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비비는 워싱턴 DC에서 열린 정상회의 마지막 날인 15일(현지시간) 연설에서 날조된 신성 모독 혐의로 사형선고를 받은 후 자신이 어떻게 평범한 기독교인에서 열렬한 신앙인으로 거듭나게 됐는지를 설명했다.
사건의 발단은 무슬림 현장 노동자들이 기독교인인 비비가 같은 물통에서 물을 마심으로써 물을 오염시켰다는 비난에서 시작됐다. 이 일로 비비와 무슬림 여성들 사이에 말다툼이 이어졌고, 그녀들이 비비가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를 모욕했다고 공개적으로 비난하자 형사 고소로 확대됐다.
비비는 집으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구타를 당한 뒤 체포됐고, 2009년 파키스탄 신성모독법 295-C조에 의해 사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그녀는 8년간 독방에 수감됐다가 2018년 10월 무죄판결을 받아, 이듬해인 2019년 5월 캐나다로 망명했다.
그녀는 자신의 혐의와 사형선고에 대해 ‘공공 압력(public pressure)’이 작용했으며, 그전부터 자신의 가족과 마을 지도자 사이에는 긴장이 있었고, 그 지도자가 신성모독 혐의를 씌웠다고 증언했다.
사형을 선고받고 그녀는 “완전히 무너졌다”면서 “일주일 내내 주님께 울며 부르짖다가, 이른 아침 어느 날 새 한 마리가 제가 갇힌 곳 근처로 방문했는데, 누군가 내게 말을 거는 것 같았다”고 회상했다.
비비는 “처음에는 어떤 새가 나를 쳐다보고 있는 것을 보고 정말 놀랐다. 무슨 일일까 생각했다”며 그 새를 통해 “가끔 하나님은 다른 방식으로 누군가에게 자신을 계시하신다”는 말씀이 사실임을 믿게 되었다고 했다.
점차 그녀는 새에게 말을 걸기 시작했고 “왜 이 단어가 내 입에서 나왔는지 모르겠지만 ‘평화가 여러분에 임하기를(peace be upon you)’이라고 말했다”며 “그 상황이 나를 일으켜 세웠고, 나의 희망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비비에 따르면, 이후 그 새는 3년간 매일 새벽 4시마다 그녀를 찾아왔다.
이 첫 번째 감옥에서 그녀는 “매일 나를 방문하러 오는 그 새를 위해 물 한 그릇과 먹이를 주는 일이 하루의 일과였다”며 “이 하나님의 징조가 나를 믿음 안에서 강하게 자라나게 했다”고 간증했다.
비비는 “그들은 새가 저를 찾아오던 감옥에서 다른 감옥으로 이송했다. 교도소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바뀌었지만 새는 계속해서 나를 찾아왔다”며 “나는 새들을 먹이는 일을 계속했고, 내 믿음이 더 성장할 수 있는 용기를 주었다. 새들에게 내 신앙을 전했고, 덕분에 믿음은 더욱 굳건해졌다”고 말했다.
그녀는 감옥에 있는 동안 아버지로부터 “만일 죽는다 할지라도 네 목숨은 걱정하지 말고, 절대로 너의 믿음을 타협하지 말고 강해져라”는 조언을 받았고, 기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비비는 수감된 8년간 자신의 가족을 돌봐준 비정부 단체와 교회들에도 감사를 표했다. 비비의 자녀들은 그녀를 면회했을 당시에 “사람들이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며, 자신의 석방은 그들의 기도가 응답된 “기적”이라고 밝혔다.
자신의 생애에 대해 그녀는 “하나님의 개입이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며 파키스탄의 아이들, 젊은이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믿음 안에서 자라나며 믿음을 굳게 지키라”는 말로 연설을 마쳤다.
영국에 본부를 둔 박해받는 기독교인 구호단체 ‘바나바스 펀드(Barnabas Fund)’의 패트릭 숙데호는 이날 회의에서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에 의해 사형을 선고받은 사람이 최소 5명이며, 20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수감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1990년 이후 재판이 시작되기 전, 신성모독 혐의로 최소 15명의 기독교인이 살해됐다”며 “이러한 가혹한 차별이 정부에서 오는 것이 아닌 사회제도에서 초래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파키스탄 정부가 기독교인에 대한 “차별적 관행”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종교 기득권층이 “변화에 저항하는” 상태로 있는 한, 경직된 사회 구조로 인한 기독교인에 대한 차별은 계속될 것이라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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