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회장 최이우 목사, 이하 한복협)가 14일 서울시 마포구 소재 신촌성결교회(담임 박노훈 목사)에서 개최한 월례회에서 ‘2022년 제20대 대통령 선거에 즈음한 한복협의 입장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복협은 “2022년 3월 9일 제20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다. 한국 기독교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기에 대해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놓고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며 “한국복음주의협의회는 이런 상황에서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서,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이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한국교회에 밝힘으로써 한국 기독교인들의 바람직한 정치 참여에 기여하고 아울러 한국 사회에 한국 기독교인의 입장을 알리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먼저 한국복음주의협의회는 그 구성원이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는 기독교인들이며, 대한민국의 헌법을 한국사회 최고의 권위 있는 기준으로 삼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것을 밝힌다”며 “그리고 우리는 성경적 가치와 충돌하지 않고, 충실한 기독교인인 동시에 책임 있는 국민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한복협은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한민족은 서구 기독교를 배경으로 형성된 근대 민주주의를 받아들여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들었다. 기독교가 이 땅에 들어오면서 복음과 함게 민주주의를 전파하였고, 기독교인들은 우리나라가 전제국가가 아니라 민주공화국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했다”며 “이런 사상은 특히 미주에 사는 우리 기독교 동포들로부터 구체화되기 시작하여 1919년 3.1운동 직후 상해에서 만들어진 대한민국 임시헌장 제1조를 통해 문서화되었다. 1948년 기도로 시작한 제헌국회라는 바로 이런 임시정부의 정신을 계승하여 헌법 제1조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고 명시하였다. 그래서 한국 기독교는 하나님이 우리에게 대한민국을 허락하심을 감사하며 대한민국을 통해서 세계복음화와 아시아의 민주화가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기독교는 처음부터 기독교인들의 정치 참여가 갖고 있는 복합적인 문제를 잘 이해하고 있었다. 중세 교회는 지나친 정치 참여를 통해서 교회의 세속화를 가져왔다. 한편 종교개혁 당시의 재세례파는 지나치게 정치참여를 부정하여 기독교를 사회와 철저히 분리되게 만들었다. 18세기 말 미국은 독립과 함께 하나님을 믿는 신앙은 보편적으로 인정하지만 특정 교파(혹은 종교)를 국교를 만드는 것을 반대하는 동시에 개인의 신앙에 국가의 개입을 금지하는 신앙의 자유를 주장하였다”며 “이런 미국의 헌법 정신은 기독교를 국가 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시민사회의 중심이 되게 하였다”고 덧붙였다.
또한 “한국에 온 초기 선교사들은 정교분리 원칙에 입각하여 교회의 직접적인 정치 참여는 부정하였으나, 신자들 개개인의 정치 활동에 대해서 교회가 간섭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혀 한국교회 신자들의 정치 참여를 위한 공간을 넓혀 주었다”며 “한국 기독교는 이런 원칙에 입각하여 서재필, 이승만, 안창호, 김구, 김규식, 조만식과 같은 위대한 독립 운동가들을 배출하였고, 3.1 운동과 독립운동에 수많은 기독교인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함으로써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고 했다.
특히 “해방 후 기독교 신앙 자체를 부정하는 북한의 공산정권 아래서 장로교와 감리교는 기독교자유당이라는 정당을 만들어 공산주의와 본격적인 투쟁을 시도한 적도 있다. 하지만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남한에서 한국교회는 교단적 차원에서 직접 정당을 만들어서 정치에 참여하기보다는 독립촉성국민회와 같은 단체에 성직자와 평신도 구분 없이 기독교인 개개인이 참여하도록 하여 오늘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했다”며 “정부 수립 이후 한국 기독교인들은 한 사람의 국민으로서, 그리고 하나님의 뜻을 이 땅에 실천하려는 기독교인으로서 다양한 방법으로 정치에 참여하였다. 한국 기독교인들은 한편으로 북한의 남침 야욕에 맞서 대한민국을 지키는 안보에 앞장섰고, 다른 한편으로는 독재에 항거하여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는 민주화운동을 주도하였으며, 한반도 전체에 자유민주주의에 기초한 복음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도했다”고 했다.
