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리더에게 필요한 요소는 ‘결단력’이다. 결단력 있게 나아가려면 가지치기를 잘해야 한다. 가지치기를 잘하기 위해서는 리더로서 공동체를 세워 갈‘우선순위’를 정하고, 단순화해야 한다.
바울도 방향성이 없는 싸움은 무의미하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내가 달음질하기를 향방 없는 것같이 아니하고 싸우기를 허공을 치는 것같이 아니하여”(고린도전서 9:26).
우선순위란 어떤 목표를 향해 먼저 집중해야 할 것을 결정하고 나아가는 것이다. ‘공동체가 어떤 일을 할 것인가? 그 일을 해서 어떤 결과를 얻을 것인가?’이런 목표와 목적이 있을 때, 어디에 재정, 인사, 시간을 투자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리더는 끊임없이 선택해야 한다. 리더십은 축복이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끊임없이 결정하고, 선택해야 하는 의무와 책임이 있다. 아무리 위임을 하고 공동체를 같이 만들어가는 것이지만 리더로서 반드시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래서 결정하고 선택하는 것이 때로는 곤욕스럽기도 하다.
사람은 B에서 D의 인생을 산다고 한다. 즉, Birth와 Death, 그 사이에 Choice를 하면서 산다는 말이다.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에 따르는 책임을 져야 한다. 잘되든 못되든 그 결과에 대해서 자신이 감수해야 한다.
리더가 결단력이 있다는 말은 단지 우선순위를 정하고, 선택을 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시작하기 전에 어떤 쪽으로 결단을 하였는지 나누어야 한다. 그리고 진행 과정 중에 단계별로 진행되는 과정을 알려 주어야 한다. 그리고 진행하면서 변경되거나 수정 보완되는 부분도 소통해야 한다.
결단력이 있다고 독불 장군식으로 자신만 알고, 자신의 방법대로만 밀고 나가는 것은 문제가 된다. 반면에 팔로워들도 수동적으로 방향성과 진행 과정이 어떻게 되는지 들리기만을 기다려서도 안 된다. 리더에게 물어봐야 한다. 같이 만들어 가려고 해야 한다. 성숙하지 않은 멤버는 리더에게 묻지 않고 알려주지도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멤버로서의 역할 중 하나는 소통을 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같이 동참하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소통은 때론 시간이 걸린다. 맞춰가는 과정에 고통이 따를 수도 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계속 나누고 고민하면 무성했던 가지들이 사라지고 같은 방향으로 갈 수 있는 길이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해야 할 일만 주고 그 결과만 받기보다는 어떻게 진행되는지 서로 챙겨야 한다.
리더는 생각하는 것을 나누어야 한다. 그리고 계속 멤버들의 생각과 진행 사항들을 서로 심도 있게 나눠야 한다. 정말 어떤 일에 미쳐 있는 사람은 누구를 만나도 자신이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하는 일과 앞으로 할 일을 나눈다. 제정신이 아니다. 한 사람이라도 자신이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고 집중하는지를 나누기를 소원한다.
이렇게 리더는 가야 할 방향을 알고, 그 길로 나가지 못하게 하는 것이 있으면 가지치기를 해야 한다. 혹 다른 길로 가면 멈추고 다시 원점으로 와서 목표에 맞게 다시 초점을 맞추고 나아가야 한다.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공동체의 사명은 바뀌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사명을 이루어 가는 비전은 단계별로 바뀔 수 있다. 확고한 공동체의 비전이 없이 이렇게 저렇게 공동체 멤버들을 몰아간다면 지칠 수 있다. 1년만 진행할 무브먼트는 힘이 없어진다. 무브먼트는 평생 해야 할 가치가 있는 것이어야 한다. 계속 우선순위 없이 이렇게 저렇게 진행하면 어느 순간 가야 할 방향이 사라진다. 리더는 결단해야 하고, 한 방향으로 갈 수 있게 깃을 들어야 한다. 이럴 때 힘이 실리고, 역동성이 생긴다.
운동할 때 중요한 것은 다양한 기술도 중요하지만 오래 운동하면서 갖게 되는 구력도 중요하다. 한 방향으로 밀었을 때 거기에 힘이 실리는 구력은 상당한 파워를 갖게 한다. 한 방향으로 가지만 거기에 엄청난 힘이 실릴 때 강하게 뚫는 저력이 나온다. 이쪽으로 조금, 저쪽으로 조금 움직이면 힘이 빠지고 구력도 생기지 않는다. 한 목표와 목적으로 강하게 끌고 가야 한다.
리더는 과감해야 한다. 그러나 때로는 소심하게 고민해야 한다. 어떤 사람이 진짜 리더인지 아는가? 안 좋은 쓴소리를 해놓고 밤에 집에 들어가서 고심하는 자이다.‘아, 괜찮을까? 너무 세게 말한 것은 아닌가?’
