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조직신학회가 지난 15일 오전 10시 서울시 강남구 소재 개포동교회(이풍인 담임목사)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교회론’이라는 주제로 제40차 정기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조강연에서 김영한 교수(기독교학술원장, 숭실대 명예교수)가 ‘코로나 언택트 시대의 교회론’이라는 주제로, 이기호 교수(백석예술대 영상학부)가 ‘다시 연결 3.0’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김 교수는 “언택트 시대 교회론은 4차산업혁명 시대의 소통 매체인 미디어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수 그리스도는 부활하신 주님으로 지상에서나 천상에서나 언제 어디서나 현존하시는 편제하시는 주님”이라며 “그리스도는 현장 교회에서만 아니라 사이버 공간에서도 주권자로 사이버 공간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에게 인격적으로 다가오신다. 사이버 공간에 접속하는 존재는 아바타가 아니라 숨쉬고 심장과 감정을 지닌 인격적 존재인 개인”이라고 했다.
이어 “인터넷 예배 속에서 개인은 사이버 공간에서 말씀의 선포 속에서 인격적으로 다가오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고 그와 소통한다”며 “여기서 사이버공간은 단지 매체일뿐이요, 여기서 인격적 소통을 하는 자는 실재 신자요 그리스도인이다. 성도의 교제도 사이버 공간에서 소통하나 서로 소통하는 존재는 각자의 아바타가 아니라 숨쉬고 감동하는 인격적인 존재다. 언택트 시대에서도 현장교회는 여전히 인터넷 교회를 가능케 하는 실재로서 그 기능을 발휘할 것이다. 현장교회 없는 사이버 교회는 디지털 영지주의에 직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음으로 발표한 이 교수는 “영상매체를 이용한 예배는 디지털을 통해 어디서든지, 언제든지, 누구에게든지 말씀을 전달할 수 있다. 또 상호 단절이 아닌 디지털을 통해 더욱 확고히 연결된다”며 “디지털 문화는 변화가 아니라 이해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시 말해 우리가 이어온 모든 문화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생각의 프레임을 조금 옆으로 옮기는 것뿐이다. 프레임의 이동과 확장은 ‘모인다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준다. 즉 비대면에 대한 인식을 대면의 확장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하나님이 코로나를 통해 우리에게 주고자 하는 새로운 시대를 대하는 우리의 자세는 항상 연결하는 것”이라며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행1:8) 하신 말씀을 증거하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먼저, 영상 언어를 배워야 하며, 둘째로 온라인을 통해 모이고 소통해야 하고, 셋째로 예배를 디자인(design) 해야 하며, 마지막 넷째로 만남을 확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디지털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디지털 온라인은 시련이 아니라 새로운 전도의 통로가 되었다”며 “새로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믿고 가나안을 향해 전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서 주제발표 시간에는 ‘교회 공동체와 성도의 관계: 공동체 중심 교회론과 성도 중심 교회론’이라는 주제로 소민재 박사(백석대)가 발제했다.
소 박사는 “현대 복음주의 교회는 올바른 교회 정체성 정립과 사회 문제의 대응과 같은 중요한 과제들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교회가 준비, 운용하고 있는 대처 방안과 활동 양상은 대체로 공동체를 행위 주체로 하여 이루어진다”며 “성도들의 신앙 활동도 공동체의 가치와 정신으로 평가되고 공동체 조직의 가시적 변화를 추구한다. 그런데 공동체 사역의 실제적 효과는 다각적으로 시도된 기독교 정치참여 사례들이 보여주듯이 오히려 비관적”이라고 했다.
