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성경 박물관(Museum of the Bible)이 최초의 전시품 중 하나인 고대 석각 비문과 함께 사마리아 민족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전시회를 개관했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전시회 “사마리인: 성경에 나온 사람들”은 이달 15일(현지 시간)부터 2023년 1월 1일까지 진행된다.
뉴욕의 전통 유대교 종합대학교인 예시바 대학교(Yeshiva University) 이스라엘 연구센터 학장인 스티븐 파인과 유태인 역사 학장인 핑크호스 처진이 감수를 맡았다. 또 전시회에 상영된 다큐멘터리는 예루살렘에 본부를 둔 영화 제작자 모세즈 알라피가 감독했다.
전시회는 사마리아인이 성경과 랍비 문헌에 언급된 민족 집단일 뿐만 아니라, 오늘날 전 세계에서 850여 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공동체로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초점을 뒀다.
비문은 요르단강 서안지구 나블루스 주의 팔레스타인 마을인 케파르 칼릴(Kefar Kalil)에서 발견된 것으로, 중세 사마리아 회당에서 가져왔다. 이 비문은 박물관이 아이작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 관저와 이스라엘 고대 유물국(IAA)의 허락을 받아 전시를 위해 대여했다.
박물관에 따르면, 사마리아인의 히브리 비문은 사마리아 역사학자이자, 이스라엘의 제2대 대통령인 이츠하크 벤-즈비(1884-1963)에 의해 최초로 공개됐다.
이 비문은 이스라엘에서 빌려온 6개의 유물 증 하나다. 박물관 문헌에 따르면, 사마리아인들은 한때 큰 박해를 견뎌내며 100만 명에 달하는 공동체를 이루기도 했다.
전시회 협력 개발자인 크리스티 월오버는 CP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시회는 성경에서 유래한 수백 년 된 공동체와 성경에 등장한 사마리아인에 대한 탐구”라며 “그들의 문화와 전통, 여러 종교 집단 간의 다양한 만남을 이해하는 데 있다”고 했다.
월오버는 “방문객들이 오늘날 사마리아인들 사이에 여전히 남아 있는 전통을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사마리아인에 대한 성경적 묘사를 둘러싼 역사에 대해 더 잘 이해하고 떠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회는 방문객들이 각기 다른 서사로 구성된 다양한 구역을 스스로 탐험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으며, 사마리아인의 역사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보여준다. 또한 바닥 정중앙에는 거대한 모자이크와 7일간 진행되는 유대인 명절 ‘숙콧(Sukkot)’ 기간에 사용되는 임시 초막인 ‘수카(Sukka)’를 설치해 현실감을 더했다.
박물관 큐레이터인 제시 아벨만은 CP에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는 세계의 많은 사람들에 의해 매우 복잡하고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이지만, 모든 사람들은 수 세기, 수천 년에 걸쳐 성경과 그들의 삶을 통해 연결되어 있다”고 했다.
그는 “전시회가 말한 한 가지는 사마리아인들이 때때로 우리(기독교인)을 위한 거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유대인들은 토라와 그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실천하는 방식이 매우 다른 이스라엘 민족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기독교인들도 헤치고 나아가야 할 현대성(modernity)에 직면하여, 성경과 세계와의 연결 고리를 유지하려고 애쓰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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