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소망교회 이태환 목사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추악한 죄를 아름다운 선행으로 둔갑시킨 다윗'이란 제목의 글에서 고대 이스라엘의 '고엘' 제도를 활용해 다윗이 우리아의 아내를 취하는 과정을 면밀히 스케치해 눈길을 끌었다.
이 목사는 이 글에서 "밧세바가 임신한 아이를 우리아의 아이로 둔갑시키려는 계략이 수포로 돌아가자 다윗은 우리아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죄를 가리기 위해 새로운 죄, 그것으로도 안 되니 더 악하고 더 큰 죄를 짓는 것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 목사는 이어 "그는 요압장군으로 하여금 우리아를 맹렬한 전투에 내보내 반드시 죽이라고 지시했다. 요압이 왕의 지시를 따랐고 우리아는 다음날 전사했다. 그 과정에서 다른 병사들도 함께 전사했지만 보고를 받은 다윗은 개의치 않았다"고 했다.
이 목사는 "다윗이 자신의 심복 우리아와 부하들이 죽은 것을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며 "꼭 이렇게 했어야 했는지 회한이 없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살기 위해서는 달리 방도가 없었다. 그나마 이 일로 자신의 죄를 완벽하게 덮을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에 다윗은 마음의 평안을 얻고 속으로 기뻐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 목사에 따르면 다윗의 계략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자신이 지은 죄를 단지 덮어버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보다 더 기발한 방법이 그에게 필요했다. 이 목사는 "그것은 지금까지 자신이 지은 죄를 오히려 모든 사람들이 기리는 아름다운 선행으로 둔갑시키는 것이었다"라고 했다.
이 목사는 그러면서 "이를 위해 첫째, 다윗은 우리아의 장례식을 최대한 격식을 갖추어 성대하게 치러주었다"며 "아마도 장례식의 일부를 자신이 직접 주관하면서 우리아의 애국심을 널리 칭송했을 것이다. 그 과정에 다윗이 눈물을 흘리지 않았을까? 또 그것을 본 사람들은 다윗이 정말로 우리아를 아끼고 사랑했음에 깊이 감동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어쩌면 저토록 자신을 아껴주는 주군을 위해 죽은 우리아가 복되다고 여겼을지도 모른다. 둘째는 다윗이 우리아의 아내를 취하는 일이었다.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나라를 위해 싸우다가 전사한 장수의 아내를 왕이 취한다는 것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때는 달랐다"고 했다.
이 목사는 "고대 이스라엘에는 '고엘'이라는 제도가 있었다. 흔히 '무르기'라고 하는데, 가령 친척이 가난해져서 땅을 잃고 종살이를 하게 되면, 누군가 대가를 지불하고 원 상태로 되돌려주는 제도다. 그중에는 자녀 없이 죽은 친척의 경우, 남겨진 그의 아내와 결혼하는 의무도 있었다. 룻기가 이 '고엘' 제도를 다루는 대표적인 책이다. 룻기에 보면 이방 땅에서 과부가 되어 돌아온 가난한 룻을 남편의 친척 가운데 아무도 무르려 하지 않다. 자신의 경제적 손실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선순위가 뒤에 있던 친척 보아스가 룻을 아내로 맞이함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존경을 얻는다"고 했다.
이 목사는 "다윗의 계략은 자신이 마치 보아스처럼 밧세바를 무르기로 한 것이다. 왜냐하면 헷 사람 우리아는 이방인이라서 이스라엘에 친척이 없다"며 "어떻게 보면 그는 불쌍한 사람이었다. 그런 우리아를 위해 다윗이 친히 그의 친척이 되어주어 밧세바를 무른다면, 즉 그녀를 자신의 아내로 삼아 준다면 그 행위는 모든 사람들에게 칭송받는 아름다운 행위가 될 것이다. 그야말로 자신의 죄악을 완벽하게 선으로 둔갑시키는 절호의 찬스가 되는 것이다. 다윗은 그렇게 밧세바를 자신의 아내로 취했고, 그 내막을 모르는 사람들은 모두 다윗의 그 아름다운 선행을 널리 칭송했을 것이다"라고 했다.
이 목사는 그러나 "중요한 것은 사람의 관점이 아닌 하나님의 관점이다. 일찍이 하나님은 "내가 보는 것은 사람과 같지 아니하니 사람은 외모를 보거니와 나 여호와는 중심을 보느니라"(삼상 16:7)라고 하셨다. 삼하 11장 27절도 하나님의 관점에서 이렇게 마무리한다. "다윗이 행한 그 일이 여호와 보시기에 악하였더라" 그렇게 다윗의 몰락이 시작된 것이다"라며 "자신의 추악한 죄를 아름다운 선행으로 둔갑시킨 다윗처럼 우리가 기가 막힌 방법으로 사람을 속일 수는 있다.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을 속일 수 없다. 절대로, 결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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