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연중 기획 인터뷰 ‘힘내라! 한국교회 시즌2’를 진행한다. 열한 번째 주인공은 서울시 서초구 방배2동 소재 제자들교회를 담임하는 오송자 목사(73)다. 오 목사는 공립중학교 국어교사, 가정주부로 생활하다 성경 교육에 대한 갈증을 해갈하고자 신학교에 입학해 목회자의 길로 인생을 선회했다고 한다.
오 목사는 “깨어있음은 바로 예수님을 내 삶의 주인으로 모시고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다. 예수님은 오직 당신만을 사랑하는 정결한 삶을 우리에게 원하신다. 여기에는 말씀, 기도, 예배, 순종, 회개 등 모두가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그녀와의 일문일답.
-목회자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있다면?
“처음부터 소명을 받은 것은 아니다. 97년도 당시 제 나이 47살, 아들은 고3이었고 남편은 해외로 근무지가 발령 났던 상황이었다. 남편의 근무지가 해외로 발령받으면서 수입이 많아졌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를 위한 계획으로 생각이 됐다. 당시 저는 교회학교 교사였다. 사람들에게 올바른 말씀을 전하고자 성경공부에 대한 갈증이 컸다. 그래서 백석신학대학원에 입학했다. 이후 목사 안수는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KAICAM)를 통해 받았다. 이후 2006년도 하나님께서 제자들교회를 개척하도록 강권적으로 역사하셨다.”
-개척 과정은 어떠했는지 궁금하다.
“사실 목사안수를 받고 개척 생각은 없었다. 평신도로 홍정길 목사님이 시무하셨던 남서울은혜교회에 다니고 있었다. 이후 남서울은혜교회에서 분립한 교회에서 내게 유년부 전도사를 맡아달라고 부탁했다. 나는 거절했다. 하지만 그 교회 목사님은 6~7개월 동안 공석을 두고 내가 맡아주길 기다려주셨다. 그래서 유년부 전도사를 맡게 됐다. 그럼에도 개척은 전혀 생각이 없었다.
이후 전도사를 사임하고 당시 서울 소재 한 대형교회로 옮겨 출석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 일주일 동안 부목사 세 분이 다양한 경로로 내게 교회 개척을 차례로 권유하기 시작했다. 당시 저는 교회 내 사모 모임에서 설교를 맡고 있었다. 거기서 한 집사님이 개척헌금을 내게 주기도 했다. 그 집사님은 기도 중, 성령의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결국 이러한 여러 가지 사인(Sign)들을 통해 하나님이 나를 개척목회로 인도하심을 알게 됐다.”
-하나님의 사인(Sign)은 어떤 방식을 통해서 알 수 있는가?
“저는 전남대 68학번으로 한국대학생선교회(CCC) 출신이다. CCC 창립자이신 김준곤 목사님이 살아계셨을 때다. 60~70년대 당시 대학 캠퍼스는 전도가 무척이나 활발했다. 캠퍼스 여기저기서 각종 선교단체들이 기타를 치고 찬양하던 모습이 떠오른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자연스레 대학생 때부터 매일 큐티(QT)하는 습관을 들였다. 그렇게 성경말씀이 내면에 계속 쌓이다 보니, 기도나 묵상 중 떠오르는 성경구절, 성령의 음성, 기도 중 깨달음 등을 통해 주로 하나님의 사인(Sign)을 캐치한다.”
-성령의 음성을 분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성령의 음성은 성경의 맥락에 맞으면 하나님이 주신 것이다. 마음에 음성이 들려도 성경의 맥락에 맞지 않는다면 성령의 음성이 결코 아니다. 대학 졸업 후, 중학교 교사·주부 등을 거치면서도 꾸준히 CCC 중년 여성 모임에서 순장을 맡았다. 그리고 계속 여성들에게 말씀을 가르치기 위해 성경을 묵상하고 읽었다. 이것이 개척목회의 자양분이 됐다.”
-인터뷰 직전 주일날, 목사님이 하셨던 설교의 개략적 내용은 무엇이었는가?
“설교 제목은 ‘위의 것을 찾으라’(골로새서 3:1-10)이다. 골로새교회는 바울이 직접 개척하고 지도한 교회는 아니다. 그래서 신자들은 초신자나 다름이 없었다. 그들에게 바울은 ‘위의 것’을 찾으라고 당부하고 있다. 성령님은 왜 바울을 통해 위의 것을 찾으라고 말씀하시는가. 우리는 예수를 믿은 이후에도 본성적으로 죄와 세상에 치우치기 쉽다. 애써 위의 것을 찾고 탐구하지 않으면 자연스레 죄에 치우친다.
