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우상호 의원
더불어민주당 혁신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된 우상호 의원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회'가 10일 공식 출범했다.

민주당은 이날 중앙위원회에 우상호 의원을 비대위원장으로 하는 비대위 구성안을 온라인 투표에 부친 결과, 총 투표자 452명 중 찬성 419명(92.7%), 반대 33명(7.3%)로 의결했다고 변재일 중앙위 의장은 전했다.

전체 중앙위원 625명 중 452명이 투표에 참여해, 투표율은 72.32%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중앙위원회를 열고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다.

비대위는 우상호 위원장을 비롯해 비대위원으로 한정애(3선 대표), 박재호(재선 대표), 이용우(초선 대표) 의원과 김현정 원외위원장협의회장(원외 대표), 당연직으로 박홍근 원내대표 등으로 구성된다.

여성·청년 몫 비대위원 3명도 조만간 비대위 논의를 거쳐 지명할 예정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결과 발표 후 "중앙위원들이 당의 위기 상황 충분히 인식하고 있는 만큼 제가 그동안 여러 경로로 의견 수렴을 통해 마련한 비대위 구성안에 압도적으로 찬성해서 의결했다"며 "그만큼 당의 위기를 조금 전 공식 의결된 비대위원들을 중심으로 잘 헤쳐나가달라는 중앙위원들의 뜻이 담겨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절차적 정당성과 대표성, 중립성을 두루 갖춘 비대위인 만큼 당의 여러 갈등을 잘 조정하고 해소하는 역할을 잘 해줄 것"이라며 "결국 전당대회를 공정하고 내실있게 잘 치르는 것과 함께 당의 철저한 평가와 분석을 통해서 쇄신을 앞당기는 일들을 잘 해낼 것이라는 기대를 갖는다"고 당부했다.

박 원내대표는 비대위 출범 전까지 당대표 직무대행을 맡았다.

비대위는 우상호 비대위원장이 주말새 비대위원들과 소통을 거쳐 내주 월요일(13일) 첫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

우 위원장은 앞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제35주년 6·10 민주항쟁 기념식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주 중으로 비대위 구성을 마무리하고, 다음주 월요일부터 공식적인 회의체계에서 주요한 결정을 내려가기 시작할 것"이라며 "전당대회준비위원회를 다음주 중에 구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전했다.

우상호 비대위는 지난 3월 대선과 6·1 지방선거 연패로 혼란스러운 당을 수습하고 쇄신을 위한 선거 평가 작업의 토대를 닦아야 한다.

아울러 당권을 둘러싼 친이재명계(친명)와 친문 비이재명계(비명) 간 갈등을 이완하고,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될 차기 지도부에 바통을 넘길 때까지 당을 이끌 '관리형 지도부'의 중임을 맡고 있다.

4선 중진인 우상호 위원장이 만장일치로 추대된 것은 연세대 총학생회장과 전대협 1기 부의장을 지낸 86 운동권 '맏형'으로 당내 인망이 높은 데다가, 친명과 친문-비명과도 두루 원만한 만큼 자칫 당을 두동강 낼 수 있는 계파갈등을 추스를 것이라는 당 안팎의 기대감을 반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상호 비대위 앞에는 당장 전당대회 '룰의 전쟁'이라는 과제가 놓여있다. 친명계에서 대의원 45%, 권리당원 40%, 일반국민 10%, 일반당원 5%의 비중으로 반영되는 현행 투표 비율에서 대의원 비중을 낮추고 권리당원 비중을 높이자는 요구를 한 상태다.

김남국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지난 대선 때 2월경에 정당혁신특위에서 장경태 위원장이 만든 안이 있다"며 "도출된 안이 있기 때문에 그 정도 안이라고 한다면 당내에 중지가 충분히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당혁신추진위원회는 지난 4월 전당대회 투표 반영 비율을 대의원 20%, 권리당원 45%,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 일반당원 5%로 조정하는 안을 제시했다.

김용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연일 '당대표 권리당원 직선제'를 요구하고 있다. 권리당원 50%, 국민여론조사 50% 혹은 권리당원의 투표 비율을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친명계의 주장에 대해 친문 비명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기에 당 일각과 소장파를 중심으로 대의원 비중을 낮추되 '일반 국민' 참여비율을 높이자는 제3의 주장도 나오는 형국이다.

'소신파'로 분류되는 조응천 의원은 지난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물(일반 국민)을 타야지 소금(권리당원)을 더 넣을 때가 아니다"라며 "(일반 국민 투표 비율을) 더 늘려야 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친명계에서는 전당대회 투표권을 부여받는 권리당원 조건 완화를 주장하는 것도 뇌관이다.

경선일 6개월 전 입당, 12개월 이내 6회 이상 당비 납부라는 현행 조건을 '3개월 당비 납부'와 같이 변경하자는 것으로, 지난 3월 9일 대선 이후 민주당에 대거 입당한 '개딸' 강성 지지층의 참여 문턱을 낮춰주자는 의도다.

반면 비명계에서는 전당대회를 두 달 앞둔 상황에서 룰을 바꾼다면 여러 혼란이 있을 것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재명 의원에게 유리할 것이 예상되는 룰 변경을 받아들일 수는 없는 탓이다.

차기 지도부 체제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재선 의원 모임은 지난 9일 '통합형 집단지도체제'를 제안했다. 현재 민주당 전당대회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투트랙'으로 분리 선출해 당대표에게 힘을 몰아주는 방식이지만, 이를 '원트랙'에서 뽑아 최다득표자가 당대표를 맡고 차득표자는 최고위원으로 선출하자는 것이다.

단일지도체제의 경우 당대표 선거에서 이기는 계파가 당권을 사실상 독점하게 되나, 집단지도체제의 경우 1위를 해 당대표가 되지 못하더라도 최고위원으로 지도부 입성이 보장돼 당권을 분점하는 '계파 지도부' 성격을 띄게 된다.

이에 대해 친명계에서는 계파정치 확대 가능성과 '식물 당대표'를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김남국 의원은 KBS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지도부 구성에서 과반을 확보하지 못한 그런 상태면 식물 대표로 그냥 전락해 버린다"면서 "단일지도체제로 해서 신속한 의사 결정을 통해 확실한 단단한 야당이 견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김용민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전당대회 룰을 바꾸려면 권리당원 직선제로 가야지 집단지도체제는 아니다"라며 "전형적 계파정치로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에 대해 우상호 위원장은 전날 "전당대회 룰을 변경하려면 조건이 있다"며 "전대에 출마할 선수들이 합의를 하든가, 아니면 당내 구성원의 60~70% 이상이 동의하는 내용이 있을 때만 변경이 가능하다"면서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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