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주 목사
한국교회언론회 대표 이억주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제공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 이하 언론회)가 한글날(10월 9일)을 앞두고 국내 한글 보급에 대한 기독교의 역할을 돌아보는 논평을 6일 발표했다.

언론회는 이 논평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자랑하는 것은 ‘한글’이다. 한글은 세계가 인정하여 1989년 유엔의 유네스코에서는 ‘세종대왕상’을 만들어, 해마다 문맹률을 낮추는데 공을 세운 사람이나 단체에 상을 주고 있다. 또 1997년에는 훈민정음을 세계기록유산으로 지정했다”고 했다.

이어 “한글의 우수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불과 24개의 자음과 모음으로 11,000개 이상의 문자와 소리를 표현할 수 있다”며 “이렇게 독창적이고 과학적이며, 쉬운 문자가 세계에 다시 없다. 또 세계 문자 가운데 유일하게 만든 사람과 반포일과 글자를 만든 원리까지 알려진 글은 한글이 유일하다”고 했다.

이들은 “1443년 세종대왕에 의하여 훈민정음이 만들어지고, 1446년에 반포되었으나 당시에는 크게 환영받지 못했다”며 “중국에 대한 사대주의에 빠진 사람들은 훈민정음을 낮춰 불렀다. 그래서 언문(諺文) 반절(反切) 혹은 여성들의 문자라고 ‘암클’이라고 했다”고 했다.

“이렇게 약 450년간 홀대를 받다가 19세기 말인 1894년 갑오경장 이후 국문(國文)으로 인정을 받았고, 1910년대 초에 주시경 선생에 의하여 ‘한글’(큰 글)로 불려지게 되었다”는 것.

언론회는 “그렇다면 기독교와 한글과의 관계는 어떤가? 1876년 스코틀란드 출신의 존 로스(John Ross) 선교사는 만주에서 한글로 성경을 번역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1877년 그는 중국 상해에서 「한글 문법서」를 간행했고, 1882년 한글 성경이 조선에 들어오게 된다”며 “그로 인해 1885년 한국(조선)에 들어오는 언더우드(Horace G. Underwood), 아펜셀러(Henry G. Appenzeller) 선교사들이 한글을 배우고 들어오게 된다”고 했다.

이들은 “이어서 1887년 조선에 들어온 선교사들이 <성서번역위원회>를 조직하여 본격적으로 한글로 성경을 번역하는 일을 했다”며 “1889년에는 주시경이 기독교에서 설립한 배재학당에서 한글 문법 연구를 시작했다. 1890년에는 언더우드 선교사가 「한·영사전」 「영·한사전」 「한글 문법서」를 간행했다. 그리고 1892년 <장로교선교공의회>는 ‘모든 문서 활동에 있어서 한자의 구속을 벗어나, 순 한글을 사용하는 것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고 규정한다”고 했다.

“이후에 모든 기독교의 성경, 찬송가, 신문, 문서 등은 한글로만 사용하게 된다”고 한 언론회는 “1896년 주시경은 한글 연구 단체인 <동문동식회>를 창설하고, 언더우드, 서재필 등 기독교계 지도자들은 한글 전용 <독립신문>을 창간한다”며 “1897년 게일(James S. Gale) 선교사는 「한·영사전」을 간행하고, 1907년 주시경은 상동 교회에서 국어강습소를 설립한다”고 했다.

이들은 “1915년 조선총독부는 미션스쿨에서의 성경 교육과 한글 교육을 금지시켰다”며 “그러나 이에 굴하지 않고, 1921년 기독교인인 이상재, 윤치호, 이승훈 등은 기독교 출판사인 <기독교창문사>를 설립하고 「신생명」이란 잡지를 출간했다. 지금 우리가 부르는 애국가도 1896년 윤치호가 쓴 한글 가사에 곡을 붙인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 후에도 1937년 지리산의 노고단에서는 선교사들이 모여 한글로 된 구약성경을 번역하는데, 이곳에서 예레미야서를 빼고 모두 번역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언론회는 “이렇듯 한글 사랑을 기독교가 감당하므로 오늘의 한글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기록문화유산이 된 것”이라며 “한글을 만든 것은 세종대왕이지만, 사장(死藏)되어 있던 것을 널리 보급하고 사용한 것은 기독교에 의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한글의 우수성에 대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펄 벅(Pearl S. Buck)은 ‘세계에서 가장 단순한 글자이자 훌륭한 글자’라고 칭찬했고, 게일(Jams S. Gale) 선교사는 ‘세종대왕은 하나님께서 보낸 선지자’라고 했다”고도 덧붙였다.

또 “‘한글날’의 시작도 기독교인인 주시경 선생의 영향을 받은 15명의 제자들이 만든 <조선어연구회>에 의해, 일제 강점기인 1926년 ‘가갸날’로 기념하여 시작되었다가, 1928년 ‘한글날’로 만들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고 했다.

언론회는 “훈민정음 반포 575돌과 한글날을 맞으며, 한글을 사용함으로 나라 사랑을 크게 실천했던 우리 기독교가 이제는 거칠고, 저급한 문화 형태를 통해 인간을 피폐하게 만들어 가는 문화 권력의 침탈 현상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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