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북신학교 제29대 학장 백종성 목사
전북신학교 제29대 학장 백종성 목사 ©CHTV 김상고 기자

교계 일각에선 목회자 수급의 불균형을 제기하고 있다. 신학교에서 갓 배출된 신임 목회자는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는 반면, 목회 인력을 흡수할 교회는 줄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전북신학교 제29대 학장인 백종성 목사는 “지방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회자로서 사역할 수 있는 길이 그 어느 때보다 넓어졌다”고 강조했다. 백 학장은 “현재 전북신학교도 지역 내 많은 교회들로부터 사역자들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그런데도 입학생의 감소로 요청받은 사역지에 신학교를 졸업한 신임 목회자들을 보낼 수 없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전북신학교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 배광식 목사)가 인준한 9개 신학교 중 하나다. 백종성 학장은 전북신학교를 졸업한 뒤 목사안수를 받고 교회에서 사역할 자리를 얻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를 염려는 내려놓으라고 당부했다. 본지는 최근 전북신학교 학장실에서 올해 1월 말 제29대 전북신학교 학장에 취임한 백종성 목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백 학장은 현재 군산서부교회를 담임하면서 지난 20년 동안 전북신학교 등 예장 합동 측 인준 신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왔다고 한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전북신학교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린다.

“전북신학교는 개교 50년이 갓 지났다. 그 동안 2,5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전북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목회자들을 배출한 선지학교다.”

-예장 합동총회의 인준 신학교로서 전북신학교의 특징은 무엇인가?

“우리는 예장 합동 교단으로부터 인준 받고 개혁주의 신학을 추구하는 누구나 인정할 만한 신학교다. 전북신학교도 총회가 인준한 9개 신학교 가운데 하나다. 지방 신학교로서 개혁주의 보수신학을 우리학생들에게 자신 있게 가르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 등에 따른 학생모집의 어려움은 모든 신학교들이 겪고 있는 부분일 수도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전북신학교의 대안은 있는지?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다. 올해 1월 전북신학교 학장으로 취임한 이래 치열하게 고민했던 부분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전체 신학생 수는 100여명 이상이었다. 그런데 현재는 입학생 수가 많이 감소했다. 10년 전부터 매년마다 두 자리 수 단위로 학생 수가 줄어, 올해는 입학정원을 따로 정해두지 않고 총 6명이 입학했다. 저는 학생처장 등 전북신학교의 주요 보직을 8년 간 역임하면서 입학생의 감소 문제를 눈으로 목도했다.

이에 우리 신학교는 재교육 차원으로서 신학교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 이번 학기부터 장로평생대학원을 신설해 학생을 모집하고 있다. 비교적 성과가 좋았다. 현재 학생 23명을 모집했다. 입학생들인 장로들은 교과 과정에 매우 만족하고 있으며 학습 분위기도 좋다. 좋은 강사들을 배정해 수준 높은 강의를 전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음 학기부턴 장로평생대학원 뿐만 아니라 집사평생대학원 등의 신설도 고려하고 있다.”

-장로평생대학원을 개설한 특별한 계기가 궁금하다.

“이는 예장 합동 106회 총회에서 결의된 사항이었다. 교회에서 선임된 장로를 교육할 장소를 신설해 총회인준 9개 지방 신학교들에게 위탁하는 내용이다. 그렇게 되면 우리 총회 산하 9개 인준 신학교들의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으며, 현재보다 몇 배 이상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서 예장합동 총회는 장로평생대학원을 신설하기로 했다. 장로평생대학원에선 피택 장로나 장로를 희망하고 싶은 사람에 대한 교육을 집중하고 있다.

주요 교과목은 구약성경·신약성경·교회헌법 및 권징 조례·예배·교단 정치 등이 있다. 예장합동 총회에서 지시한 교과목을 주로 강의하고 있다. 장로대학원에서 진행하는 1학기 12주 교육 과정을 마치면 총회에서 수료증을 따로 발급해준다. 총회장·신학교 학장 명의로 된 수료증이다. 예장합동 총회가 인준한 지방 신학교 가운데 우리 학교가 처음으로 장로평생대학원을 개설했다. 타 신학교에서도 재직아카데미 등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장로평생대학원이 기존 장로안수자에 대한 재교육 형태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전북신학교가 처음이라고 생각한다.”

