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 졸업하고 개척교회 섬기는 제자 목사님의 목소리를 들었다.
자주 힘들어서 빠져나갈 생각만 한다고, 수 년 동안 가르치고 양육한 젊은 부부가 떠났다고, 교회의 이런 저런 일로 마음이 무거워서 계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그런 목양의 짐을 지고 날마다 힘겨워하는 그가 고마웠다. 그가 견디는 날마다, 그 순간마다, 그것이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사랑이라고 말해주었다. 그렇다. 듣는 사람의 마음도 그렇게 고맙게 느껴지는데,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기쁘게 받으시겠는가.
결과가 어떻게 나든, 양 무리를 마음에 품고, 그 영혼들의 짐을 지고 끙끙거리는 그 모습 자체가, 하나님께서 받으시는 가장 큰 사랑이라고. 잊지 말기를 바란다고 그렇게 말해주었다.
하나님의 마음으로, 그리스도의 긍휼로 나에게 맡겨진 양 무리를 품는 것, 그냥 그렇게 하고 견디는 것, 우리가 그것보다 더 할 수 있는 게 무엇이겠는가.
하나님의 사랑을 받았으니, 아버지여, 이 사랑의 길을 끝까지 다 가게 하옵소서.
채영삼 교수(백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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