한복협은 “이런 역사적인 배경을 가진 한국 기독교인들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국민의 가장 중요한 임무가 좋은 지도자를 선출하는 일임을 인식하고, 다가오는 대통령 선거에 적극 참여하여 바른 지도자가 선출될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한다”며 “참된 지도자는 모든 권력의 한계를 분명히 깨달아야 한다. 동시에 오늘의 대한민국 지도자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국민 개개인의 인권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자유 우방과 연대하여 적대 세력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고, 시장을 활성화하여 경제를 발전시키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자유 민주적 기본 질서에 입각한 평화 통일을 이루며, 하나님이 우리에게 주신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관리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각 후보의 정책이 기독교적인 가치를 얼마나 중요하게 반영했는가를 살펴보아야 하며 이것이 지도자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며 “한국복음주의협의회는 지금까지 한국교회가 주장했던 것들을 정리하여 제시함으로써 이번 선거에 참여하는 기독교인들의 선택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첫째, 우리는 모름지기 정부는 헌법상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최대한 존중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종교의 자유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자유이기 때문에 이것을 제한할 때에는 반드시 합리적인 근거와 사회적 공감대를 가져야 한다. 많은 기독교인들은 현재 코로나 정국에서 교회에 대한 법 집행이 공정성을 잃고 있으며 교회가 다른 단체에 비해서 지나친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교회만의 특혜를 요구하지도 않지만 교회만이 지나치게 규제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 한국 기독교는 새로운 지도자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적 가치를 존중해 주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또 “둘째, 우리는 가정이 사회의 가장 기본적인 단위임을 믿고, 건전한 가정을 이루도록 하는 것이 기독교의 가치에 부합한다고 믿는다”며 “성경은 하나님이 사람을 남자와 여자로 창조하셨고, 이 둘을 합하여 한 가정을 이루셨음을 가르친다. 우리는 이것을 부정하는 요소를 담고 있는 ‘차별금지법(평등법) 제정안’이나 ‘건강가정기본법 개정안’이 성경적 가치에 반한다고 믿는다. 한국 기독교는 이런 기준과 다른 입장을 가진 사람들의 입장을 이해하며 그들도 법적으로 사회적으로 불합리하게 차별받지 않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국 기독교는 이런 성경적인 가치가 우리 사회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믿으며 이런 생각을 소신껏 표현할 수 있는 자유가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리고 “셋째, 우리는 정부가 종교계를 한국 사회를 이끌어 가는 파트너로 인정하고 가능한 최대한의 자율성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믿는다”며 “자유민주주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는 사적 영역의 존중이며 개인의 권리의 보장이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학교, 병원, 사회복지기관을 세워 수많은 활동을 해 왔으며 이것은 오늘의 대한민국을 형성하는 데 기여하였다. 하지만 현재 우리의 이런 활동은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을 뿐만이 아니라 그 자율성은 날로 위축되고 있다. 특별히 지난해 통과된 ‘사립학교법 개정 법률안’은 기독교학교의 존립을 위협하는 것이므로 우리는 한국 기독교의 여러 단체들과 더불어 여기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넷째, 우리는 오늘의 대한민국을 형성하는 데 기독교가 미친 기여를 인정하고 이것을 역사 교육과 문화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고 믿는다”며 “현행 역사 교과서는 한국 근현대사에서 기독교의 역할을 지나치게 축소하고 있는데 마땅히 학교 교육은 이것을 시정하여 역사를 공정하게 가르쳐야 한다. 또한 정부의 문화 정책은 주로 전통문화와 민족 문화에 치우쳐서 한국 기독교가 근대 문화를 도입하여 오늘의 한국 사회를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점에 대해서는 소홀하였음을 인정하고 여기에 대한 새로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복협은 “이번 선거에서 우리의 선택이 중요한 까닭은 현재 한국 사회가 처한 심각한 위기 때문”이라며 “북한이 핵을 가지고 위협하는 상황에서 우리의 안보 태세는 매우 불안하다. 차기 대통령은 우리의 국방력을 강화하고 한미 군사 협력을 철저히 해서 대한민국을 보다 안전한 나라로 만들어야 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맞고 있다”고 했다.
이어 “차기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인 삼권분립을 더욱 잘 지켜야 하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 권력을 행사해야 한다”며 “현재 동북아시아는 중화인민공화국의 부상으로 자유 민주 질서가 심각한 도전을 받고 있다. 차기 대통령은 한미관계의 강화와 자유세계와의 연대를 통하여 대한민국을 재도약시키고, 자유 민주적 질서에 기초한 복음 통일과 아시아의 민주화와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우리는 한편으로 정파적 이해에 휩쓸려 교회를 특정 정권의 도구로 만들려는 유혹에 빠지지 말아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현실 도피적인 자세에 빠져 하나님이 이 땅에 구현하시려는 뜻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는 정치가 교회를 이용하려는 속성을 갖고 있음을 알고 이것을 경계해야 하지만 정치가 바로 이루어질 때 가장 효과적으로 하나님이 원하시는 일이 성취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대통령 선거에 적극 참여해서 우리의 권리를 행사하고 의무에 충실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한국복음주의협의회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이런 정치의 순기능이 드러난 우리 조국 대한민국이 한 단계 발전하여 아시아의 민주화와 세계 복음화에 기여하는 계기가 만들어지기를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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