- 다른 신학교와 차별화된 전북신학교만의 독특한 목회자 훈련 과정이 있다면 무엇인지 궁금하다.

“특별하게 다른 점은 없다. 하지만 하나 뽑자면 실천신학이다. 1단계는 매일 학생들과 성경을 읽는 것이다. 신학교 입학 때부터 성경을 가까이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교육하고 있다. 2단계는 신·구약 성경 문제집 풀이다. 신학생들이 학기마다 부여받은 문제집을 풀어 제출해야 졸업이 가능하다. 이것이 타 신학교와 차별화된 점이다. 3단계는 경건 예배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 학생들은 경건예배에서 들은 말씀이나 설교를 요약해 작성한 ‘풀이 노트’를 학교에 제출해야 한다. 4단계는 실천신학 교육과정의 하나로 전도 훈련이다.

특히 전도 특공대 시스템을 구축해 전도훈련을 하고 있다. 식사를 마치고 남는 점심시간 동안 인근 전주비전대학교·예수병원 등 캠퍼스와 지역사회로 파견돼 전도를 진행해왔다. 10년 전부터 전북신학교 총학생회가 구축한 전통이 현재까지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덧붙여 우리 학생들은 하계·동계 방학 동안 농어촌교회·미자립교회를 직접 방문해 전도지원도 하고 있다. 가령 하계·동계 방학 때는 1개 교회를 선정해 그 교회에서 2박 3일 동안 숙식한다. 그러면서 인근 동네를 돌며 전도하고, 교회예배로 인도하는 방식으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왔다. 경로당을 주로 방문했다.”

- 지방 신학교를 졸업한 목회자 후보생들이 목사안수를 받고 안정적으로 사역할 수 있는 현 수급상황과, 이를 해결할 전북신학교의 방안은 무엇인지 알려 달라.

“지방 신학교를 졸업하고 목회자로서 사역할 수 있는 길은 그 어느 때보다 넓어졌다. 예전에는 신학생은 많았지만 이를 흡수할 사역지는 적었다. 하지만 지금은 신학교 입학생 숫자가 감소되면서 사역할 수 있는 폭도 넓어졌다. 현재 전북신학교도 지역 내 많은 교회들로부터 사역자들을 보내달라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그런데도 입학생의 감소로 신학교를 졸업한 신임 목회자들을 요청받은 사역지에 보낼 수 없는 기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참고로 우리 예장 합동총회 산하 정년연구위원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내로 목회자 부족 현상이 벌어질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런 현상을 해결할 대안으로 목회자의 정년을 폐지하거나 연장하는 방법 밖에 없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이처럼 현재 사역할 교회는 많지만 사역자는 부족한 상황이다. 때문에 우리 신학교 졸업생이 목사안수를 받은 뒤 사역할 교회가 부족할 수 있다는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전북신학교
전북신학교 모습 ©전북신학교 제공

- 전국의 목회자 후보생들에게 ‘전북신학교에 입학하면 좋다’고 말씀하실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

“우리 전북신학교는 개혁주의적 보수신학을 가르치고 있다는 자부심이 있다. 전라북도 내에서도 작은 규모의 신학교들이 있다. 이 가운데 전북신학교는 교육적 측면에서 우수한 신학교라고 자부한다. 요즘 신학교들 가운데 1주일에 하루만 교육하는 곳도 있다. 신학생이 직장에 다니면서 신학교육을 받는 형태일 것이다. 이처럼 현대 사회가 너무도 바빠 신학에 대한 집중교육을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전북신학교는 이런 형태의 교육을 지양한다. 1주일에 4일 동안 신학교육에 전념하는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이는 전라북도 내 지방 신학교들 가운데 전북신학교가 유일무이하다고 본다. 어떻게 보면 직장에 다니면서 신학교육을 받길 원하는 학생을 충원할 수 없으니 학교 운영에는 분명 마이너스 요인이다. 그럼에도 신학집중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이유는, 신학교에서 학생들이 올바르게 교육받고 바른 목회자로 성장해야 하나님 나라의 확장에 제대로 쓰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학교운영 특히 재정수급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는지 궁금하다. 만일 있다면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전북신학교만의 대안은 있는지?

