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말씀사가 정대은 목사(도서관교회)의 신간 <목사의 글쓰기>를 오는 31일 출간할 예정이다. 이 책은 저자의 설교문·기도문·목회 서신 등을 포함해 그의 글쓰기 경험과 노하우가 담겨있다. 그러면서도 저자는 장르별 세세한 문장력보다는 성경과 일상에 대한 질문력을 강조하고 있다.
저자는 ”하나님은 글 없이도 역사하시는 분이지만 자신의 뜻을 나타내는 데 글을 선택하셨다. 하나님은 말씀하셨고, 그 말씀은 글이 되어 오늘 우리에게 전해졌다. 은혜요 축복이다. 믿음은 들음에서 나지만 그 들음은 기록된 말씀의 선포로부터 시작된다. 목사는 글로 자신의 뜻을 전하신 하나님의 마음을 깊이 묵상해야 한다. 자신의 뜻을 나타내기 위해 글을 선택하신 하나님의 뜻을 헤아린 자로 사역에 임해야 한다. 성령의 역사는 인간의 노력을 초월한 것이지만, 설교를 이야기할 때 글쓰기 없는 성령의 감동만 추구하는 것은 지혜로운 처사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목사에게 글쓰기는 ‘히든 에셋’(hidden asset), 숨겨진 자산과도 같다. 보이는 설교를 통한 은혜는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기도와 깊은 묵상 가운데 써나간 글이 설교가 되었을 때 가능하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 그렇게 우리에게 주어졌다. 하나님이 보이지 않는 자리에서 선택하여 부르신 이들을 도구 삼으셔서 글을 쓰게 하셨기에 오늘 우리는 은혜의 성경을 누리며 살아간다“라며 ”글을 쓴다는 것은 종이 위에, 컴퓨터 모니터에 글자를 담는 행위 이상의 의미가 있다. 우리의 눈은 쓰인 문자를 보지만 그것이 가리키는 방향은 인생 너머 영원한 하늘나라요, 우리를 창조하신 하나님의 마음이다“라고 했다.
이어 ”글은 자신도 알지 못하는 내면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다. 글을 쓰다 보면 나도 알지 못하던 나 자신을 마주하곤 한다. 글은 말로 표현하기 힘든 내면을 담아내는 탁월한 그릇이다. 글쓰기가 주는 선물 중 하나가 바로 메타인지력의 향상이다.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나를 보고 나의 생각을 생각하게 된다. 그 과정이 지속된다고 생각해 보라. 누가 시켜서 하는 글쓰기가 아닌, 자신이 원해서 한 선택이라면 이 지속성이 가져다주는 변화는 내면의 성숙에 머물지 않는다. 나를 변화시키고, 변화된 존재로 이웃을 사랑하며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 가는 존재로 쓰임 받게 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목사의 글쓰기는 멋진 문장을 쓰는 과정 이상이어야 한다. 성경 속 하나님의 뜻을 나타내는 과정이어야 한다. 훈련된 지성을 세워 가는 과정인 동시에 영성을 세워 가는 기도 자리여야 한다. 목사의 글쓰기는 현실을 살아가는 성도들의 고민과 갈등, 세상 속 그리스도인의 삶에 대해 질 높게 고민의 흔적을 담아내는 영적 노동이어야 한다“라며 ”예수께서 이 땅의 영혼들을 사랑하셔서 자기 목숨을 내어 주신 영성을 목사의 글 속에 완전히 담아내기란 불가능하다. 다만 방향은 바로 그쪽이어야 한다. 고민하고 갈등하고 기도하며 삶의 결단이 스민 글쓰기와 설교로 나아가야 한다. 그 마음이 하나님의 마음을 시원하게 해 드리는 기도가 될 때 하나님은 글쓰기의 결과물을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을 주는, 축복의 도구로 삼으실 것“이라고 했다.
