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학술원(원장 김영한 박사)과 온누리교회(담임 이재훈 목사) 통일위원회(위원장 우승구)가 ‘한반도 복음통일을 위한 교회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12일 오후 양재 온누리교회 화평홀에서 ‘2021 한반도 통일포럼’을 개최했다.
먼저 우승구 위원장은 환영사에서 “하나님 안에서 우리가 먼저 하나 돼야 한다. 이 세미나를 통해 통일에 대한 한국교회의 협력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했다. 이재훈 목사는 영상축전에서 “한반도를 향한 하나님의 놀라운 계획이 있을 것이다. 북녘 땅의 인권유린과 부자유가 하나님의 역사로 치유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회복되기를 바라면서, 동시에 남한의 탐욕을 철저히 회개하자”고 했다.
이후 기조발제자로 나선 김영한 박사는 “지난 9월 24일 문재인 대통령은 제76차 유엔총회에서 종전선언을 제안했다. 거꾸로 종전선언을 비핵화의 출발점으로 본 것”이라며 “이에 다음날인 25일 북한 김여정 위원장은 북핵 인정과 한미동맹 해체, 대북 제재 해제 등을 남측에 요구하고 나섰다. 그러나 문 정부는 북한정권의 기호에 맞추는 통일정책이 아니라 북한 주민의 인권 향상 정책으로 선회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30년 전 동독이 서독에 흡수통일된 것은 서독의 자유와 인권을 중시한 통일정책 때문이다. 서독은 동독 정권에 비위를 맞추는 정치적 선언이나 협상보다는 실질적인 동독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한 통일정책을 폈다”며 “특히 서독 정부는 동독의 반체제 인사들을 데려오는 데 많은 배상금을 지불하거나 서독교회를 통해 동독교회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했다.
또한 “전 독일 수상 슈미트나 헬무트 콜은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졌을 때도 ‘예견하지 못했다’고 말했을 정도로 통일은 갑작스레 찾아왔다. 그러나 독일 정부는 정치적 아젠다보다 동독 주민들의 인권 개선에 집중했었고, 그 결과 통일은 동구권의 붕괴 가운데서 하루아침에 선물로서 다가온 것”이라며 “통일이란 정치지도자들의 정략적 담판이 아니라, 통일의 여건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그는 “헬무트 콜 수상은 베를린 장벽 철폐를 디딤돌 삼아 대외적으론 영토 내 주둔군인 소련에 철수를 위한 재정부담을 했고, 미국 레이건 대통령에게서 전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동시에 영국과 프랑스로부터 독일 통일에 대한 찬성 입장을 얻어냈다”며 “내부적으론 서독·동독 마르크화의 1:1 맞교환을 허락함으로써 경제적 통합을 이뤄냈다. 한국 정부 당국자와 교회 지도자들은 한반도의 돌발사태를 통일과 연결시킬 수 있도록 상시적 매뉴얼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발표자로 나선 김상수 목사(대전온누리교회)는 “한국교회에서 통일은 우상화된 측면이 있는데, 준비되지 않은 통일은 언제나 부작용이 뒤따른다. 정지·경제적 통일에만 치중한 독일은 통일된 지 30년이 지난 현재는 ‘동독 주민의 2등 시민이라는 낙인’, ‘독일교회의 쇠락’ 등이 뒤따르고 있다”며 “그렇다고 남북한의 독립적 체제에 대한 주장도 옳지 않다. 하나님 나라는 분열이 아니라 화합이자 샬롬”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법과 제도의 통일보단 하나님 나라 관점을 견지한 ‘사람과 마음의 통일’이 우선돼야 한다. 94년 김일성 주석의 죽음 이후 북한 정권은 핵무기 개발에 치중한 결과, 북한 주민 300만 여명이 아사했다. 이 때 탈북민이 남한으로 쏟아져 나왔고 현재까지 탈북민은 3만 3천여 명”이라며 “그러나 한국사회나 교회조차 탈북민을 사람으로 대우하는 데 부족했고, 보수·진보 정권의 교체 마다 통일선교의 지속성은 훼손되기도 했다. 탈북 직후 입소하는 하나원에서의 교회 출석율이 일반 한국교회로 출석하면서 약 90%에서 10%로 급락한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한국교회가 탈북민을 진심으로 대했는지 되물어야 할 지점”이라고 했다.
또 발표자로 나선 허원희 목사(남양주온누리교회)는 “탈북민 전도는 먼저 경제적 구제에 힘써야 한다. 이후 전도에 있어 단순한 복음 선포보단 친구 맺기에 주력하면서 이후 예배 공동체로 초청해야 한다. 탈북민과의 성경공부는 친구로서 다가서면서 낮아짐의 영성으로 무장해야 한다”며 “예로 함께 목욕탕에 가서 때를 밀어준 우리교회 집사님의 친근함에 한 탈북 청년은 마음을 열고 교회에 계속 출석하기로 했다. 탈북민은 단순 전도 대상이 아니라 그들의 의견을 늘 경청하면서 스스로 교회 사역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자”고 했다.
허 목사는 “1:1 말씀 양육 교재로는 탈북민 강디모데 전도사가 지은 ‘예수 제자’를 추천한다. 이는 교리의 문제보다 예수 앞에서 자신의 정체성, 예배 공동체 등 탈북민이 갖는 궁금증 해소에는 매우 탁월하다. 무엇보다 양육자는 양육 과정에서 탈북민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심층 인터뷰에서 강 전도사는 내게 통일 이후 남한 출신 목사도 북한에서 복음을 전할 때, 예수의 영성으로 복음을 전한다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했다”고 했다.
구혜미 목사(온누리교회 한터공동체 차세대 담당)는 “탈북 배경을 지닌 차세대를 통일 지도자로 양육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들은 성인 탈북민에 비해 삶의 탄력성이 높아 양육에는 유효하다. 하지만 이들이 남한에서 겪는 정서적·경제적 어려움을 참작한 전방위적 개인맞춤형 교육지원이 뒤따라야 한다”고 했다.
또한 “남한 교회 청소년들에게 시행하는 통일 교육은 성경적 가치관을 기초로, 재정과 인력풀을 갖춘 대형교회가 통일 교육 콘텐츠의 개발과 보급에 앞장서야 한다”며 “그간 사회적 지탄을 받은 한국교회가 이 시대와 민족을 섬길 수 있는 중요한 영역은 통일과 분단 극복 문제”라고 했다.
패널로 참석한 김중식 목사(사랑교회 원로)는 “지금 한국교회는 그동안 했던 통일선교에 대한 장·단점을 잘 따져 이를 기초로 지속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국교회의 통일운동은 북한 영혼의 구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히 하나원 소속 탈북민들의 교회 출석률이 감소한 것은 남한 자본주의로 세속화된 측면도 작용한다“고 했다.
이후 진행된 2부 발제 순서에는 양호승 회장(전 월드비전 회장), 서경남 목사(인천온누리 담당), 한충희 본부장(두란노해외선교회)이 참석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