“지방 신학교의 재정적인 어려움은 너무도 크다. 입학생이 많아야 등록금이나 수업료가 충당돼 학교 운영에 큰 어려움이 없다. 그런 점에서 현재 학생 수급이 안 되고 있다. 그래서 학교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우리 신학교뿐만 아니라 타 신학교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현재 재정 문제 타개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우리 신학교의 운영이사는 전라북도 내 예장합동 소속 16개 노회가 파송한 이사진으로 구성되고 있다. 한 개인이 운영하는 신학교가 아니다. 때문에 16개 노회의 지원이 절실하다. 지난 3월, 각 16개 노회가 개최한 정기총회에 직접 방문해 재정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16개 노회에서도 매년마다 우리 학교에 재정지원을 해주고 있다. 이것이 학교의 재정적 어려움을 상당수 해결해주고 있는 요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 부분만으론 부족하다. 현재 예장합동 총회에도 재정지원을 청원했다. 그 결과, 총회에서 이것을 받아들여 지방 신학교에 대한 재정지원과 장학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러나 그것만으론 또 부족하다. 그래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있다. 바로 전북신학교 후원 이사를 모집하는 프로젝트다. 앞서 16개 노회에서 파송된 이사는 학교 운영이사다. 명칭은 같겠지만 후원이사 제도란 학교에 대한 재정지원을 돕는 이사회 제도다. 운영이사회와 연계해 운영할 방침이다. 후원이사로 등록되면 CMS 통장 한 구좌에 월 만원 씩 학교에 후원하는 개념이다. 한 해 후원이사 500명을 모집하는게 목표다.”

-일각에선 신학교육이 지식위주로 흐른 나머지 목회자의 영성 함양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년 동안 전북신학교 등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쳐오면서 고민해온 부분이다. 우리 학생들의 영성훈련이 절실하다. 학생들의 영성훈련을 집중적으로 훈련하기 위해선 신학생에 대한 전액 장학제도를 운영해야 한다. 그래야 기숙사에서의 공동체 생활을 통해 영적 군사훈련을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신학생들에게도 누누이 강조해왔다. 다른 신학교들도 그렇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가령 예장합동 총회가 인준한 신학교 중 일부는 1년 동안 신학교 입학생에 한해 기숙사 생활을 의무화했다. 이곳에서 경건훈련, 영성훈련 등을 집중 훈련시키는 것이다. 가령 새벽기도 훈련, 저녁마다 함께 모여 말씀을 읽고 기도하는 훈련 등이 있다. 우리 학교도 이 같은 영성훈련을 통해 경건한 신학생을 배출하기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전북신학교를 사랑하시는 많은 목사님·성도님들이 계시다. 나 보다 학교를 더 사랑하는 분들이시다. 우리 학교를 후원하시는 분들의 명단을 정리해 본 적이 있었다.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름도, 빛도 없이 학교를 후원하고 계셨다. 큰 감동을 받았다. 앞으로도 우리 전북신학교가 주님 오시는 그 날까지 신학생들을 교육하는 사명을 잘 감당하도록 전라북도를 비롯해 대한민국 전국 각지에서 전북신학교를 사랑하는 목사님과 성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계속해서 기도를 부탁드린다. 학장에 재임하는 기간 동안 최선을 다해서 주님을 대하는 마음으로 우리 학생들을 가르치고 훈련시킬 것이다. 십자가의 좋은 정병으로 신학생들을 길러 낼 것을 약속드린다. 우리 신학교를 지금보다 더 많이 사랑하고 후원해주실 부탁드린다.”

■전북신학교 제29대 학장 백종성 목사

백종성 목사는 총회인준 전북신학교, 군산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육학 석사,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82회를 졸업했다. 전북신학교 총동창회장, 교무처장·학생처장·총무처장, 군산시 장로교회 연합회 회장, 전북 장로교회 연합회 상임 회장, 군산시 시목 협의회 회장, 군산경찰서 교경협의회 회장, 군산시 기독교 연합회 사무총장, 예장합동 군산노회 노회장을 역임했다. 현재 예장합동 군선교회 전북지회 회장, 전북교회협의회 선임회장을 맡고 있다. 군산서부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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