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재일조선인 마을인 ‘우토로 마을’의 역사를 보존하고 평화와 연대의 가치를 알리는 ‘우토로 평화기념관’ 이 오는 30일 일본 교토부 우지시에 문을 연다. 기념관은 소장 자료 전시 및 행사를 통해 마을의 역사를 전하고 지역민과 교류하는 소통의 거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우토로 마을은 1940년대 일제 강점기 교토 군비행장 건설이 추진되면서 동원된 조선인들이 살던 곳이다. 주민들은 일본 당국의 극심한 차별과 외면 속에 퇴거 위기에 놓여 있었으나, 2005년 '우토로국제대책회의'가 결성되고 아름다운재단과 한겨레 21 등 시민사회의 관심과 정부의 지원이 더해져 2007년 마을 토지 일부를 매입해 주거권을 지켜낼 수 있었다.
그 이후 2018년부터 한일 양국 시민사회의 노력으로 역사 보존과 평화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 ‘우토로 평화기념관 건립 운동’ 이 이어졌다. 이에 한국 정부가 2019년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사업’ 일환으로 우토로 평화기념관 설립을 지원하며 기념관이 완공될 수 있었다.
완공된 기념관은 연면적 450㎡, 지상 3층 규모다. 1층에 위치한 다목적 홀은 주민 교류 행사 및 인권·평화를 주제로 한 강연 장소로 쓰일 예정이다. 2층 상설 전시관에는 우토로에 재일동포들이 살게 된 이유와 해방 이후 주민들의 삶, 강제 퇴거에 맞선 투쟁 기록 등 우토로 지키기 운동의 역사가 전시된다. 3층은 특별전시관과 자료 수장고 및 다용도실로 꾸며진다. 기념관 건립을 위해 사진·주민생활용품·각종 문서 등 500여점의 자료를 수집했고, 6천여 점의 기록물을 디지털 아카이브에 수집했다.
또한 기념관 앞마당에는 과거 군비행장 건설시기 조선인 노동자 숙소였던 ‘함바’ 를 재현해 당시 시대상을 살필 수 있도록 했고, 지난 2019년 아름다운재단 ‘우토로에 컨테이너 보내기’ 모금을 통해 지원한 유물 보관용 특수 제작 컨테이너인 ‘우토로 51번지’도 볼 수 있다.
아름다운재단은 2005년 ‘우토로 살리기 희망모금’을 진행하며 많은 시민과 정부의 참여를 이끌어 냈고, 그 결과 퇴거 위기에 처한 우토로 주민들을 위한 마을 부지 구입에 중추 역할을 했다. 또한 2018년 진행한 ‘기억할게 우토로’ 캠페인을 통해 우토로 평화기념관 건립의 필요성을 시민들에게 알린 끝에 정부도 지원에 동참하며 기념관 건립의 큰 기틀을 마련했다.
지난해에는 ‘2021 기억할게 우토로 지원사업’을 통해 전시 콘텐츠 제작(구술기록 콘텐츠, 디지털 역사지도, 기념관 영상), 외부 공간 ‘기억의 터’ 조성, ‘함바’ 해체 및 이전, 다목적 홀 조성 등 기념관 건립을 안팎으로 뒷받침했다. 또한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재일동포 3세 나카무라 일성 작가가 20여 년간 우토로를 취재하며 집필한 ‘우토로 여기 살아왔고, 여기서 죽으리라’ 한국어판도 출간됐다. 우토로 마을의 수난사와 강제퇴거 위기 극복의 과정이 생생하게 수록된 이 책은 한·일 양국 서점에서 만나볼 수 있다.
권찬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은 “한일 시민사회와 양국 정부의 노력이 있어 우토로 평화기념관이 문을 열 수 있었다” 며 “기념관이 앞으로 지역 공동체의 구심점으로 자리잡아 더 많은 시민들이 평화의 소중함과 연대의 가치에 공감하게 되기를 바란다” 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우토로민간기금재단은 오는 30일 오전 10시 우토로 평화기념관 앞 마당에서 개관식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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