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학교법인 배재학당·정동제일교회가 1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소재 정동제일교회(담임 천영태 목사)에서 아펜젤러 순교 120주기 추모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는 오일영 목사(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총무)의 사회로, 김동수 장로(정동제일교회 역사편찬위원장)의 기도, 서명석 권사(배재학당 이사)의 성경봉독, 아펜젤러 합창단(배재동문합창단)의 특별찬양, 이철 감독회장(기독교대한감리회)의 설교, 김원경 목사(배재동문목회자회 회장)의 연혁소개, 조보현 이사장(학교법인 배재학당)의 추모사, 추모헌화, 광고, 천영태 목사의 축도 순서로 진행됐다.
‘마지막 소원’(빌 2:17~18)이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한 이철 감독은 “선교사 서거 120주년을 맞았다. 벌써 120년 전의 일이지만 아직도 우리는 아펜젤러 선교사님을 잊을 수 없다. 그 분의 삶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펜젤러 선교사는 이 조선 땅을 찾아오실 때 좋은 것을 가지고 오신 것이 아니라 생명을 가지고 오셨다”며 “빌립보서 2장 16절에 보면 사도 바울은 생명의 말씀을 가리켜 나의 달음질이 헛되지 아니하고 그가 복음을 전하는 일은 우리가 번역하기로 기쁜 소식이라고 말하지만, 본질적인 번역은 생명의 소식”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펜젤러 선교사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좋은 것이기 때문에 가지고 오신 게 아니라 유일한 생명이기 때문에 가지고 오셨다. 그리고 그 생명의 복음을 전하시기 위해 이 땅을 찾아오셨고, 그 생명의 말씀을 밝히기 위해 살아오셨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유일한 것이며,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야 구원을 받는 이 복음은 생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펜젤러 선교사가 들고 오신 것은 먼저, 미국의 문화나 더 발전된 세계를 가지고 오신 것이 아니라 생명의 복음을 가지고 오신 것”이라며 “감리교회가 존재하고 이 땅에 교회가 존재하며 전해야 할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전하여 그리스도를 통해 구원받는 것이고, 구원받은 자의 삶이 바뀌는 것이다. 그러므로 아펜젤러 선교사가 이 조선 땅에 들고 오신 것은 생명이신 예수 그리스도이며, 그가 살아간 과정은 생명의 말씀을 밝히기 위해 살아간 과정이다. 그 과정 속에서 문화·의료·교육으로 바뀐 것 뿐이지 본질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러 오셨다는 것이며, 한국교회는 이 복음을 전하는 것이 우리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핵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는 본문 17절 말씀처럼 (아펜젤러 선교사는) 믿음의 제물, 믿음으로 참되게 살아가도록 하는 일에 또 믿음의 사람으로서 섬김의 삶을 살아가도록 성숙해 가는 과정에 내가 나를 마지막에 포도주를 붓듯이 내 인생과 삶과 개인의 모든 것을 거기에 쏟아 부어서 조선의 믿음의 형제들이 참된 믿음의 사람들이 되고, 섬김의 사람들이 될 수 있도록 하는데, 발을 희생 제물로 바쳐도 기쁘고, 또한 기도했다고 고백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도 바울은 복음을 전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었지만, 복음을 받은 성도들이 참 믿음으로 사는 일과 섬김의 삶을 살아가는 일에 자기 인생의 전체를 드리는 것이 기쁘다고 말했다”며 “아펜젤러 선교사 역시 조선 땅에 복음을 전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믿음의 사람들이 참 믿음의 삶과 섬김의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데 자신의 인생을 드린 것이다. 그리고 그 인생을 기쁘게 생각하고 살아오신 삶이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삶의 방향도 마찬가지로 참 믿음의 삶과 또 다른 믿음의 형제들이 참된 믿음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나를 드리는 일이며, 섬김의 삶을 살고, 믿음의 형제들도 섬기도록 성숙하는데, 자신을 드리는 일에 헌신해야 하는 것이 우리의 삶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특별히 “감리교회는 교리로 시작한 교회가 아니라 성령의 임재를 체험하고, 인생, 삶이 바뀌어서 믿음으로만 끝나지 않고, 믿음이 삶이 되어, 세상에 참된 하나님의 나라를 이어가는 데까지 우리를 드리도록 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고, 그것이 감리교 신앙의 목적이 되었다”며 “감리교인은 교리적 문제 또는 사소한 문제에 대해 관대했으며, 중요한 핵심인 진리에 관해서는 절대 타협하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의 중심이 삶의 중심이었고, 폭넓은 가슴으로 서로 나누고, 형제를 사랑하는 것이 우리의 중심이었기에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단의 문제에 대해서까지 관대했던 건 아니”라고 했다.
