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지도자센터(박종순 대표, 이하 한지터)가 26일 오후 1시 ‘메타버스 시대의 목회 그 위기와 기회’라는 주제로 제15회 바른신학 균형목회 세미나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날 행사는 개회예배를 시작으로, 메타버스에 관한 세션별 발표, 종합토의, 기도회 순서로 진행됐다.
먼저, 개회예배에서 박종순 목사는 ‘심히 좋았더라’(창 1:31)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박 목사는 “본문(창 1:31)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에 대한 주경가들의 공통된 해석은 ‘하나님이 뜻하신 바대로 완성되었다’, ‘창조를 다 마쳤다’, ‘하나님이 의도하신대로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완벽하고 아름답게 창조하셨다’는 뜻”이라며 “하나님의 창조에는 가상공간이나 가상현실이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초월’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만 하나님 외에 초월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더욱이 인간의 과학이 빚어낸 현상이나 사물이 초월적 존재거나 가치일 수는 없는 것”이라며 “그리고 하나님의 창조는 물론 영원세계도 현존이 있을 뿐 가상은 없다. 이것은 우리의 신앙고백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교회는 메타버스 우산을 벗어날 수 없다. 그래서 신학적이고 전문적인 이해와 대처가 절실하다. 제아무리 경이롭고 탁월한 과학적 사건도 하나님의 창조엔 비길 수 없다”며 “‘하나님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의 그 세상에서 온갖 것 다 누리며 사는 것, 구원받은 하나님의 자녀로 사는 것, 하나님의 쓰임 받는 종으로 사는 것 등 하나에서 백, 백에서 천만까지 다 감사할 뿐이다. 그래서 하나님의 일에 더 바르게 최선을 다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서 2부 발표회가 진행되었다. 먼저 ‘메타버스, 그 이해와 변화하는 세상’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배순민 연구소장(KT융합기술원AL2XL연구소)은 “메타버스는 ‘초월meta’+‘세계universe’ 이렇게 합쳐진 합성어로, 가상과 현실, 물리세상(physical world)와 디지털세상(digital world)가 경계를 초월해서 연결되는 것”이라며 “메타버스는 벌써 15년 전, 2006년에 4가지 유형으로 제안되었고, 그 4가지는 ifelogging(라이프로깅), Virtual worlds(가상세계), Mirror worlds(거울세계), Augmented reality(증강현실)”이라고 했다.
이어 “현재 가상세계는 대부분 게임이며, 현실과 연결성은 다소 약하다. 라이프로깅은 SNSsocial network service 기능의 앱이 많고, 거울세계는 최근 코로나로 사용량이 많아진 온라인 서비스들로, 배달에 많이 쓰이는데, ‘배달의 민족’이나 물물 교환을 위한 ‘당근마켓’도 이런 앱들이라고 할 수 있다”며 “라이프로깅과 거울세계는 메타버스가 화제가 되기 전에 이미 활발해졌다고 할 수도 있다. 그리고 가상세계는 게임 등으로 익숙한 유형이다. 다만 증강현실은 유독 디바이스에 대한 의존도가 높기에 아직 기술의 혁신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실제로 메타버스 플랫폼들을 활용해서 예배를 드리거나, 성경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메타버스 공간 속에 구약과 신약의 역사적인 내용을 재현하는 노력들도 있다. 하지만 아직 메타버스가 낯설고,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성도들이 대다수라면 교회에 메타버스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며 “다만, 지금 MZ세대 젊은이들은 이미 빠르게 변하는 세상 속에 살고 있고, 교회가 소통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없이는, 변하지 않는 성경의 진리를 제대로 전할 기회를 얻기 힘들다. 