이렇게 고민하는 리더가 공동체 멤버들을 잘 돌볼 수 있다. 진리라고 쓴소리를 하고, 그냥 이렇게 다짐하면 안 된다.‘아, 주님! 감사합니다. 저는 누가 뭐라고 해도 진리를 강력하게 전하고 말겠습니다.’ 진리는 반드시 전해야 한다. 흐트러짐 없이 방향성을 정하고 가야 한다. 그러나 공동체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을 보듬으면서 가야 한다.
리더에게 공의만 넘치고 사랑이 빠지면 폭군이 된다. 또한 사랑만 넘치고 공의를 가르치지 않으면 버릇없는 무리를 만드는 꼴이 된다. 그러나 공의와 더불어 사랑으로 품으면 다른 영혼을 사랑하는 제자를 양성하게 된다.
폭군과 리더는 완전히 다르다. 폭군은 자기 마음대로 하고 만족한다. 거기에 그냥 감사하라고까지 한다. 그러나 리더는 자기가 잘 이끌고 있으면서도 다음 스텝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다.‘올해에는 이렇게 너무나 잘했지만 내년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걸 고민하는 게 리더다. 리더는 스스로 자족하고 자화자찬하는 자가 아니다.
대구에서 청년부를 섬겼을 때 첫해에는 10%, 그 다음에 20%, 그 다음에 30%, 그 다음에 40% 성장했었다. 2년 6개월 만에 1,000명이 넘었다. 1년에 초신자가 태신자 초청예배를 통해 700여 명이 왔다. For You 예배(태신자초청예배)가 1월, 3월, 5월, 7월, 9월, 11월에 6번 있었다. 복음 초청 잔치를 통해서 계속해서 새가족들이 왔다. 학교와 직장을 대구로 오는 지체들과 수평 이동하는 지체들이 800여 명이 되었다. 정착률은 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초신자 중 12주 새가족 과정을 수료하고 정착한 초신자만 1년에 120~150명가량 되었다.
처음에는 우선순위를 기존 신자들에게 두었다. 그러나 어느 정도 안정화가 되고 부흥하면서부터는 전적으로 초신자 혹 태신자에 집중했다. 처음에 예배할 때는 설교를 한 시간 정도 하고, 설교 후 결단 기도를 15분에서 20분 이상하였다. 나중에는 설교한 후 30분이 지나면 반주가 들어와 설교 마무리를 하고, 기도 시간으로 들어가도록 하였다.
청년부 예배는 초신자가 지치지 않고, 더 잘 정착하도록 우선순위를 두었다. 하지만 기존 신자들은 말씀과 기도, 찬양을 더 하고 싶어 했다. 그래서 주일 저녁 7:30분에‘밤에 뜨는 별’예배를 만들었다.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느냐가 공동체 성격을 바꾼다. 그 우선순위에 따라서 개인의 삶이 바뀌고, 공동체의 성격과 조직도 변한다.
처음에 새가족팀은 하나였다. 기신자와 초신자를 같이 교육하고 있었다. 생각해 보라. 처음 교회에 온 사람들과 기존에 교회를 10년 이상 다닌 사람이 같은 교재를 가지고 교육을 받을 수 있겠는가? 너무나 놀랐다. 그래서 내가 과감하게 새가족 담당 교역자에게 리더 5명만 달라고 했다. 선발된 5명 리더와 같이 기신자들을 섬겼다. 처음에는 작은 방에 열 명 정도 모였다.
한두 달이 지나니까 30명, 6개월이 지나니 50명, 1년이 지나나 100여 명이 되었다. 나중에는 기신자 리더를 45명 세웠고, 초신자 리더는 30명이 세워졌다. 그리고 처음 등록하고, 교회를 소개하고, 안내를 담당하는 웰컴팀을 따로 10명으로 구성했다. 웰컴팀은 아무것도 안 하고 예배 들어갔을 때 등록 부스에 쭉 서서 화장실 못 찾는 사람, 어리바리하게 쳐다보는 사람들, 새롭게 온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안내하도록 하였다.
안내해주는 웰컴팀 멤버들은 항상 처음 온 사람들만 섬기게 하고, 예배가 끝나면 새가족 환영실에 온 사람들에게 교회를 소개했다. 떠나기 전에 복음 메시지를 10여 분 듣게 하였다. 기존 신자라 할지라도 교회에 한 번 온 후 다시 안 올 수도 있다. 마지막이 될 수 있기에 10분의 복음 메시지를 통해 주님을 영접하도록 하였다. 천국에 대한 소망을 품게 하였다.
이렇게 우선순위가 결정되면 방향성과 흐름이 생기고, 섬김이들이 그 우선순위에 따라 차근히 세워지고, 섬기게 된다.
김영한 목사(품는 교회 담임, Next 세대 Ministry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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