이 감독회장은 “아펜젤러 선교사를 생각할 때 너무도 짧은 기간을 계셨기에 그의 일생이 아쉽게 느껴진다. 그러나 그의 짧은 기간에 이룬 일들은 우리가 결코 잊을 수 없는 위대한 길이었다”며 “그는 사력을 다해 사람을 구했고, 마지막 힘이 소진될 때까지 힘을 다했던 것이 아펜젤러 선교사의 삶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의 짧은 인생을 아쉬워하는 우리에게 그는 무엇을 남겼을까. 그 아쉬움을 우리의 몸으로 채우도록 하나님께서 감리교회에 주신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의 남은 일을 후대에 있는 우리가 해야 되는 것이다. 오늘날 정동제일교회는 최초의 감리교회이며, 배재는 최초의 학교로서 모든 교회와 학교의 시작점이 된다”고 했다.
아울러 “감리교회는 이 사실을 기억하여 생명의 말씀을 밝히는 일에 우리 자신을 드리고, 믿음의 제물과 섬김의 사람들이 되도록 하는 일에 우리 자신을 희생하고, 아펜젤러 선교사의 뒤를 이어 이렇게 살아가도록 우리의 삶을 헌신하는 일이 아펜젤러 선교사 120주년을 기념하여 우리가 가져야 될 중심”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서 추모사를 전한 조보현 이사장은 “137년 전 어둠 속을 헤매며 나아갈 길을 잃어버린 백성과 그 백성을 향해 빛의 사자로 오신 아펜젤러 선교사는 남을 섬기라 명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뜻을 따라 17년 간의 사역을 순교하실 때까지 기쁨으로 헌신하셨다”며 “당시 조선의 근대화와 자유 독립을 위해 불철주야 활동하신 아펜젤러 선교사의 생명을 사랑하는 선교의 삶이 얼마나 큰 위로를 주는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이어 “아펜젤러 선교사는 단순히 근대 교육과 서양 문물의 소개에 만족한 것이 아니라 그의 마음 속에는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려는 열망으로 가득 찼다. 안락한 길과 명예를 버리고 그 당시 사람들이 가면 죽은 줄로만 알았던 두렵고 낯선 조선 땅에 온 것은 바로 그런 이유 때문이었다”며 “그는 선교를 단지 인간의 영혼 구원만으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님의 자녀로서 삶의 모든 영역에서 억압된 모든 것으로부터 해방되어 자유를 누리기를 원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선교와 교육과 사회적 실천을 분리하여 생각하지 않았다”며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자기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더 큰 사랑이 없나니 너희는 내가 행하는 대로 행하면 곧 나의 친구라’(요 15:13~14)는 말씀처럼 살고 죽으신 아펜젤러 선교사는 복음을 삶으로 살아내신 순교자이심을 이 추모의 자리를 통해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아펜젤러 선교사의 섬김과 희생으로 세워진 정동제일교회와 배재학당은 이 땅에 그리스도의 복음을 널리 증거함과 동시에 신교육을 통한 해방의 자유를 이루고자 전심을 다했다”며 “120년이 지나 이 자리에 모인 우리 모두에게 그 섬김과 희생의 정신은 여전히 빛을 바라고 있다. 우리는 이 빛을 꾸준히 퍼뜨리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이것이 정동제일교회와 기독교대한감리회 그리고 배재학당이 존재하는 이유이며, 우리들이 오늘 이곳에 모인 이유”라고 했다.
아울러 조 이사장은 마지막으로 ‘주여 앞장 서 옵소서, 제가 따르겠나이다. 진리와 충성으로 최후의 순간까지 따르겠나이다’라는 아펜젤러 선교사의 말을 외치며 추모사를 마쳤다.
이어서 대표 30명이 나와 추모헌화의 시간을 가졌고, 이후 오일영 목사의 광고, 천영태 목사의 축도로 모든 예배 일정을 마쳤다.
한편, 2022년은 아펜젤러 선교사의 순교 120주년이자 윌리엄 스크랜턴 선교사의 서거 100주년이며, 한국의 해외 파송선교사 1호인 홍승하 선교사의 파송 120주년이 되는 해이다.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는 세 명의 선교사를 추모 혹은 기념하는 여러 행사를 준비하고 진행 중에 있다. 윌리엄 스크랜턴 선교사 추모행사는 지난 3월 서울연회 주관으로 마쳤고, 6월은 아펜젤러 선교사 추모행사를 진행 중이며, 9월과 10월에는 홍승하 선교사 기념행사가 인천내리교회 주관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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