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송(Gospel Song)’은 부흥 집회나 캠프 집회 같은 대중 집회에서 노래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주 내용은 예수 그리스도를 구주로 고백하거나 구원의 기쁨을 간증하는 내용들이다. 또 천국의 소망에 대해 개인적이고 주관적으로 표현했으며, 음악적으로는 대중성을 고려해 세속적인 스타일에 가깝게 만들어졌다.
복음송의 발전을 가져온 대표적인 인물은 무디(Dwight L. Moody 1837-1899)와 생키(Ira D. SanKey 1840-1908)였다. 무디는 전도 집회를 이끌어가는 목사로서 찬양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찬양 사역자였던 생키를 합류시켰으며 함께 대중 전도 집회를 순회하게 되었다. 당시 미국의 북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사람들이 집회를 통해 회심하고 예수를 구주로 영접했으며 이들은 배를 타고, 열차를 타고 여러 지역을 순회하면서 집회를 열었다.
이 때에 활약했던 대표적인 인물이 평생 시각 장애인으로 살았던 패니 크로스비(Fanny J. Crosby, 1820-1915)다. 그녀는 태어나면서 5주 만에 시력을 잃었으며, 평생 동안 무려 약 10,000여 편의 찬송시를 썼다. 우리 찬송가에도 그녀의 찬송이 20여 편이 넘게 실려 있는데, “나의 갈길 다가도록” “예수를 나의 구주삼고” “주의 음성을 내가 들으니” “예수 나를 위하여” “오 놀라운 구세주 예수 내주” “나의 영원하신 기업” “인애하신 구세주여” “찬양하라 복되신 우리 주 예수”등이 그녀가 쓴 대표적인 찬양들이다.
생키는 패니 크로스비를 당시 살아 있는 복음성가 작사가 중에 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녀에게 새 찬송가 수백 편을 쓰도록 격려했고, 집회뿐 아니라 복음 찬송가와 성가, 독창곡을 그녀의 작품으로 채우기 시작했다.
한편 필립 블리스(Philip Paul Bliss, 1838-1876)는 무디의 전도 집회를 도운 찬양 인도자였는데, 우리 찬송가에도 그의 복음적인 곡이 많다. “내 평생에 가는 길”을 비롯해 “속죄하신 구세주를” “할렐루야 우리 예수” “달고 오묘한 그 말씀” “하나님 아버지 주신 책은” “주의 확실한 약속의 말씀 듣고” “하나님의 진리 등대” 등이다. 블리스는 안타깝게도 1876년 12월 30일 시카고에서 열렸던 무디의 전도 집회에 찬송 인도를 위해 아내와 함께 기차로 가던 중 오하이오 주 아쉬타불라(Ashtabula) 근교에서 발생한 철교붕괴사고로 인해 길지 않은 생(38세)을 마감했다.
그리고 “나 주를 멀리 떠났다” “어둔 죄악 길에서” 등의 복음송을 많이 작곡해 무디의 전도 집회에 감동을 주었던 윌리엄 커크패트릭(William J. Kirkpatrick, 1838-1921)도 당시 전도 집회에 많은 영향을 끼친 사람 중 한명이다.
일부 크리스천들 가운데 찬송가는 주일 공예배에서 부를 수 있고, 복음성가는 안 된다고 하는 말들이 있는데 복음집회를 위해 사용된 수많은 곡들이 우리의 찬송가에 많이 실려 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18세기부터 20세기에 거쳐 수많은 찬양 곡들이 만들어졌는데, 한국 찬송가에 실린 대부분의 많은 곡들이 위에 소개된 작사 작곡자들의 복음송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세속적 음악이면서 민요적인 요소가 가미되었으며, “나 주를 멀리 떠났다” “이 몸의 소망 무엔가” “저 장미꽃 위에 이슬” “하나님의 진리 등대”와 같은 곡들이다.
이 시기의 예배와 찬양은 하나님을 경험하기 위한 갈급함과 역동성이 있었으며, 대중 집회의 영향으로 복음에 대한 진정성을 회복하고, 하나님과의 개인적인 소통, 즉 기도의 회복과, 전도의 열정 등이 살아난 시기였다.
공예배에서의 찬양의 선곡을 가르는 기준은 찬송가나 복음송 혹은 CCM과 예배 곡의 종류가 아니라 가사의 내용이다. 공예배에서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하나님이 하신 일들을 찬양하고 경배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의 역사와 다시 오실 예수님을 찬양하는 내용이어야 한다. 이것을 수직적인(Vertical) 찬양이라고 한다. 이에 대비해 기도회와 전도 집회, 개인적인 간증 및 고백에 사용되는 찬양은 수평적(Horizontal) 찬양이다.
