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문안교회(담임 이상학 목사)가 14~16일(3일간) 본당에서 ‘소망의 이유가 무엇인가?’(벧전3:15)라는 주제로 2022 봄 부흥사경회를 개최한다. 16일 오전엔 임영수 목사(전 영락교회 담임, 모새골 설립)가 ‘선하시며 인자하신 하나님’(시편 23:1~6)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임 목사는 “하나님의 이미지가 아름답게 두 가지로 묘사된다. 하나는 선한 목자상의 하나님을 묘사하며, 또 다른 하나는 나그네를 친절하게 대접하는 인자한 집주인 상으로 묘사된다”며 “본문의 시에선 하나님의 백성을 양으로, 하나님을 선한 목자로 묘사한다. 예전 유대인의 생업은 농업이 아닌 유목이었으며 주로 양을 길렀다. 그들의 부는 양의 수에 따라 평가되었다”고 했다.
이어 “그 당시 관습에 따르면 지역별로 공동 양 우리를 만들어서 각 지역 소유주들이 한 우리에 넣어 관리했고, 목자는 자기의 양들을 먹이기 위해 양 우리에서 자기의 양을 불러내곤 했다”며 “목자는 자기의 양을 불러 목초지를 찾아 마을에서의 쉼과 보호로부터 멀리 떠나 장기간 광야의 여행길에 오른다. 인적이 없는 넓은 공간에서 목자와 양떼는 철저히 고립되곤 한다. 거기에는 예상치 못한 강도와 야생동물, 모래폭풍, 식수부족 등 위협적인 요소들이 잠재된다. 양의 최소한의 필수품은 음식과 물, 안전과 구조, 맹수의 위협으로부터의 보호, 머물 장소이다. 이러한 필수품은 양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 오직 목자를 통해서만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본문 시에서 ‘부족함’은 단순히 물질적 부족만이 아니라 영과 정신, 심리적인 부분을 다 포함한다”며 “이러한 결핍을 채워 주실 수 있는 분은 선하시며 인자하신 목자와 집주인과 같으신 하나님이심을 말한다”고 했다.
이어 “본문 시에서는 목자가 양들의 결핍을 구체적으로 채워 가는 과정이 자세히 묘사된다. 2절에 ‘푸른 풀밭’은 매우 안정된 목초지를 말한다. 그런데 양은 겁이 많아 흐르는 물을 먹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목동이 개울을 발견하면 물곬을 파서 웅덩이를 만들어 양들을 먹인다. 풀과 물이 있어도 양들은 주위의 맹수들이 있을까봐 갈팡질팡한다. 목자는 이 사실을 잘 알기에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양들에게 푸른 풀밭과 잔잔한 물을 제공한다. 양들은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워진 상태에서 최고의 음식과 자신 있게 마실 수 있는 물로 만족을 느낀 후에 먹은 풀과 물을 소화시키기 위해 자리를 잡고 눕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양들에게 제공되는 목초와 물은 절대 필요하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양들이 먹고 마실 수 있는 푸른 풀밭과 잔잔한 물이 되기 위해선 목자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목자의 보호가 있어야 한다. 이처럼 하나님의 백성이 사는 현실에서 쉼과 평안이 하나님과 함께 하는 곳에서 제공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시편에는 주위 상황이 어렵거나 개인적으로 곤고할 때 ‘여호와께 피한다’는 표현이 많이 나온다. 이것은 세상을 도피한다는 것이 아니라 여호와께 피하여 새로운 힘을 얻고, 다시 세상을 나아간다는 뜻을 포함한다”며 “세속 사회의 분주함과 소란함, 염려와 불안의 일상에서 푸른 풀밭과 잔잔한 물가는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이다. 때때로 우리가 주님의 성전에 나와 기도하고 예배드리는 이 시간이 우리에게는 그러한 의미가 될 수 있으며, 집에서 골방을 만들어 놓고 때에 따라 조용히 하나님과 대화의 시간을 가질 때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임 목사는 “하나님께 대한 깊은 목마름과 동경은 단순히 물질적인 것으로만 채워지고 만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영적 차원의 그 이상이 있다. 우리는 먹을 것과 입을 것이 다 풍족해도 고갈과 결핍 속에서 방황하게 된다. 돈이 많은 사람은 그러한 고갈과 결핍이 심할 때는 필요없는 물건을 자꾸 사고 바꾸는 것으로 채우려고 한다. 그러나 그럴수록 미궁으로 빠지게 되고, 무언가에 중독이 된다”고 했다.
