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 번째, 리더가 갖추어야 할 리더십 요소 중 하나는‘지력’을 통한 전문성이다. 자신의 분야에 specialist,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노래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이름이 거론되지 않고는 안 될 정도로 그 분야의 전문적인 탁월성이 있어야 한다.
몇 년 전 CCM 가수를 초청해 20분 공연을 하였다. 그때 1,000만 원을 지급했다. 1분당 50만 원씩 지급한 것이다. 그 CCM 가수에게 그렇게 큰 비용을 지급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 가수는 한 곡을 연습할 때 만 번을 부른다. 가사를 보면서 노래하지 않는다. 자기 분야의 전문가로 노래를 자신의 것으로 소화하여 부른다. 각 곡의 느낌과 의도를 파악하고 가슴 깊이 부른다.
외국에서 산 적도 없는데 영어로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한다. 외국에 10년, 20년 산 사람보다 더 잘한다. 중국어도 잘한다.
어느 날 간증을 들었는데 새벽 3시에 일어나서 중국어로 두 시간 Q.T.를 하고, 5~7시까지 영어로 Q.T.를 한단다. 하나님이 주신 재능을 영어와 중국어로도 간증하고 노래하도록 준비한 것이다. 그렇게 준비가 되자 미국 NBA에서도 노래를 불렀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을까? 준비되었기 때문이다.
연구하는 사람이든 예술을 하는 사람이든 각자 자기 분야에 specialist,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
그러나 21세기 리더는 generalist로 어느 정도 다른 분야에 대해서도 알아야 한다. 21세기를 통합의 시대라고도 하는데 자신의 분야와 다른 분야를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독서를 할 때 옛날에는 I-reading을 하였다. I-reading은 자기 분야와 전공 분야만 관심을 두고 읽었다. 현대는 H-reading으로 바뀌었다. 음악을 하는데 자신의 분야와 다른 미술 분야 책을 읽는다. 그러면서 자신의 분야 ‘I’와 다른 분야 ‘I’를 연결하여 ‘H’형 리딩을 통해 더 생산적인 결과물을 내놓는다.
현대에 미술만 잘해서는 안 되었다. 미술을 하는 사람은 철학적으로 해석해내고 프레젠테이션을 잘해야 한다. 그림을 그리고 나면 얼마나 잘 설명하고 전달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림은 잘 그렸는데 “모릅니다, 그냥 느낌으로 그렸습니다!” 이렇게 말하면 그림은 잘 그렸는지 몰라도 소통의 부재로 그 가치를 전혀 풀어내지 못하는 화가로 인식되었다.
21세기는 X-reading을 해야 한다. X-reading은 무작위로 읽는 것이다. 자신의 분야와 상관없는 분야도 읽는 것이다. 건축하는데 음악에 대한 글을 읽고, 천문학을 전공하는데 지질학에 관한 글도 읽어 나가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새로운 것을 creative 하게 재창조하는 것이다.
지력을 갖추고 전문성을 갖기 위해서는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책을 읽은 뒤에는 기록해야 한다. 1년에 책을 10권 정도 낼 수 있었는데 그런 이유는 자료를 정리해 두었기 때문이다. 나는 설교와 강의 할 때마다 녹음한다. 스스로 어느 곳에 가서 메시지를 나눌 때도 녹음을 한다. 여러 번 강의한 것을 다시 듣고, 나중에 보완한다.
이 리더십 강의도 여러 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했다. 대전에 육군, 해군, 공군이 연합되어 있는 계룡부대에서 군 장교들과 교회 교사들에게 나누었다. Next 세대 Ministry 세미나 때 서울, 대전, 부산, 광주에서도 강의했다. 평신도 리더들 모임에 초청을 받아 여러 곳에 가서 나누었다. 주일학교 교사들에게도 나누었다. 장소와 대상에 따라 강의가 조금씩 달랐다. 이런 강의들을 취합해서 다시 업그레이드한다.
