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프란치스코 교황 ©뉴시스
국제인권단체 CSW(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의 동아시아 선임 연구원이자 작가 겸 인권운동가인 베니딕트 로저스(Benedict Rogers) 씨가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의 선전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26일(현지시간) ‘UCA뉴스’(Union of Catholic Asian News)에 이런 제목(Pope must not allow himself to be propaganda tool for North Korea)으로 글을 썼다. 그는 만약 교황이 평양을 방문한다면, 그는 김정은의 잔혹한 정권을 둘러싼 고립의 벽을 뚫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나는 교황의 방북 자체에 반대하지 않지만, (방북하기로 한다면) 극도의 주의와 깊은 생각, 그리고 철저한 준비를 촉구한다. 그리고 (방북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도와 성찰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또 ”교황의 중국 내 정권과의 거래가 평양 방문을 위한 준비의 로드맵을 제공해선 안 된다”며 “그것은 도덕적 타협과 성부(Holy Father)의 도덕적 권위를 더욱 약화시키는 것을 수반할 것이다. 그것은 길이 아니”라고 했다.

그는 “그러나 그것이 교황이 (북한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라며 “만약 방북한다면, 교황은 그것이 침묵을 깨고, 권력을 향해 진실을 말하며, 김정은의 잔혹한 정권을 둘러싼 고립의 벽을 뚫는 계기가 되게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황은 그 자신이 세계에서 가장 어두운 권력을 위한 선전 도구로 오용되는 것을 절대 용납해선 안 된다”며 “만약 교황이 방북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면, 그는 반드시 개인적으로 (북한에 대한) 유엔 조사보고서와 APPG(영국 의회 내 초당적 의원모임) 보고서를 숙지하고, 두 보고서의 작성자와 협의하며, 신중과 확신을 가지고 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세상은 오늘날 문제들로 가득하다. 나의 눈에는 미얀마와 홍콩, 위구르족들, 테베트, 그리고 아시아의 많은 일상적인 이슈들이 보인다. 또한 우리 모두는 여전히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한 감옥에 살고 있는 2,500만 북한 주민들의 곤경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거의 없을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그는 “APPG의 보고서가 유엔 조사보고서의 먼지를 날려버렸다. 우리는 그 먼지가 다시 쌓이게 해선 안 된다”며 “우리는 두 보고서 모두를 행동의 지침(manuals)으로 삼아 북한에서의 가장 중대한 반인도 범죄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영국 의회 내 북한 인권 개선을 위한 모임인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모임’(All-Party Parliamentary Group on North Korea, APPG NK)은 최근 7년 간 북한 내 인권유린 실태를 총망라한 보고서를 얼마 전 발표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7년 전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의 권고안이 발표된 이후로도 북한 인권 상황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며, 북한 당국에 의한 고문, 비인간적인 대우, 강간 및 성폭력, 성매매, 강제 낙태나 영아 살해, 현대판 노예, 종교나 신념에 의한 박해 등 잔학하고 반인륜적인 행위가 여전히 목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베니딕트 로저스 씨는 ICNK(International Coalition to Stop Crimes Against Humanity in North Korea, 북한에서의 반인도 범죄를 막기 위한 국제연합)의 공동 설립자이며, 지난 2010년 북한을 방문했던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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