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원 석박사 과정에서 '야고보서'를 가르치는데, 논문 발표 시간에 한 학생이 자신이 그린 그림(아래 사진)을 보여주었다. 무슨 그림 같은가?
이 학생은 권유민 전도사님인데, 야고보서 1:21, "너희 안에 심긴 말씀을 온유함으로 받으라"는 말씀을 그 신학적 의미를 담아, 그림으로 그려서 자신의 프로필 사진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오늘 강의 시간에, 그 주제에 관해 '논문'을 쓰고 발표를 하다가, 자신이 그린 그림 이야기를 해서, 이 그림을 보게 되었다.
야고보서 1:21절, '능히 너희를 구원할 너희 안에 심긴 말씀'의 배경은 무엇인가? '새 언약'이다. 즉, '그 날 후에 내가 이스라엘 집에 세울 언약은 이러하니,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 마음에 기록하여"(렘 31:33)가 성취된 것이다.
야고보서는, 새 언약이 성취된 결정적인 사건으로, '너희 안에 심긴 말씀'의 실재(reality)를 선포하는 것이다. 새 언약 백성이 그들 안에 심긴 새 언약의 복음, 그 말씀을 '온유함으로 받으면'(약 1:21)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
단순히 그들의 '나뉜 마음'(약 1:8; 4:8)이 치유받고 '전심'(undivided heart)로 회복되는 그 이상의 열매가 맺힌다. 곧, 그 심긴 말씀에서 '의(righteousness)의 싹이 나고' 그래서 결국 새 언약의 성취의 결말, 곧, '새 하늘과 새 땅'이 이루어지기 시작한다(사 40-66장).
한편 낯설기도 한 이 그림은, 야고보서의 '말씀-구원론과 새 언약의 전망'을 잘 담아내고 있다. 논문으로 표현하기 복잡하고 어려운 것을 그림으로 그려주니, 야고보서의 신학이 아름답게 표현되었다.
원래 권유민 전도사님은 미술을 전공한 분이다. 혹시, 신약 해석에 관한 석박사 논문을 '미술 작품'으로 받으면 어떨까? 온갖 디지털 미디어와 가상현실을 넘나드는 포스트모던 시대에, 꼭 글로 기록된 논문만 가능하다고 고집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어쨓든, 낯설기는 하지만, 내가 이 그림에 붙인 제목은 이렇다. “야고보서 1:21의 심긴 말씀, 새 언약의 성취, 그리고 새 하늘과 새 땅". 참 아름다운 비전 아닌가.
채영삼 교수(백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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