 모시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2주 후 한남동 관저로 이들을 초청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됐다”고 했다.
한교연은 “대통령이 종교계 인사를 만나는 것은 국민의 다양한 생각과 목소리를 경청하기 위함”이라며 “윤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대통령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긴 것도 좀 더 가까이에서 국민과 소통하기 위한 특별한 뜻이 담겨 있다”고 했다.
이들은 “그런데 대통령이 종교계 특히 기독교계 인사들과 만나는 자리가 특정 인사가 대통령과 정례적으로 접촉하는 수단이 되고, 이것이 어느덧 특정 인사들의 전유물인양 변질된다면 이는 대통령의 국정 수행을 돕는 당초의 목적에서 벗어나 향후 윤 대통령에게 큰 부담이 될 뿐 아니라 교계에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될 소지가 있음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한국교회에는 13만 명이 넘는 목회자가 있고 해마다 1만여 명의 새로운 목회자가 배출되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대통령이 이 많은 목회자들을 다 만나 의견을 청취하기란 불가능하다”며 “따라서 대통령과 만나는 소수의 인사들은 특권의식이 아닌 먼저 책임감과 겸손함으로 무장해야 할 줄로 안다”고 했다.
한교연은 “언젠가부터 대통령과 회동하는 자리에 초대된 인사들에 대해 ‘원로’라는 칭호가 붙었다. ‘원로’란 나이나 경험, 또는 특별한 권위와 지위로 신앙공동체를 이끌어온 교계에서 존경받는 어른을 뜻한다”며 “그런데 지금 이런 신앙적 덕망으로 한국교회를 이끌어오고 있는 지도자와 어른이 과연 누구인가. 고 한경직 목사님 이후 만약 스스로를 원로, 또는 어른인체 하는 이가 있다면 무엇보다 자신과 하나님 앞에 부끄러워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분명한 것은 한국교회가 특정 인사를 한국교회의 원로 또는 대표자로 세운 바가 없을 뿐 아니라 누가 과연 교계의 원로 또는 대표자가 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따라서 각별히 은인자중해야 할 줄 안다”고 했다.
이들은 “우리는 대통령과 회동하는 교계 인사들의 자격과 기준에 대해 시시비비하고픈 생각이 추호도 없다”며 “그러나 윤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숱한 역경과 가시밭길을 헤치고 오늘에 이르기까지 과연 어떤 보탬이 되었으며, 또 어떤 희생을 치렀는지 스스로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에 물어보기 바란다”고 했다.
한교연은 “진정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면 먼저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요구하며 국정의 발목을 잡을 게 아니라 뒤에서 묵묵히 기도로 돕는 게 우선이다. 그것이 교계 원로, 어른이 해야 할 덕목임을 명심하기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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