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알고자 마련된 제1회 ‘리버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22일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열렸다.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총 360여 편의 영화가 출품된 이번 영화제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성금으로 운영된다.
주최 측은 “홍콩 시민들의 민주화 투쟁, 미얀마 군부 쿠데타에 맞서 문화와 예술로 저항하고 있는 미얀마 Z세대들의 모습 등 국제적인 이슈들을 다룬 작품들이 주로 출품됐다”고 했다. 최우수 장편 다큐멘터리 수상작 후보작에 오른 ‘홍콩본색’(Black Bauhinia), ‘천사들의 보랏빛 타나카(The Purple Thanaka of the Angels)’ 등이 그것이다.
영화제 발기인 대표인 송종환 전 파키스탄 대사는 환영사를 통해 “자유는 외부의 간섭 없이 개인이 자유롭게 행동하고 사고하는 천부인권으로서 어느 누구도 박탈할 수 없다. 만일 자유가 있다면 거저 주어진 게 아니”라며 “이번 국제영화제는 자유를 지워버리려는 세력에 맞서 자유와 인권의 가치를 올바르게 세우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후원한 전 세계적으로 유례 없는 영화제다. 자유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를 넓혀가기 위해선 오늘 모임이 작은 시작이 돼서 해마다 개최돼 세계 유수의 영화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석우 북한인권시민연대 이사장은 축사에서 “1920년대 인도 유명한 시인 타고르는 조선을 동방의 등불이라고 했다. 북한·중국·티베트 등 동아시아 지역에선 자유와 인권이 뒤떨어진 곳이 많은데, 이번 영화제가 자유와 인권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등불이 될 것으로 믿는다”며 “동아시아의 자유와 인권의 등불을 키워가는 영화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진 영상축사에서 수잔 숄티 미국 북한인권운동가는 “지금 세계 많은 나라들 중에서 북한엔 고통 받는 사람들이 많다. 자유와 인권의 신장에 기여할 수 있는 이번 영화제의 개막에 감사하다”며 “지금 세계 곳곳에는 북한뿐만 아니라 인권 신장을 위해서 더욱 노력해야 하는 나라들이 있다. 자유가 억압받고 인권이 유린되는 세계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가 되는 영화제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또 가와사키 에이코 북한인권운동가는 “나는 일본에서 재일동포로 태어나 북송선을 타고 북한으로 끌려가 아무런 권리나 자유도 없는 시간을 43년이나 보냈다”며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몸서리가 쳐온다. 다음세대들에게 더 나은 세상을 물려주기 위해서 이 영화제가 성공리에 끝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기중 전남대 인류학과 교수는 “인공위성이 전 세계의 야경을 찍은 사진을 보니 동아시아 지역에선 남한은 밝고 북한은 어두컴컴했다. 전 세계 야경 지도가 곧 인권과 자유에 대한 표지”라며 “이번 영화제가 전 세계 자유와 인권 신장을 알리는 영화제가 바란다”고 했다.
이날 영화제 개막식에선 출품작 360여 편 가운데 20개 작품이 수상했다. 영화는 22일부터 27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볼 수 있다.
다큐멘터리 ‘김일성의 아이들’ 감독인 김덕영 집행위원장은 “수상 기준은 영화적 완성도가 떨어져도, 자유의 가치를 원색적으로 드러낸 영화들에 배점을 많이 줬다”고 했다. 이어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역설적으로 그것을 잃어버렸을 때 그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 북한에서 살다 탈북한 뒤 대한민국에서 정착 중인 이들이 자유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절실히 느끼는 것은 그런 이유일 것”이라며 “여전히 세계 곳곳에는 자유와 인권이 침해받고 있으며, 자유의 가치를 지워버리려는 자들에 맞서 자유의 소중한 가치를 지켜낸 영화제로 기억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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