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가온교회(담임목사 서길원) 가 지난 8일 진행한 ‘가정세미나가 있는 예배’에서 구동휘 목사(한소망교회 다음세대 총괄)가 ‘배우자를 배우자’(창세기 2:24~25)라는 제목으로 강의했다.
구동휘 목사는 “성경에선 부부를 한 몸이라고 말한다. 일반적인 사회에선 결혼해서 부부가 됐다고 해서 한 몸이라고까지 생각하지 않는다. 마음 맞고 사랑했고 같이 살고 싶으니까 같이 사는 것이지 얼마든지 다시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혼을 너무 쉽게 생각해버리는 시대가 됐다. 그러나 성경적인 가치관에서 부부는 둘이 만나서 함께 사는 동거인이 아니라 한 몸이다. 이게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말씀”이라고 했다.
그는 “예수님께서도 한 몸이라는 창세기의 말씀을 마태복음 19장에서 말씀하신다. 사람들이 모세가 이혼 증서를 주고 이혼해도 된다고 했다고 말하자 예수님은 사람이 너무 완악해서 허락한 거지만 본래는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신다. 본래 하나님의 뜻은 부부가 되면 한 몸이 되는 것이다. 둘이 하나 된 것을 함부로 나눌 수 없다는 것이다. 그게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부부”라고 했다.
이어 “예수님이 말씀하셨듯이 사람이 완악해서 한 몸을 지켜나가는 게 쉽지 않다. 우리의 완악함 때문에 갈등이 사라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계속 싸우면서 살 수 없다. 하나님께선 한 몸이 되라고 명령만 하신 게 아니라, 어떻게 완악한 우리가 한 몸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알려주신다. 우리가 잘 몰라서 한 몸이 아닌 것처럼 남인 것처럼 살아가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죄인들이 어떻게 몸부림치면 한 몸으로 살아갈 수 있는지 알려주셨다”며 “한 몸이 되기 위한 몸부림을 한번 해보자”고 했다.
그는 “한 몸이 된다는 건 부부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다. 한 몸이 된다는 건 공동체가 된다는 것이다. 가족도 교회도 한 몸, 하나의 공동체라고 본다면 이 한 공동체 안에서 우리가 몸부림해야지만 지켜나갈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 안에도 얼마나 많은 갈등이 있는가. 그런데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셨을 때는 그 안에서 한 몸을 이루라는 것이다. 우리가 지켜내기 위해선 몸부림이 필요하다”며 세 가지의 팁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가 배우자를 배워야 한다. 우리가 배우자를 너무 모르는 게 문제다. 보통 우리가 싸울 때 ‘내가 꼭 말을 해야 해?’, ‘도대체 얼마나 내가 얘기를 해야 돼?’라고 말한다. 또 어떤 집은 그건 상식이지 않냐고 싸운다. 상식은 집마다 다르다. 서로 다르게 살아온 두 사람이 한 몸이 된다고 했을 때 서로의 상식은 거의 통하지 않는다. 상식은 어떻게 보면 허상과 비슷하다. 어떻게 보면 없는 것이다. 각자의 삶의 양식과 생각은 다 다르다. 성별로도 다르고 세대별로도 다르다”고 했다.
구 목사는 자신의 가정의 사례를 들어 배우자를 배워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우리가 내 배우자를 잘 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저와 제 아내는 동갑이어서 세월을 같이 맞는다. 저는 빨리 마흔이 되고 싶었다. 대표로서 목회자로서 사회에서 어느 정도 어른 대접을 받을 수 있는 나이가 마흔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흔이 되던 1월 1일 저는 기분이 좋았다. 저와 아내는 거의 사역을 같이 해왔기에 아내도 저와 같이 좋은 줄 알았다”고 했다.
이어 “제 아내는 늘 행복하고 웃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4월쯤 돼서 아내가 웃지 않는 걸 깨달았다. 주변의 선배님들께 물어보니 여자 나이 마흔이 되면 그냥 우울해진다고 알려주셨다. 나는 이제 마흔이 되어서 어른이 됐다고 혼자 좋아하고 있을 때 제 아내는 마흔을 받아들이는 게 너무 힘들었던 것이다. 제가 4개월이나 지나서 알았다. 매일 붙어 있고 매일 같이 사역하는데 저 혼자 들떠서 제 아내의 심정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몰랐었다”고 했다.
이어 “서점에 가보니 여자 나이 마흔에 대한 책이 너무 많았다. 읽어보니 다 우울하다는 것이었다. 그걸 읽으면서 내 아내가 왜 웃지 않는지, 마흔이 어떤 건지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 제가 제 아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는 “아내와 20~30대를 같이 보내면서 많은 대화를 했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나이가 들어갈 때 심경의 변화를 물어보지 않았다. 저는 20대 초반 연애할 때의 제 아내의 모습만 알고 있으면서 나는 내 아내를 너무 잘 아는 사람이라고 착각하고 산 것이다. 그 사이 제 아내는 변해갔던 것이다. 조금씩 대화하기 시작했고, 다시 제 아내가 웃기 시작해서 지금까지 웃고 있다. 그때부터 저는 제 배우자를 배우기 위해서 노력한다. 왜냐하면 하루가 다르게 변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 목사는 “타자 철학이란 게 있다. 모든 타인은 내가 결코 알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착각한다. 저 사람이 나랑 비슷하니까 나랑 생각도 똑같을 거라고 착각하는 데 절대 그렇지 않다. 그래서 우리는 늘 타인에 대해 배워야 한다. 또 타인은 늘 변해 간다. 가만히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는 새로운 경험을 하면 그 경험 때문에 경험하기 이전의 모습과는 다른 사람이 돼버린다. 그게 좋은 모습이든 나쁜 모습이든 우리는 변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영향을 받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그렇게 지어졌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지나온 시간을 보면 나의 인품, 지식 수준, 가치관도 다 바뀌었다. 20대 초반에 가졌던 색깔 그대로 가지 않는다. 그러면 내 배우자도 달라져 있는 것이다. 배우자를 배우자는 건 그런 것이다. 지금의 내 아내, 내 남편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지금은 뭘 좋아하는지. 20대 때 좋아했던 걸 가지고 생각하면 지금은 틀린 답이다. 우리의 그 변화된 모습을 서로에게 알려줘야 한다”고 했다.