이어 “정통 개혁 진영의 교회론은 가톨릭의 교권주의와 극단적 편향을 보이는 급진적 개혁론 사이에서 성서적, 중도적인 교회상을 추구해왔다”며 “그 결과 현재의 정통 개신교 교회론이 체계화되었다. 그러나 가시적이며 역사적인 조직체로서의 공동체가 지닌 속성에 따라, 공동체 중심 교회론이 교회의 동일성(정체성)을 규정하고 교회 작용을 주관하게 되었다. 이로 인해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인 성도의 위상은 공동체 내부에서 약화 되었을 뿐만 아니라, 공동체 바깥의 사회적 위상도 공동체의 이름 속으로 희석되어 미진한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러한 전제와 함께 교회 공동체와 성도가 동일체의 입체적 양면이라는 신학적 검토를 통해, 공동체가 아닌 저마다의 성도가 삶의 현장에서 주관하는 개별적이며 또한 동시에 공동체적인 신앙 사역의 중요성과 성도 중심 교회론의 성서적 적합성을 제시하려 했다”며 “논의를 통해 재세례파 교회론과 정통 개혁 진영의 핵심적인 대립 논점이 교회 정체성과 성도의 위상에 관한 상반된 이해의 차이라는 점을 제시하였다. 전자가 참된 성도로 이루어진 비가시적 교회를, 후자는 본질적 교회와 가시적 교회가 혼합된 제도적 교회를 구현함으로써 양자의 공동체 구성원에 대한 이해의 차이가 나타났다”고 했다.
그러나 “교회의 목적과 작용을 구속사의 구조적 관점과 종말론적 대망으로 파악한다는 점에서 양자는 유사하다는 점도 제시하였다”며 “양자는 구원의 모태로서의 교회, 하나님 나라의 선취라는 이해에서도 근접해 있으며, 교회의 본질을 ‘하나의, 거룩한, 사도적, 보편적’교회로 인정한다는 점에서도 일치한다”고 했다.
또 “재세례파 교회론이 정통 개혁 진영보다 성도 중심 교회론에 더욱 근접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재세례파의 전통처럼 사회와 분리된 공동체 내에서만 성도의 위상을 강조하는 것은, 재세례파가 그들의 제자도를 세상 속에서 그리스도의 사역을 계승하는 것으로 정의하는 것과 모순된다”며 “초기 재세례파의 수난과 박해가 입증하는 바와 같이 공동체와 사회는 분리되어 존재할 수 있을지 몰라도, 성도와 사회는 분리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공동체 중심 교회론은 가시적 교회의 구조적 특성과 한계를 보완하고 성서적 교회를 추구하는 정통 개혁 진영의 헌신과 노력의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며 “가시적 교회와 비가시적 교회, 본질적 교회와 비본질적 교회의 혼합에 놓인 제약은 교회법, 공동체 운용, 신학과 교회 교육 등을 통해 보완되었다. 앞으로도 역사적 교회는 그리스도의 사역을 계승하는 공동체 활동에서 이와 같은 노력을 지속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교회의 본질에 대한 정통 개혁 진영의 정의가 공동체와 성도에게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 가의 논의가 필요하다. 그러나 하나의 유기체로서 그리스도의 몸으로 표상되는 교회를 몸의 지체인 성도와 전체로서의 몸이라는 별개의 본질과 속성으로 구분하는 것은 부적합하다”며 “따라서 공동체와 성도는 하나의 본질이며 동일체라는 정의가 성서적 유비로서 적합하다. 공동체가 추구하는 모든 활동,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교회의 목적을 위해 펼치는 모든 작용은 온전히 성도를 통해 실현될 수 있다는 정통 개혁 진영의 통합적 이해가 가능하다. 교회가 주관하는 헌신과 노력이 공동체를 성장케 하는 것이 아니라, 역으로 공동체와 세상의 경계역에서 살아가는 성도들의 성서적 동일성(정체성)에 따른 저마다의 사역이 교회를 교회되게 하고, 제자도를 실현하며,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정치, 경제, 사회, 군사 등 모든 영역에서 개별 성도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저마다의 삶의 자리를 그리스도의 사역으로 채워갈 수 있다”며 “유기체로서의 교회는 생동하는 입체적 공동체이다. 공동체가 성도를 양육하며 동시에 성도가 공동체의 뿌리와 꽃이며 잎과 열매로서 공동체를 번성하게 한다”고 했다.
한편, 이후에는 ▲‘코로나19 시대에 예배의 형성적 역할에 대한 고찰: 제임스 K.A 스미스의 예전적 인간론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현기상 박사(청수백석대학교회)가, ▲‘코로나19 사태의 전망과 교회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김성원 박사(서울신대)가, ▲‘뉴노멀 시대와 칼 바르트 교회론: 기독론 집중의 교회론 비판을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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