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선교연구원 백광훈 원장이 최근 문화선교연구원 홈페이지에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백 원장은 “2022년 10월 29일, 313명의 희생자를 낸 이태원 참사로 인해 전 국민이 비통해하고 있다. 사고 직후 SNS나, 유튜브 등으로 알려진 현장의 모습은 이것이 과연 21세기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일인지 두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단지 할로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갔던 도심의 한 공간에서 백 명이 넘는 젊은이들이 압사로 생을 마감할 수 있단 말인가! 온 나라가 이 비극에 맞추어 국가 애도의 시간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도 믿기지 않는 사회적 재난으로 기록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어떤 이들은 그 혼잡한 곳에 간 것을 탓하며 희생자들에게 참사의 원인을 돌리는 이들이 있지만, 그런 태도야말로 망자를 모욕하는 온당치 못한 자세”라며 “이번 사건을 촉발시켰다고 생각하는 특정한 사람이나 집단을 찾아 처벌하려는 방식도 본질적인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더불어 재난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더더욱 용납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참사 원인을 조사하고 경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기에 예단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이 사고는 지역이 감당하지 못할 대규모 인원이 몰릴 것을 예상하여 주의 의무를 제대로 기울이지 못했던 인재(人災)에 가까워 보인다”며 “시민들을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사고 몇 시간 전 압사 사고를 직감하고 위협을 느낀 시민들의 수많은 신고를 가볍게 여기고 즉각 대응하지 않았던 경찰과 정부, 지자체였다”고 했다.
이어 “이번, 이태원 참사를 통해 대한민국의 민낯을 본다. 수많은 ‘K’를 외치며 우리 문화에 들떠 있었고 자랑스러워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기본적인 안전조차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위험사회’였음을 보게 된다”며 “세월호 사건을 겪으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여전히 돈 버는 데에만 급급할 뿐, 안전과 생명에 대한 관심은 뒷전이고, 그런 일에 재정을 쓰는 일은 낭비라고 생각하던 우리 사회의 문화는 아니었는지, 참회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혹여나 교회의 강단에서 이번 ‘이태원 참사’에 대해 ‘하나님의 심판’이라는 식의 비정하고도 비신학적인 해석들이 나오는 것을 엄히 경계해야 하겠다”며 “재난의 시기에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일은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것’(롬 12:15)이라고 한다. 전 공동체적인 슬픔 가운데 있는 이웃들에게 하나님의 위로를 건네는 일이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우리 사회를 치유하는 일에 마음을 모아야 하겠다. 무엇보다 우리 사회가 보다 안전한 사회가 될 수 있도록, 한 생명을 천하보다 소중히 여기는 안전한 생명 공동체가 될 수 있도록 힘을 더하는 것이어야 할 것”이라며 “이태원 참사로 인해 희생당하신 분들과 유가족분들께 삼가 하나님의 위로를 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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