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대 박영식 교수가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신학의 과제, 설교의 과제'란 제목의 글에서 사실상 신학의 과제와 설교의 과제가 다르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박 교수는 "젊은 바르트는 늙은 하르낙과 함께 한 강연에서 '신학의 과제는 설교의 과제와 같다'고 말했다"며 "이후 바젤대학의 하인리히 오트도 어떤 논문에서 신학자를 설교자와 연관시켜 설명한 것이 기억난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신학자들의 사상에 흥미를 느끼기 시작했을 때 - 물론 이 때 신학자들은 대부분 소위 말하는 조직신학자인데 - 이들의 글은 마치 제가 잘 짜여진 한 편의 설교처럼 들렸다. 성경의 메시지를 제가 이리저리 생각했던 질문들에 대한 해답으로 구성해서 들려주는 명설교, 그것이 제게는 신학이었다"고 했다.
아울러 "수사학적 기법이나 설교 방식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그들의 메시지(컨텐츠)는 하나님의 말씀을 우리 시대의 사유와 언어로 담아내는 작업이었기 때문이다"라며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신학은 성경에 근거하여 성경의 메시지를 우리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청중에게 이해 가능하도록 들려주는 과제를 수행한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여기서 신학이 단순히 '성경공부'와는 다른 점은 설교가 단순히 성경공부와 다른 점과 같다"며 "설교와 신학은 성경공부처럼 성경에 무엇이 쓰여져 있나를 확인하는 것을 넘어, 성경 말씀을 청중의 (감춰진, 또는 드러난)질문과 관심사에 걸맞게 우리시대의 언어로 '번역', '해석'하여, 그 참뜻을 밝혀내고자 한다"고 했다.
끝으로 "물론 설교의 청중과 신학의 청중이 일치하진 않는다. 설교자에겐 개교회의 청중이 가장 중요하다. 신학자에겐 보다 넓은 영역의 (다양한 학문세계에 속해 있는) 익명의 청중이 시야에 있다"며 "이번 주일, 요한복음 1장을 본문으로 설교를 해야 하는데 무엇을 설교문에 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저에게 설교와 신학의 과제는 동일하다는 선배 신학자들의 가르침이 떠올라 몇 글자 적어봤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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