이어 “우리가 배우자를 배우자고 했을 때 취해야 할 태도는 성육신의 태도다. 주님께선 왜 이 땅에 오셨을까. 하나님은 천지를 창조하실 때 말씀으로 하셨다. 예수님이 치유하실 때 손을 대면서 치유하신 적도 있지만 말씀으로 치유하시는 능력이 있으셨다. 그러면 말씀으로 얼마든지 구원하실 수도 있는데 이 땅에 오셨다. 오셔서 우리와 사귀셨다. 우리들의 형상을 하고 오셔서 우리들과 함께 대화하셨다. 우리 중에 한 사람으로 살아가시면서 우리의 아픔에 공감하시고 어루만지시면서 물어보시면서 대답해주시고 설명해 주시면서 오셨다”고 했다.
이어 “주님께서 우리에게 오신 것처럼 우리도 배우자에게 가야 한다. 가서 물어보고 지금 심정이 어떤지 이야기를 나눠봐야 한다. 물론 손 한 반 꼭 잡아도 알 수 있지만, 대화했을 때 알아가는 그 앎의 깊이, 공감의 깊이는 다르다. 그런데 우리가 피차 말할 줄 모른다. 남편도 아내도 말할 줄 모르니까 말을 안 한다. 우리가 다시 배워야 할 건 말하기, 듣기다. 이 말하기, 듣기를 제대로 할 줄 알면 우리가 헤아릴 수 있는 그 마음의 깊이는 다르다. 성육하신 주님을 본받아서 우리가 다가가서 그 마음을 두드리고, 그 마음에 뭐가 담겨있는지 알아봐야 한다”고 했다.
이어 “두 번째 팁은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는 것이다. 우리에게 가장 가까운 이웃은 배우자다. 가까운 몸이 아니라 한 몸이다. 그 한 몸인 배우자 내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라고 하셨다. 내 배우자를 배우는 것, 한 몸이 되는 것은 그 몸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가 익숙해지다 보면 서로에게 관심을 안 둔다. ‘눈바디’라는 말이 있다. 내 눈으로 거울을 보면서 내가 어떻게 변해가는가를 보는 것이다. 우리가 배우자와 함께해야 할 게 눈바디다. 내 배우자가 점점 나이 들어 가는데 어디 아픈 데는 없는지 바라보면서 관심까지 주는 것이다. 또 그걸로 대화하는 것이다. 우리가 내 몸에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는가. 나처럼 똑같이 주름이 늘어나고 있는지, 걸을 때 어떻게 걷는지 봐주는 것이다. 그게 눈바디다. 거기서부터 또 배우자를 배우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 번째는‘우분투’라는 말이 있다. ‘우분투’는 I am because you are로 네가 있기 때문에 내가 있다는 아프리카 언어다. 우리는 다 변해 간다고 했다. 그런데 우리의 지금 이 모습은 우리 주변에 있었던 많은 사람 덕분이다. 물론 그 사람들 때문에 힘들고 상처받았던 것도 있지만, 그들 덕분에 내가 이만큼 지식을 가질 수 있었고,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또 하나님, 사람, 세상을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는 다 그렇게 성장해 왔다. 나 혼자 잘 나서 나 혼자 큰 게 아니다. 우리는 누군가와 함께하면서 그 누군가의 영향을 받으면서 그 누군가 덕분에 여기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배우자도 마찬가지다. 배우자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생각한다. 나만 내 배우자에게 영향을 줬고, 그 사람만 나의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절대 그렇지 않다. 함께 배우는 것이고 함께 돕는 것이다. 함께 여기까지 온 것이다. 가정을 함께 세워간 것”이라면 “서로가 그 마음을 알아줘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런데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자존심을 내세운다. 한 몸인데 서로가 자존심을 내세우면 내가 나를 해코지하는 것이다. 내가 나를 모욕주는 것이다. 세상에 나가면 다 나를 짓밟으려는 사람밖에 없다. 그러니 집에서는 힐링이 있고 위로와 사랑이 있으면 좋겠다. 거기선 서로를 세워주면 좋겠다. 부부는 한 몸이니까 당신 덕분에 내가 있는 거라고 하면서 서로가 함께 부둥켜안고 두 사람만으로도 행복하고 힐링되는 관계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께서 그렇게 관계를 맺고 살아가라고 고해와 같은 세상 속에서 꿋꿋하게 가정을 지켜내면서 세워가라고 부부를 한 몸이라고 하신 것 같다. 그 한 몸을 위한 몸부림으로 성육신, 눈바디, 우분투를 기억하면서 배우자를 배워보고 관심 가지길 바란다”고 했다.
아울러 “아이들은 공부를 통해서 배우는 게 아니라 보고 배운다. 엄마, 아빠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 배운다. 아이들에게 그 어떤 선물보다 중요한 건 부부가 서로 사랑하는 것이다. 엄마, 아빠가 서로 미워하지 않고 아이들 앞에서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보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부모님께도 그 어떤 것보다 좋은 선물은 부부가 잘 사는 것이다. 새로워진 배우자와 함께 새로운 부부생활, 결혼생활을 해 나가시길 축복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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