1940-50년대에 빌리 그래함(Billy Graham, 1918-2018), 빌 브라이트(Bill Bright, 1921-2003), 토리 존슨(Torrey Johnson, 1909-2002) 등의 복음주의자들이 등장했다. 당시 공산주의에 대항해 미국의 군대가 싸우고 있는 동안, 미국 내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해 젊은이들을 새롭게 깨우고자하는 열정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토리 존슨의 ‘십대 선교회(Youth for Christ, YFC)’가 1946년에 창립되었으며, 나중에 빌리 그래함이 토리 존슨에 이어 이 단체를 이끌게 되었다.
빌리 그래함은 ‘십대 선교회’의 초기, 한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멋있는 복음송, 흥미로운 간증, 그리고 무엇보다도 젊은이를 위한 짧은 설교들은 수천 명의 외롭고, 불안하고, 두려워하는 십대들과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코넬리우스 플랜팅가 & 수 로즈붐, 진정한 예배를 향한 열망, 허철민 역, (서울: 그리심, 2006), 57.
빌리 그래함의 대중 집회가 인기를 끌면서 많은 젊은이들이 집회마다 모이기 시작했다. 이 시기 젊은이들이 미래의 비전을 잃어가고 전쟁의 불안과 사회적 안정을 찾지 못하면서 복음의 소리에 더 이끌리게 되었다.
이와 같은 대형 집회와는 다른 가정 모임과 교제들을 통해 복음을 전하려고 힘쓰는 단체가 생겨났다. 1941년 텍사스 주 게인즈빌(Gainesville)에서 ‘영 라이프(Young Life)’가 짐 레이번(Jim Rayburn, 1909-1970)에 의해 만들어졌다. ‘영 라이프(Young Life)’는 모든 인종, 서로 다른 종교적 전통이나 문화, 능력 등을 초월하는 젊은이의 모임을 표방했으며, 여러 클럽들을 만들어 젊은이들의 공간이 되게 했다. 이 공간을 통해 복음을 전하려는 목적이 있었지만 참석을 강요하지는 않았다. 1951년에는 빌 브라이트에 의해 ‘대학생 선교회(Campus Crusade)’가 창설되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복음을 전파하기 시작했으며, 당시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많은 젊은이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1960-1970년대에는 빌 & 글로리아 게이더(Bill Gaither, 1936- ) 부부의 미국 남부 스타일의 음악이 바탕이 된 복음 찬양이 교회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기 시작했다. 아내인 글로리아(Gloria)는 주로 가사를 썼으며, 빌(Bill)은 그 가사 위에 작곡을 하면서 지금까지 약 1000여곡을 만들어냈다.
1962년에 나온 “He Touched Me(험한 세상 나그네길)”는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이곡은 인디애나 주 알렉산드리아 근처에서 열린 천막집회에서 놀라운 경험을 한 빌 게이더에 의해 작곡되었는데, 1963년 음반으로 발표되면서 많은 교회에 영향을 주었다. 이 곡은 많은 가수들에 의해 불렸으며, 엘비스 프레슬리가 불러 그래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빌 게이더는 이후 빌이 ‘빌 게이더’ 남성 트리오를 만들어 전 세계를 투어 했으며, 전 세계 집회 티켓이 110만장 이상이 팔리는 인기를 누리게 되었다. 지금까지 10여 차례의 그래미상과 수십 차례의 GMA 도브상(Dove Awards)을 수상했다.
한편 이 시대에는 찬양의 다른 장르가 등장했는데, 복음송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토마스 도르시(Thomas A. Dorsey, 1899-1993)의 커다란 영향을 바탕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공동체 교회를 통해 새로운 음악가들이 나타났다. 이들은 ‘째즈(Jazz)’와 ‘블루스(Blues)’를 유행시키며 흑인 침례교, 감리교와 은사주의 교회 예배에 영향을 주었다. Ibid., 58p.
이는 1950년대와 1960년대 초에 유행했던 흑인 ‘복음송’ 출현의 동기가 되었다.
한편, 현대 찬양의 초기 발전의 한 부류는 ‘말씀송(Scripture In Song)’이다. 말씀송은 성경 말씀에 근거한 가사에 곡을 붙이는 찬양으로 대표적인 인물이 데이빗 게렛(David Garratt, 1938- )이다. 그는 뉴질랜드 웰링턴 출신으로 1962년 동역자이자 아내인 오클랜드 출신의 데일 게렛(Dale Garratt, 1939- )을 만나 1964년에 결혼했으며, 이후 1968년부터 음악 출판사를 세우고 ‘말씀송(Scripture In Song)’을 만들어 보급하기 시작했다. 이 곡들을 보급하기 위해 음반을 출시했는데, 남편 데이빗이 주로 예배를 인도했고, 부인인 데일은 작곡을 담당했다. 성경 말씀을 기초로 쓰인 짧으면서도 영감 있는 곡들은 이 악보를 통해 전 세계로 급격히 퍼져 나가기 시작했다.