그럴 때마다 녹음하고, 기록을 하므로 이 내용을 책으로도 낼 수 있는 것이다. 요즘은 매일 아침 묵상한 말씀을 기록하고, SNS에 나눈다. 1년이면 365개 묵상 노트, 3년이면 1,000개의 묵상 노트를 갖게 된다. 설교와 강의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한 것은 기록을 하기 때문에 그렇다.
사역하면서 기록을 하고, 자료를 모았다. A4사 이즈로 180페이지 정도의 청년 사역 매뉴얼이 작성되었다. A4 사이즈로 167페이지 정도로 매뉴얼을 정리하여 필요하다고 하는 분들 3,500여 명에게 나누었다. 영어예배 자료도 3,500여 명에게 나누었고, 양육시리즈 내용은 6,500여 명에게 나누었다. 기록하고, 자료를 정리하였기 때문에 나눌 수 있었다. 올해는 기도양육교재를 나눌 것이다. 사실, 작년에 나누려고 하였는데... 늦어지고 있다. 올해는 꼭 나눌 것이다.
설교할 때, 혹 짧은 강의를 나눌 때도 기록하고 나누어야 한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런저런 생각을 모아서 순금이 묵상 시리즈로 나누고 있다. 사역적 내용은 Next 세대 Ministry 페이스북에서 나누고 있다.
유학 시절에 했던 설교를 본 적이 있다. ‘아, 내가 이렇게 설교했나?’ 깜짝 놀랄 때도 있고, ‘아, 이렇게밖에 설교 못 했나?’ 실망할 때도 있다. 이렇게 감사하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한 것은 기록하였기 때문이다. 자신의 분야에 전문성을 가지고, 그 내용을 나누려면 머릿속에만 가지고 있지 말고, 기록하고 더 나누고, 업그레이드도 해야 한다.
자신의 분야에 전문가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한 가지 더 노력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다른 전문가들과 함께하려는 노력이다.
최근에 나온 ‘블랭크’라는 기업이 있다. 블랭크라는 기업은 몰라도 ‘악어발팩’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악어발팩, 마약 베개 이런 것을 만드는 회사가 블랭크이다. 30대 초반의 사장이 만든 회사로 1년 매출액이 1,500억 이상이다.
이 기업은 물건만 열심히 만들지 않았다. 사람들이 필요할 것 같은 물건을 더 잘 업그레이드 시켜 만들고, 1분짜리 영상광고를 통해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에 올려 구매하도록 했다. 예를 들어, 각질 제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고 ‘악어발팩’ 제품을 9,800원에 내놓았다. 그런데 놀랍게 141만 개를 팔았다. 엄청난 금액을 벌었다. 마약 베개도 마찬가지로 대박을 터트렸다.
지금은 직원이 100명이 넘는다. 30대 초반의 사장은 더 많은 전문가를 모집하고 있고, 그 전문가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매달 200만 원씩 적금을 2년 동안 넣어 준다. 2년 후 만기가 되면 4,800만 원의 통장을 쥐여 준다. 전세금과 집 자금을 1억, 2억을 대출해 준다. 그래서 회사 근처로 올 수 있도록 한다. 그리고 상당한 성과급을 준다. 1년에 매출이 올라가면 매출이 올라가는 대로 보너스를 더 준다.
젊은 사장님의 꿈은 세계에서 제일 좋은 유치원을 만들어서 직장에 오는 사람들이 아기를 안전하게 맡기고 하루 종일 편하게 일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해외에 여행할 수 있는 여행 티켓을 주면서 쉬게 하는 것이다. 전문가를 정말 귀하게 보는 사람이다.
그 사장도 대단하지만, 전문가를 아주 귀하게 여기다 보니 회사는 더 성장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공동체는 이런 노력을 해야 한다. 정말 한 분야에 전문가를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럴 때 더 풍성한 열매를 맺는다.
자신이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고, 전문가가 되었더라도 협력하지 못하고, 다른 전문가와 함께하지 못하면 멀리 가지 못한다. 더 풍성한 열매를 맺지 못한다.
김영한 목사(품는 교회 담임, Next 세대 Ministry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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