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대신에서 분열된 4개 교단이 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대신을사랑하는사람들의모임' 대표인 예장 대신 소속 김영규 목사는 지난 1일 예장 대신총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신에서 분열된 대신, 백석대신, 대신호서, 대신복원의 조속한 통합”을 촉구했다. 1961년 故 김치선 목사가 설립한 예장 대신은 대한민국의 자생적 교단 중 하나로 손꼽힌다.
김영규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2014년 (당시 대신 총회장이었던) 전광훈 목사의 주도로 대신과 백석은 하나 됨을 선언했지만, 이듬해 백석과의 통합을 결의한 9월 총회 현장에서 대신수호모임이 만들어져 결사반대했다”며 “그 결과 통합 찬성 측과 반대 측으로 대신은 분열됐다”고 했다. 김 목사는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백석과의 통합을 반대해왔던 대신 측 목회자 중 한 명이다.
지난 2015년 9월, 백석과 대신은 공동총회를 열고 교단 통합을 선언했었다. 당시 총회에 참여했던 백석과 대신 소속 총대들은 교단 명칭을 ‘대신’으로 할 것을 결의한 바 있다. 초대 총회장에는 현 예장 백석 총회장인 장종현 목사가 추대됐었다. 하지만 예장 대신 측 일부 목사들이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교단 통합을 반대하고 나섰다. 백석과 함께 통합을 결의하기 전, 예장 대신이 단독 개최한 제50회 총회에서의 의결정족수 미달로, 이날 통과된 ‘교단 통합 결의안’은 무효라는 이유에서였다.
김영규 목사는 “당시 백석과 대신과의 통합이 너무 조급하게 진행됐었다. 백석과 대신의 신학적 차이는 분명 있지만 통합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며 “현재 위기에 봉착한 한국교회는 후배 목회자들을 위해서라도 하나 됨을 순수한 목적으로 추구해야 하고, 그런 점에서 양 교단이 시간을 두고 점진적 통합을 추구했다면 찬성했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통합에 반대해 ‘예장 대신 수호(잔류)’로 분류됐던 대신 소속 일부 목회자들은 예상 대신을 상대로 ‘제50회 총회 결의 무효 확인’ 소송을 수원지법에 제기했었다. 그리고 소송에서 1·2심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특히 법원은 백석과 대신이 통합교단의 명칭으로 정했던 ‘대신’의 단독 사용을 불허했다.
이후 교단 명칭은 ‘백석대신’으로 바뀌었다가 2019년 다시 백석이라는 명칭으로 회귀했다. 아울러 백석과 대신 안에서도 이해관계에 따른 이합집산이 이뤄져, 현재 양 교단은 대신·백석대신·대신호서·대신복원으로 갈린 상황이다.
하지만 현재 예장 대신의 통합 논의가 물밑에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규 목사는 “대신, 백석대신, 대신호서, 대신복원이 교단 통합을 위한 실무회담에 참석하기로 동의했다”며 “걸림돌이 되는 게 없어 통합이 빠르게 이뤄질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무 조건 없이 내려놔야 모두가 함께할 수 있다. 한 쪽에서 무언가를 주장한다면 통합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우리 교단의 정신을 상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본지는 현재 교단통합의 논의 여부를 놓고 예장 대신 측에 물어본 결과 “공식적인 답변은 줄 수 없다”고 했다. 예장 대신의 통합 필요성은 일전에도 제기된 바 있다. 제50회 예장 대신 총회장이었던 강대석 목사는 지난해 초 한 기독언론과의 인터뷰에서 “3개로 나뉜 교단을 통합시켜 정통 예장 대신을 회복하겠다”고 했었다.
한편, 김영규 목사는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가 속한 대신복원 측이 어떤 사정인지 모르겠지만 통합에 합류하기로 전했다”며 “다만 전광훈 목사는 같이 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