이어 “선한 목자는 자신의 양을 버리는 법이 없다. 본문에서는 자기의 이름을 위해 의의 길로 인도한다고 말한다. 본문 3절엔 중요한 사건이 나오는데, 바로 영적 소생함을 말한다”며 “영혼의 소생함에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길을 새롭게 발견하게 된다. 그 길로 하나님께서는 사랑하는 백성들을 인도해 가신다. 영혼의 소생함을 얻게 될 때, 똑같은 대상이 달리 보일 수 있고, 무거운 짐이 가볍게 느껴지며, 두려움의 대상이 아무것도 아니게 보여 지는 변화와 기적을 경험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본문에는 목자의 다른 배려가 숨겨져 있다. 목자는 양을 몰 때 몽둥이로 하지 않고, 목자가 앞서 가면서 양들을 인도해 간다. 그래서 양들이 앉았다가 일어나게 되면 목자가 앞에 섰음을 의미한다”며 “목자가 양떼를 인도해 가는 과정에는 높은 언덕, 지나가기 어려운 협곡, 넓은 평원과 맹수의 위협이 있다. 때때로 양들 가운데 몇 마리가 대열에서 일탈하여 마음대로 가게 된다. 목자는 그것을 발견했을 때 나머지 양들을 한 자리에 앉혀 놓고, 잃어버린 양의 울음소리를 목자는 알아듣는데, 울음소리가 나는 쪽으로 계속해서 추적해 위험에 빠진 양을 구출해서 상처를 씻겨주고, 함께 걸을 수 있도록 기다렸다가 출발을 한다”고 했다.
그는 “본문 4절에서 ‘음침한 골짜기’라는 죽음의 골짜기가 등장한다. 그 곳은 위험이 따르기에 골짜기를 빠져 나오기까지 죽음의 공포에 휩쓸린다. 언제 닥칠지 모를 위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길을 지나간다”며 “우리 인간은 자연의 일부임으로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생애 여정에서 노쇠, 사고, 질병이라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를 통과해야 한다. 신분과 재력을 떠나 이 골짜기는 인생이라는 순례 여행에서 반드시 통과해야 한다. 통과하는 과정에서는 누구도 함께 할 수 없다. 그래서 외롭고 두려운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유일하게 함께 하시는 분이 있다. 그분이 선한 목자이신 하나님”이라며 “우리의 인생은 살다가 무덤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의 생은 태어나기 전과 과거, 현재, 미래, 영원의 시간까지 포함되어 있는데, 그 영혼의 시간 속에 하나님이 일상에서 함께 하시면서 누구도 함께 하지 못하는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에 서 계신다”고 했다.
이어 “본문 5절에는 하나님을 인자한 집주인으로 묘사한다. 원수를 피해서 도망쳐 온 사람, 혹은 먼 길을 가다가 지친 나그네를 마다하지 않고, 친절하게 영접하는 집주인, 집을 뛰처 나간 아들을 아무런 책임을 묻지 않고 받아주는 집주인”이라며 “머리에 기름을 붇는 것은 존귀한 존재로 나를 보신다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소외된 세상에서 우리를 품어 주시며, 어떤 권력의 위협이나 고난에서도 무서워하지 않고 우리에게 위로를 줄 수 있는 분”이라며 “이러한 하나님을 떠나 우리는 어떻게 살 수 있겠는가. 우리는 우리의 친구 되시며 목자 되시는 하나님을 믿는 백성으로서 긍지를 가지고 (시편의 기자처럼) 기뻐할 수 있어야 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길고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시92:12~15)라는 제목의 마지막 강연으로 부흥사경회 모든 일정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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