우리 아이들이 살고 있는 메타버스도 복음을 전해야 할 땅 끝일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로, ‘메타버스 시대, 그 신학적 과제와 응답’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김동환 교수(연세대 기독교윤리)는 “현실 같은 가상인 메타버스의 가상현실에서 예배를 비롯한 모임에 참석할 때 본인과 타인은 어떻게 인식되는가? 바로 ‘아바타’를 통해서이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정신분석학자 라캉(Jacques Lacan)이 인식의 도구로 칭하는 상상계가 서로의 아바타를 통해 작동하는 것”이라며 “아바타(avatar)의 어원은 산스크리어 아바따라(avataara)로서 ‘내려옴’을 뜻하며, 힌두교에서 지상 세계로 내려온 신들의 육체적 형태를 지칭하기에 분신(分身) 또는 화신(化身)이라 말한다. 이처럼 아바타라는 용어와 개념이 종교적이라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종교 중에서도 힌두교와 같은 다신교 신들의 분신 혹은 화신을 뜻한다는 사실, 육체적 형상만을 지상에서 취하는 분신 혹은 화신이기에 온전히 육체를 입고 내려오신 예수의 성육신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사실은, 메타버스 교회의 활동과 사역을 고려할 때 반드시 신학적으로, 신앙적으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예배자로서 아바타와 나 사이에 정체성의 혼돈이 일어난다. 이러한 정체성 혼돈은 근본적으로 아바타라는 개념 자체가 분신 혹은 화신이기 때문에 일어난다”며 “메타버스의 정체성 문제는 메타버스의 세계관 문제와 같은 사변적 뿌리 곧 이원론이라는 뿌리를 지니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심동체’를 추구하는 기독교의 일관된 일원론적 사고의 틀을 가지고 ‘일체분심’을 추진하며 다소 완화된 그러나 여전히 이원론적인 사고의 틀을 제시하는 메타버스를 수용하는 것은, 메타버스라는 기술을 물리적으로 받아들이기 이전에 사변적, 정신적, 영적으로 거북할 수밖에 없다”며 “이러한 거북함을 막연한 거북함으로 느끼지 않고 거북하게 되는 이유를 명확히 인식하기 위해선 여러 각도에서 분석하여 신학적으로 조명하는 작업이 필수적”이라고 했다.
아울러 “이러한 사전 작업이 있게 된다면 수년 전 인공지능 기술이 대중적으로 화두가 될 때처럼 막연한 두려움으로 걱정하고 일방적으로 거부하기까지 하는 상황은 없을 것”이라며 “온라인 교회와 예배에 대해 당황해하며 설왕설래하는 상황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 번째로 ‘메타버스, 복음적 목회의 가능성과 한계점’이라는 주제로 발표한 신형섭 교수(장신대 기독교교육)는 “지금의 다음세대 신앙전수 현장은 기존의 현장사역을 온라인으로 전환만 하면 멈추었던 것들이 다시 살아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며 “결국 중요한 것은 다음세대 예배와 양육이 ‘대면이냐 비대면이냐’가 아니라, 어떤 접근이건 우리의 사역은 다음세대들이 ‘하나님 대면을 하도록 돕고 있는가’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 다음세대 양육에 있어서 메타버스의 가능성이 확장되고 발견되는 만큼, 모든 것을 메타버스로 대체할 수 없는 한계가 있음을 우리는 분명히 해야 한다”며 “왜냐하면, 하나님은 가상공간만의 하나님이 아니라 우리 삶의 현장과 공간에 침투하시며 역사하시는 하나님이시고, 주님의 몸 된 교회는 가상공간만의 모임이 아닌 모이기에 힘쓰고 서로 교제하며 떡을 떼며 함께 자라가는 전인격적인 신앙 공동체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어떠한 기준을 가지고 실천할 때, 메타버스를 활용한 다음세대 양육 현장들이 합당하게 실천될 수 있는가”라며 “먼저, 메타버스 예배는 은혜와 응답이 살아있는 예배가 되어야 하며, 둘째로 메타버스 소그룹목회와 성경공부는 감탄이 아닌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하고, 셋째로 메타버스 수련회는 지나친 소통과 복음의 핵심을 담을 수 있어야 하며, 마지막 넷째로 메타버스 선교와 전도에 있어 교회는 세상과의 연결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복음적 목회는 예수 그리스도가 주인 되시는 목회이며, 예수님께서 보이신 것처럼 복음을 