저자는 이어 ”어떤 일은 계획적으로 준비한 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글쓰기는 거기에 속하지 않는다. 글을 쓰다가 부족함을 느끼는 순간이 발전의 기회다. 글을 쓰다가 채워야 할 빈 공간을 만났을 때, 그때 뒤돌아보아도 늦지 않은 것이 글쓰기다. 글은 쓰면 쓸수록 향상된다. 글을 쓰면 쓸수록 생각이 단련된다. 글은 쓰는 과정을 통해서만 그 능력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잘 쓰려는 욕심을 버리라. 당신에게는 정리되지 않은 글을 쓸 권리가 있다. 처음부터 기준을 높게 잡지 말라. 그저 빈 공간을 채우면 된다. 글에 대한 부담은 누가 안겨 준 것이 아니라 내가 짊어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목사 자신도 의문이 얼마나 많은가? 의문을 지나치지 말라. 혼자 생각하고 묵상하며 답을 찾아가도 좋지만 의문을 기록으로 남기기를 추천한다. 목사의 의문, 묵상의 흔적은 이후 가르침의 중요한 자료가 된다. 자신만의 의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동료 목회자들의 의문이요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의 마음속 의문이라 여겨도 좋다“라며 ”타우마젠(‘호기심이 해소되는 순간,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뀌는 순간’) 질문 노트를 만들 것을 추천한다. 질문은 의문의 구체화다. 마음에 생겨난 의문을 질문으로 표현하라. 말로 표현하고 글로 정리하라. 글로 쓰는 질문 문장은 구체적일수록 좋다. 한 번에 한 가지 질문이면 좋지만 여러 문장으로 심화되는 질문도 좋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하나님의 말씀의 진리를 어찌 단번에 배워 알 수 있겠는가. 천천히, 차례를 지켜 가며 말씀의 진리 체계를 세워 가기 위한 절단신공이 목사에게 요구된다. 가르치는 자로서 목사가 절단신공의 과정을 잘 밟아 갈 때 대중인 그리스도인, 몸 된 지체인 성도가 시간의 흐름 속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변화하고 성숙해 갈 수 있다. ‘왜 진리에 순종하지 않는가? 왜 복음에 열광하지 않는가?’ 하며 다른 이들을 탓하지 말아야 한다. 복음은 변하지 않는 진리이지만, 복음에 옷을 입히는 것은 목사의 몫이다. 진리와 복음이 부족하기에 옷을 입히라는 말이 아니다. 듣는 이들의 부족함을 알고 인정하라는 이야기다. 그것을 전제로 목회하는 것이 목사의 사명 감당의 태도다“라고 했다.
끝으로 저자는 ”목사는 매일 새벽에 설교한다. 수요 예배 설교, 금요 기도회 설교, 주일 예배 설교 등 적게는 5회에서 많게는 10회 이상 설교를 한다. 그 설교가 진정한 설교가 되려면 필요한 요소 중 하나가 저널 글쓰기다. 설교 예화집을 뒤적이는 것보다 세상의 정보들에 관심을 갖고 그 정보를 수용해 가며 자신의 입장을 정리해 보라. 글쓰기가 무엇을 써야 하는가에 대한 지침이라면, 저널 글쓰기의 핵심은 반복과 지속이다. 매일 써야 한다“라며 ”목사가 저널리스트가 될 때 설교가 달라진다. 목사가 매일 글을 쓰며 생각하는 그리스도인, 하나님의 사람이 될 때 하나님은 목사의 생각을 어루만지시고 문장을 어루만지셔서 복음을 담아내기에 부족함 없는 도구로 삼아 주실 것“이라고 했다.
한편, 장대은 목사는 분당에 소재한 도서관교회 담임 목사로 사역하고 있으며, 호도애작은도서관 관장, 호도애아카데미 대표를 겸임하고 있다. 1992년 교육전도사로 교회 사역을 시작했으며 1998년부터 2006년까지 9년간 기독교 대안학교 설립과 운영, 커리큘럼 연구 개발에 동참하며 기독교 교육 사역을 진행했다. 저서로는 <목사의 독서법>, <크리스천 엄마의 독서 수업>, <더 넒고 더 깊게 십진분류독서법>, <새벽에 읽는 유대인 인생특강>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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