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12일 오전 7시 서울 종로구 소재 종교교회(담임 최이우 목사)에서 ‘세계교회의 흐름과 한국교회의 방향’이라는 주제로 월례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1부 기도회는 원성웅 목사(한복협 중앙위원, 기감 서울연회 전 감독)의 사회로, 정성진 목사(한복협 지도위원, 거룩한빛광성교회 은퇴)의 설교, 박노훈 목사(한복협 회계, 신촌성결교회 담임)의 ‘코로나19 종식’, 박진탁 목사(한복협 중앙위원,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장)의 ‘한국교회’를 위한 기도, 합심통성기도 순서로 진행됐다.
설교를 맡은 정성진 목사는 ‘치우치지 말라’(신28:12~14)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정 목사는 “성경에 ‘좌로나 우로나 치우치지 말라’는 말씀이 열 번 정도 나온다. 이스라엘 백성들과 왕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영적으로 새 이스라엘이 되었고, 왕같은 제사장이 된 그리스도인들에게 하신 말씀”이라며 “인간은 본래 다 치우쳐 있다. 완벽한 비율과 대칭을 이룬 미인도도 자세히 보면 치우쳐 있다. 그런데 치우치는 것을 그대로 두면 점점 한쪽으로 기울어진다. 그러기에 치우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몸뿐만 아니라 정신과 신앙까지도 치우치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보수는 국가와 자유를 중요시 하며 진보는 민족과 평등을 중요시 한다. 문제는 상대방을 적대시하거나 타도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싸우는 것”이라며 “새는 반드시 두 날개가 있어야 한다. 보수와 진보, 좌파와 우파는 상호보완의 관계이지 타도의 대상이 아니다. 한국사회는 좌우로 치우쳐 진영을 만들고 극심하게 갈등하고 대립하는 것이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교회는 세상을 치유하고 화해시켜야 한다. 목사는 성도들을 치유하고 화목케 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좌우로 치우는 것을 조심하고 세상을 화목하게 하는 평화의 사도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진영논리에 빠져 편을 가르고 분열하고 갈등하는 피로사회 속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상생과 균형과 조화의 마당으로 초청해서 하나님의 은혜와 그리스도의 사랑과 성령의 위로를 전하는 지도자들이 되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서 2부 발표회에서는 박명수 교수(한복협 교회갱신위원장, 서울신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박창훈 교수(서울신대 교회사)가 ‘세계교회의 흐름’, 이은선 교수(안양대 신학대학 교회사)가 ‘세계교회의 흐름에 대한 한국교회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먼저, 박창훈 교수는 “최근의 세계교회의 흐름을 살펴보려고 할 때, 가장 많이 제기되는 말은 바로 ‘남쪽을 바라보라!’는 말이다. 여기서 남쪽이란 남미, 아프리카, 그리고 동남아시아를 의미한다”며 “왜 남쪽을 바라보아야 하는가? 이는 북쪽의 교회들이 정체되거나 줄어들면서 성장의 동력을 잃어버리거나, 세속화의 풍랑 속에서 복음의 본질을 망각하거나, 또는 교회가 사회에서의 영향력을 상실했다는 냉철한 판단에서 나온 것이며, 무엇보다도 남쪽의 기독교는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는 현실의 자각으로부터 생긴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쪽, 다시 말해 서구의 기독교 학자들은 이미 기독교의 미래는 남쪽에 있다는 지적을 하고 있었다”며 “그래서 남쪽의 기독교(Global South)를 아우르는 세계기독교(World Christianity), 다수 기독교 세계(Majority)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계기독교, 특히 남쪽의 기독교의 실체는 실제로 인구통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인구변화에서 그 배경을 짐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통적인 기독교 국가들이 속한 북쪽의 기독교, 즉 유럽과 미국의 기독교는 몇 가지 이유로 성장이 둔화하는 반면, 남쪽 기독교는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서구 중심의 신학을 통해 남쪽의 기독교를 ‘제3세계의 원시적인 모습’일 것이라고 쉽게 규정하는 자세는 이제 지양해야 한다. 교회 역사를 통해, 복음(케리그마) 외에 문화적인 외투는 역사적으로 덧붙여졌다는 점을 깊이 생각하면서 남쪽의 기독교를 열등하게 취급하는 자세를 내려놓고 진지하게 마주하는 자세가 요청된다”고 했다.
