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여호와의 종 모세가 여호와의 말씀대로 모압 땅에서 죽어” (신 34:5)
하나님이 참 가혹한 말씀을 모세에게 하셨다. 모세에게 약속의 땅을 눈앞에 두고, 그냥 땅을 바라만 보고 죽으라는 명령을 하신 것이다. 이때 모세는 그 말씀에 순종한다. 그래서 약속의 땅 목전인 모압 땅에서 죽는다. 구체적으로 느보산에서 죽는다. 그가 “여기서 죽으라”는 이 말씀을 받을 때가 몇 살인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그는 120세에 죽었는데, 그때 그의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도 쇠하지 않은 상태였다. 다시 말하면 얼마든지 약속의 땅에 들어가서 사명을 감당할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모세의 죽음을 통해서 우리는 하나님께 순종하는 것이 삶의 성공임을 배운다. 여호와의 종은 하나님께 순종해야 한다. 순종이 그의 성공이다. 아담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않았다. 그러나 아담의 실패를 만회하러 오신 둘째 아담 예수님은 하나님께 절대적으로 순종하셨다. 예수님은 하나님으로부터 세상에서 가서 “십자가에서 죽으라”는 명령을 받으셨다. 예수님은 그 명령에 순종하여 이 땅에 오셨고 죽으셨다. 모세와 예수님처럼 죽으라고 할 때 죽는 사람이 진정한 여호와의 종이다. 그러나 많은 주의 종들이 주님께서 죽으라고 하시는 포인트에서 죽지 못한다.
개인적으로 나의 삶에 있어서, 첫 번째로 ‘여기서 죽으라’는 주의 명령이 떨어진 것은 내가 경쟁하는 동료 밑에서 주의 역사를 동역하는 것이었다. 낮아져 나의 영광이 아니라 다른 이의 영광을 위해서 동역하는 것이 바로 죽으라는 명령이었다. 두 번째로 내게 ‘여기서 죽으라’는 명령은 국내 스탭으로 살고자 했는데 해외에 운전사 선교사로 나아가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였다. 그때 주님은 내가 나의 야심에서 죽으라고 하신 것이었다. 그때 나는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정성스레 이력서를 써서 제출했다. 그 후 하나님은 나를 국내 스탭으로 부르셨다. 나는 그 과정에서 주님의 종의 자세를 하나님께 인정받았다.
이제 하나님은 적지 않는 나이에 현재 가진 것과 있는 위치들을 내려놓고 새롭게 개척하는 방향을 주셨다. 나름 안정적인 것들을 내려놓고 나아가고자 할 때 다시 한번 죽음을 경험하는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아브라함이 75세에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 집을 떠나 갈 바를 알지 못하고 가나안 땅으로 가는 심정이 어떠했는지 알 것 같다. 모세가 바로의 공주의 아들이라 칭함을 거절하고 영광과 명예와 안정이 있는 삶을 버릴 때 느낌을 알 듯하다.
나는 이런 일들을 통해서 주님께 순종하는 주의 종의 자세와, 죽음연습을 미리 하는 은혜를 누리고 있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등지고 주님께로 가는 것이다. 이 세상을 사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최고의 성공은 무엇인가? 바로 잘 죽는 것이다. 우리는 언제든지 죽을 수 있어야 한다. 주님이 부르시면 모든 것에 미련을 끊고 주님을 향해야 한다. 주의 종은 언제 주님이 부르셔도 멋지고 과감하게 주님께 갈 수 있어야 한다.
대형교회의 목사님들 가운데 일평생 잘 해왔는데 마지막에 죽지 못해서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그동안 쌓아놓은 평판과 명성을 송두리째 다 날려버린 분들도 있다. 이것을 보면 인생을 잘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잘 죽는 것도 어렵고 위대한 일이라 생각된다.
우리가 잘 죽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뭐든지 잘하려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우리가 어떤 일을 수없이 연습을 하다 보면 몸에 익숙하여 거의 무의식적으로 쉽게 그 일을 하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우리가 결정적인 순간에 세상에 미련을 두지 않고 여호와께로 가는 그 죽음에 성공하려면 우리는 평소에 수없이 죽음연습을 해야 한다. 그것은 욕심을 내려놓는 연습이다.
우리가 결정적인 순간에 죽음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인생을 사는 동안 여러 번 중요한 순간에 죽는 경험을 해야 한다. 그러면 이 세상 이별하는 최후의 죽음이 엄청 힘들지 않을 것이다. 평소에 죽는 게 연습된 분은 시원하게 이 세상을 하직할 수 있을 것이다.
기독청년들이여, 우리가 일찍 신앙을 갖게 된 이유가 무엇인지 아는가? 다른 사람들보다 시간적인 여유를 가지고 중요한 것을 다지고 연습하도록 함이다. 우리가 연습해야 할 것이 많지만 죽는 연습을 많이 하자! 그래서 결정적인 순간에 가장 아름답고 멋지게 죽을 수 있도록 하자! 기독청년 파이팅~
김갈렙 목사(UBF 세계선교부장)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