들어야 할 자들을 찾아가는 목회이고, 복음의 사건을 들려주는 것만이 아니라 보여주고 경험하는 자리까지 섬기는 목회”라며 “그러기에, 복음적 목회는 내적으로는 현장으로 나아온 회중들을 향하여는 이전 보다 더욱 강력한 현장기반의 예배와 양육의 제자훈련을 실천해야하며, 외적으로는 현장으로 나오지 않는 회중들을 향해 세밀하고 친절한 선교적 목양과 섬김과 전도의 사역을 지속적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 교회가 이렇듯 내적 제자훈련과 외적 선교사역에 몰입하고 균형을 가지고 실천해 나아가는 역동적 목회여정 안에서, 초시간, 초공간, 초연결, 초융합적인 특징을 갖는 메타버스는 교회의 온라인 사역과 오프라인 사역이 분리가 아닌 상보적 관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중요한 목회 플랫폼이자 목양적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며 “바라기는, 교회마다 메타버스 사역의 가능성과 한계를 성서적으로, 신학·목회적으로 바르게 분별하여 실천하여 메타버스가 하나님께서 멈추지 않고 교회에 말씀하여 주시는 하나님 나라의 이야기와 사건과 비전이 지속적으로 교회 안에 공유되어지고 강화 되어지는 은혜와 목양의 통로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한 주목할 만한 목회현장 이야기’라는 주제로 발표한 신현호 교수(장신대 기독교교육, 기독교교육연구원)는 “전통적인 교육목회와 올라인 교육목회은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온전한 그리스도인과 공동체를 양육한다는 공통의 목적을 지닌다”고 했다.
그러나 “메타버스를 활용하는 목회는 하나님 신앙의 실재감과 공동체, 관계의 실재감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대와 세대, 교회와 가정 사이의 경계를 넘으며 이러한 지점이 만나는 다양한 교차 지점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는 특징을 고려하면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 디지털 세계 속에서 제자직과 시민직이라는 이중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메타버스 디지털 환경 속에서 신앙교육적 방법과 환경을 구성할 때에도 교육적 실재감을 제공한다는 이유로 교회 혹은 부서실의 물리적인 환경을 반드시 똑같이 구현하려고 애쓸 필요는 없다. 신앙 교육의 실재감을 세워가는 데 있어서 실재감의 역할은 복제copy가 아니라 진정성이며, 동시에 예언자적 상상력과 창조성을 기반으로 하는 신실한 실재감이기 때문”이라며 “동시에 온 성도들의 경험을 성경 이야기와 엮어 가도록 돕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메타버스를 목회현장에서 지혜롭게 활용하기 위해서 지역교회에서 고민해야할 과제가 있다”며 “그것은 디지털 시대에 온라인과 미디어를 활용하는 삶의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 가운데, 전 연령대의 성도들이 이에 대한 건강한 관점과 분별력을 기르도록 돕는 일”이라고 했다.
아울러 “ 이는 어쩌면 기술적인 활용보다 선행되어야 할 역량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메타버스라는 영역을 단지 VR, XR 기기를 사용하는 디지털 세계만이 아닌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고 있는 휴대기기라는 점에서 모든 연령대의 성도들은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역량을 기독교적인 관점으로 키워가야 할 기회를 필요로 한다”며 “그런 점에서 목회현장에서는 문화를 배척하는 입장을 넘어 문화를 복음에 입각해서 변혁하고자 하는 관점을 가지고 이를 위한 역량을 키우기 위한 목회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다양한 세대가 새로운 시대를 대비하며 예수 그리스도께서 교회에 당부하신 ‘증인됨’과 ‘증인을 세우는’ 사역을 지혜롭게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종합토론에 이어 기도회가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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