또한 “남쪽의 기독교는 이제 자신들의 신앙체험을 표현하는 신학을 자신 있게 표현해야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이제는 남쪽의 교회들이 신학자들을 배출하여 자신들의 교회 역사와 신학이 세계교회사에서 정당한 위치를 차지해야 한다는 사실을 연구 성과물들을 통해 정당하게 주장해야 한다. 북쪽의 주류 영·미 신학자들도 아프리카 교회, 라틴아메리카 교회, 아시아 교회(한국, 중국, 인도, 일본 등)에서 직접 나온 연구 성과물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일상에 대한 불안함으로 한국의 모든 교회가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전부터 제기된 이른바 ‘가나안 성도들’에 대한 문제에 대해서 한국교회는 대안을 모색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세계기독교에서 ‘기독교인의 정의’를 생각하면서, 2015년 통계청에서 실시한 ‘종교인구분포 조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조사에서는 개신교 인구가 10년 전인 2005년에 비해 18.2%에서 19.7%로, 1.5% 증가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증가의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2015년 조사는 전수조사가 아니라, 1천만 명(인구의 20%)에 대한 표본조사였으며, 그 가운데 직접 방문이 51.4%, 인터넷 설문이 48.6%였다”며 “그래서 오차가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또, 개신교에서는 이단들의 숫자가 늘었다는 설명도 가능하다. 나머지 가능성은 ‘가나안 성도들’이 아직도 자신들이 기독교인이라고 표현한다는 설명”이라고 했다.
그는 “그렇다면, 어떤 이유에서인지 지금은 신앙공동체에서 벗어나 있지만, 스스로 기독교인이라는 정체성을 표현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이야기가 된다”며 “이들의 아주 소극적인 고백을 통해서 볼 때, 한국교회의 가능성은 분명히 열려있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은선 교수는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지구촌 기독교(Gloval Christianity)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세계기독교의 흐름을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에 등장한 담론인 ‘지구촌 기독교’라는 용어는 단순히 지리적 의미만을 전달하는 것은 아니다. 기독교의 문화적 차원, 새로운 에큐메니즘의 양상, 특히 비서구 세계에서 제기되는 새로운 신학적 의제를 내포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지구촌 기독교는 이데올로기적, 영토적이지 않고, 중심이 하나이지 않고 여러 개라는 것이다. 상호보완적인 짝개념을 이루는 틀을 통해 개념화를 시도해보면 복수성과 보편성, 특수성과 일반성, 문화상호간(Intercultural)과 문화이행간 남반구와 북반구 기독교의 양상 등”이라며 “이미 북반구가 기독교의 중심이 아니라 남반구로 기독교의 중심이 이동했으며 서로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구촌 기독교라는 표현이 생겨난 것은 최근에 기독교 인구와 선교의 중심지가 남반부로 이동하는 흐름을 반영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서구와 비서구의 관점이 들어 있다. 이와 함께 지구촌 기독교는 전 세계 기독교인들의 통계와 타종교와의 비교 속에서 기독교의 현 위치를 파악하고자 하는 것”이라며 “그러한 측면에서 가장 주목할만한 현상은 지구촌의 기독교의 중심지가 남반부로 이동한다는 것이고 그와 함께 이슬람을 비롯한 타종교와의 비교 속에서 기독교를 이해하고자 하는 것이다. 기독교의 중심부가 남반부로 이동하면서 생겨난 중요한 현상이 오순절 성령운동을 통한 남반부 기독교의 성장과 그러한 기독교 성장이 세계기독교에 미치는 영향과 이슬람과의 충돌가능성”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는 “지구촌 기독교 현상이 발생하면서, 헌팅턴의 문명의 충돌의 시각에서 종교간 갈등이 심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지구촌 기독교는 지금까지의 주류 기독교가 교체되고, 기독교가 지구촌으로 확대되면서 이슬람을 비롯한 타종교와 충돌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그와 함께 사람들이 도시로 집중되면서 매가처치 현상이 지속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에 따라 한국에서도 매가처치 현상이 발생했는데, 현재 한국사회와 신학자들 사이에서는 이에 대한 비판적인 논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렇지만 이것이 앞으로의 방향이라면 그러한 현상의 발생원인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건강한 발전 방향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후에는 질의응답, 회장 최이우 목사의 인사, 강승삼 목사(한복협 국제위원장, 한국세계선교협의회 공동회장)의 축도, 이옥기 목사(한복협 총무, 전 UBF 대표)의 광고 순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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