만일 예수님께서 공생애 기간 동안 좋은 일만 하시다 십자가에서 죽으셨다면 당대 하나의 이벤트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은 부활을 통해 사탄을 무장해제 하셨다. 그리고 요한복음 14장 1절 말씀대로 천국에서 부활하면 아버지 집에 우리들의 처소를 마련하시고 다시 돌아오신다고 하셨다. 그리고 성자 예수님은 지금도 하나님 우편에 앉으셔서 우리를 위해 중보하고 계신다. 그러니 우리는 위의 것을 찾지 않을 수 없다.
또 위 본문은 땅의 지체를 죽이라고 한다. 육체적 본성을 절제하라는 것이다. 예수를 믿은 이후에도 죄를 짓고 육체적 본성을 추구할 수 있다. 그럴 때 성령께서 우리에게 불편한 감정을 주신다. 그래서 우리는 하나님께 나아와 회개한다. 이를 통해 땅의 지체를 죽일 수 있다고 본문은 말한다. 그 다음엔 ‘새 사람을 입는 것’이다. 새 사람을 입는 것은 적극적 순종이다. 순종하면서 얻는 체험만이 바로 내 신앙이다. 신학공부도 순종을 위한 밑바탕이다. 순종을 통해 얻는 체험이 쌓이면 나의 옛 사람은 벗겨지고 새 사람을 입을 수 있다.”
-내 삶에서 순종해야 할 말씀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말씀을 통독하면서 내 생각과 다른 점, 미처 깨닫지 못한 점 등이 깨달아질 때 마음에 기쁨이 생긴다. 그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다. 제 경험을 얘기하겠다. 어느 날 밤중에 성경을 읽고 있었다. 그런데 성령 하나님께서 대화처럼 세미하고 조용한 음성으로 내 마음 속에서 말씀하셨다. 그러더니 성령님이 내 눈치를 보시면서 ‘교회 신자 한 사람에게 헌금하면 어떻겠느냐’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내 인격을 존중하시는 성령님의 온유와 겸손을 느꼈다.
이후 알고 보니 그 신자 분이 이사를 가셔야 했다. 보증금이 없어 수차례 물질을 두고 기도하셨다. 그래서 성령님이 내게 부탁하신 것이다. 이처럼 성령 하나님의 음성이 ①말씀을 읽는 도중에 들리고 ②성경의 전체적 맥락과 일치한다면 내게 주시는 말씀이 맞다고 볼 수 있다. 타인을 물질로 돕는 것도 성경의 전체적 맥락과 일치한다. 그런 점에서 성령님의 음성으로 여겨 순종했다.”
-죄를 극복하고 거룩한 신부로 단장되기 위해 목사님께서 주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성령께선 분명히 내 죄를 지적하신다. 그 죄에 대해 인간은 변명하고 싶어진다. 그리고 남 탓을 하고 싶다. 그러나 회개의 첫째 단계는 ‘동의’다. 만일 성령께서 나의 교만을 지적하셨다면, 그것이 ‘왜 교만인지’를 항변하고 싶어도, 성령님의 지적에 따라 ‘제가 교만했습니다’라고 인정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죄를 하나님께 자백한다. 그 때 이 죄를 이미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짊어지시고 못이 박히어 죽으심으로써 내가 받은 저주를 해결하셨다는 생각이 떠오른다. 감사가 터져 나온다. 어제나 오늘, 내가 알고도 짓거나 모르고도 지은 모든 죄악을 예수님이 십자가에서 해결하셨다고 믿을 때 감사가 나온다. 그래서 이 감사는 내가 죄에서 돌이키는 힘을 준다. 회개의 가장 중요한 지점은 죄를 끊어내는 것이다. 첫째, 죄의 지적에 대한 전적인 동의, 둘째, 나의 죄를 해결하신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에 감사, 세 번째 죄를 끊어낼 때 비로소 온전한 회개가 완성된다.”
-일상에서의 영성은 어떠해야 하는가?
“구약 레위기에서 다섯 개 제사가 등장한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소제다. 이는 곡물의 제사다. 곡물이 갈릴 때 까지 수없이 빻는다. 이처럼 우리 존재가 하나님께 제대로 바쳐지는 소제가 되기 위해, 환경, 인간관계, 일상 등을 통해 수없이 갈려지는 것이다. 그럴 때 내 존재는 하나님이 기뻐하실 고운 가루가 된다. 이러한 소제는 일상의 삶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제사다. 이를 통해 일상 영성이 자라난다.”
-이 때의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하는가?