이 악보를 통해 데일 게렛(Dale Garratt), 브렌트 체임버즈(Brent Chambers), 릭 라이딩즈(Rick Ridings)와 데이빗과 데일의 사위인 레이먼 핑크(Ramon Pink) 등의 곡들과 밥 피츠(Bob Fitts)의 ‘Blessed be the Lord God Almighty(사랑하는 나의 아버지)’ 등을 발표했다. ‘마라나타 뮤직(Maranatha! Music)’ ‘프레이즈(Praise)’를 통해서도 이들의 ‘말씀송’ 곡들이 소개되었고 전 미국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1990년대로 넘어가면서 ‘말씀송’은 대형 음반기획 회사인 ‘인테그리티 뮤직(Integrity Music)’의 자회사가 되었으며, 이후 40여 년 동안 현대 교회 예배 음악의 방향을 잡아주었다. 또한 갈보리채플(Calvary Chapel)의 ‘마라타나 뮤직(Maranatha! Music)’ 탄생에 영향을 주었으며, 호주의 ‘힐송 뮤직(Hillsong Music)’과 뉴질랜드의 ‘패러슈트 뮤직(Parachute Music)’ 등이 세계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원동력이 되었다.
‘말씀송’은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찬양의 가사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매우 성경적이다. 찬양의 가사가 자주 세속적으로 흘러간다는 점에서 ‘말씀송’은 계속 발전될 가치가 있다.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도 시편 등의 성경 가사로 찬양을 작곡하려는 노력은 있어 왔는데, 앞으로도 계속 발전되어야할 것이다.
‘말씀송’ 의 대표적인 곡들은 다음과 같다.
“이 날은 이 날은(This is the Day)”/ 레스 게렛(Les Garrett)“할렐루야! 전능하신 주께서 다스리네(Hallellujah! Our God reigns)”/ 데일 게렛(Dale Garratt)
“주님과 담대히 나아가(Victory Song)”/ 데일 게렛(Dale Garratt)“내가 만민 중에(Be Exalted, O God)”/ 브렌트 체임버즈(Brent Chambers)“오, 하나님 받으소서(Song of Offering)”/ 브렌트 체임버즈(Brent Chambers)
“주께 감사하세(O Give Thanks to the Lord)”/ 브렌트 체임버즈(Brent Chambers)
“나 기뻐하리(I will Rejoice)” / 브렌트 체임버즈(Brent Chambers)“아버지여, 우리는(Father, Make Us One)”/ 릭 라이딩즈(Rick Ridings)“오라 우리가(Come and Let Us Go)”/ 퀴글리(B. & M. Quigley)“사랑하는 나의 아버지(Blessed Be The Lord God Almighty)”/ 밥 피츠(Bob Fitts)
“영광 주님께(Glory, Glory Lord)” / 밥 피츠(Bob Fitts)“로마서 16:19(Roman 16:19)”/데일 게렛(Dale Garratt), 라몬 핑크(Ramon Pink), 칠더스(John Mark Childers), 그레함 버트(Graham Burt)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현대 예배 음악의 초기 찬양들은 다음과 같다.
“우리 모일 때 주 성령 임하리(As We Gather)” / 타미 쿰즈(Tommy Coomes)
“감사함으로 그 문에 들어가며(He Has Made Me Glad)” / 앨리슨 헌틀리(Alison Huntley)
“주는 평화(He Is Our Peace)” / 캔디 그로브스(Kandy Groves)
“주님의 시간에(In His Time)” / 볼 다이앤(Ball Diane)
“이와 같은 때엔(In Moments Like These)” / 데이비드 그래함(David Graham)
“날 만나라(Commune With Me)” / 커크 디어맨(Kirk Dearman)
“주의 거룩하심 생각할 때(When I Look Into Your Holiness)” /켄트 헨리(Kent Henry)
“항상 진실케(Change My Heart, O God)” / 로비 듀크(Roby Duke)
“거룩하신 하나님 주께 감사드리세(Give Thanks)” / 헨리 스미스(Henry Smith)
“왕이신 하나님 높임을 받으소서(He Is Exalted)” / 트와일라 패리스(Twila Paris)
“크신 주께(Great Is The Lord)” / 짐 길버트(Jim Gilbert)
가진수(월드미션대학교 예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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