“일상에서 부딪친 문제를 두고 나의 뜻을 위해 기도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님이 내게 다른 방향을 원하실 수 있다.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 하나님 뜻대로 순종할 수 있도록 도와 주세요’라고 기도해야 한다. 길게 기도하면 좋다. 하지만 일상에서 짧은 기도라도 계속해서 주님과 연결되는 기도를 드리는 것도 중요하다. 하나님은 마음의 중심을 보신다.
이렇게 일상 영성은 성화로 이어진다. 성화는 말씀과 기도, 예배 등 하나님의 은혜를 계속 공급받으면서 예수님의 장성한 분량으로 자라가는 것이 목표다. 신앙을 오랫동안 했어도 성화를 외면한다면, 그 사람은 고린도전서에서 말하는 육신적 그리스도인이다. 그 사람들은 혼과 육이 비대하게 발달한다. 그래서 불신자들이 분노할 때 똑같이 믿는 사람도 분노한다. 육신적 그리스도인의 삶이 불신자와 다를 바 없는 이유다. 우리가 작은 예수가 될 때 전도가 잘 된다. 교회는 무엇보다 성화에 힘써야 한다.”
-마태복음 7장 21절에 ‘나더러 주여, 주여 하는 자마다 천국에 다 들어갈 것이 아니요 다만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 들어가리라’고 나온다. 구체적인 의미는 무엇이라고 보나?
“예수님을 믿는다는 것은 예수님을 내 인생의 주인으로 모시는 삶이다. 예수님을 내 삶의 주인으로 모시지 않는다면 아무리 은사를 받고 귀신을 내쫓으며, 여러 좋은 일을 한다 해도 주님은 ‘너를 모른다’며 완고히 거절하실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구절은 행위구원론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아니다. 아버지의 뜻 때로 행하는 삶은 단지 착한 일을 행하는 데 있지 않다. 행함은 그저 부차적인 결과다. 먼저 내 삶의 주인이 진짜 예수님인지를 물어야 한다. 예수님을 내 삶의 주인으로 모신다면 올바른 행위는 뒤따라오게 돼 있다. 주님의 뜻대로 살고자 몸부림치는 마음이 있다면 설령 잘못을 하고 실수를 하여 넘어진다 해도, 끈질긴 기도를 통해 종국엔 성령께서 올바른 행함으로 나를 인도하실 것이다.”
-에베소서 2장 8~9절에 따라 예수 보혈로 구원은 받지만, 천국은 성안과 밖으로 나뉘어져 회개, 순종, 헌신 등을 게을리 했던 신자들은 성 밖으로, 반대로 회개, 순종, 헌신 등에 성실했던 신자들은 예루살렘 성 안으로 들어간다는 주장이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예수를 제대로 믿고 영접했다면 분명 지옥백성은 아니다. 이 세상은 천국의 모형인 경우가 많다. 세상도 중심·외곽도시로 나뉘어져 있는 것처럼, 하나님의 보좌에 얼마나 근접했느냐에 따라 천국도 중심과 외곽으로 나뉠 것 같다. 물론 정확한 묘사는 그날에 가봐야 알 수 있다. 사도 바울처럼 매 순간 예수님을 바라본 사람과 죽기 직전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과의 차이는 분명히 있다. 이에 따라 상급도 나뉘어져 결국 천국에서의 삶도 달라질 것이다. 그래서 사도 바울이 하늘 상급 바라보며 신앙의 경주를 이어갈 것을 강조했다.
그럼 하늘나라의 상급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바로 하나님과의 친밀한 동행이다. 주님과의 친밀한 교제다. 이것이 하나님이 이 세상에서 우리에게 주신 상급이다. 그리고 주님과의 친밀한 동행은 하늘나라에서 받을 상급을 결정짓는다. 주님과의 풍성한 교제는 하나님의 마음과 뜻을 알고 친밀한 사랑의 대화를 나누며, 당신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다. 순종에는 엄청난 기쁨이 있다.”
-예수님은 재림 시 자신을 맞이하도록 신자들에게 기도하고 깨어있으라고 하셨다. 여기서 깨어있으라는 의미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지금 이 시대는 주님이 바로 재림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마지막 시기에 가장 근접한 시기라고 본다. 깨어있음은 바로 예수님을 내 삶의 주인으로 모시고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이다. 예수님은 오직 당신만을 사랑하는 정결한 삶을 우리에게 원하신다. 여기에는 말씀, 기도, 예배, 순종, 회개 등 모두를 포함한다. 물론 마지막 때만 강조하는 설교는 문제다. 그러나 설교가 마지막 때의 자각을 외면한 채 신자들을 깨우지 못하고 잠들게 만든다면 더욱 큰 문제다. 마지막 때를 강조하는 이유는 오직 깨어있기 위함이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