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목사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 상임회장 김영한 박사 ©기독일보 DB
샬롬을 꿈꾸는 나비행동(상임대표 김영한 박사, 이하 샬롬나비)이 오는 5일 ‘어린이날’을 앞두고 관련 논평을 3일 발표했다.

샬롬나비는 “1922년 제정된 어린이날은 올해로 99주년을 맞이함으로써, 내년엔 역사적인 100주년을 기념한다”며 “하지만 매년 어린이날을 맞이하는 우리의 마음이 부끄럽고 참담하다. 이 땅의 어린 새싹들을 제대로 돌보고 양육하지 못하는 비정한 어른들의 죄과를 그 무엇으로도 용서받기 힘들다는 무거운 마음”이라고 했다.

이들은 “어린이들을 마땅히 보살피고 지켜야 할 어른들은 무책임한 방임자요 무자비한 학대자가 되어가고 있다. 우리 시대의 가정은 과거보다 먹고사는 데는 풍요로워졌지만, 끈끈한 가족애(家族愛)는 오히려 사라져가고 있다”며 “배움과 교육의 장인 유치원과 학교도 우범지대가 되어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우리 사회는 또 어떤가. 어린이들이 유괴·실종·살인·성폭행 등 범죄의 대상이 된 지 오래”라며 “이제 더 이상 우리 어린이들이 가정해체의 피해자가 되거나 범죄의 희생양으로 방치되어선 안 된다. 이 땅의 어린이들이 장차 우리 대한민국과 한국교회의 장래를 좌우할 동량(棟梁)이요 미래의 초석(礎石)으로 성장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샬롬나비는 “주지하듯이 유교 윤리가 강력히 지배하던 우리나라 전통사회에서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종속물 혹은 소유물로 인식됨으로써, 하나의 독립적 인격체로서 존중받지 못하고 멸시와 하대의 대상이었다”고 했다.

이들은 “그러나 어린이들은 부모와 어른의 부속품이나 소유물, 그 누군가가 멸시와 학대, 억압해도 되는 무가치한 존재가 절대로 아니”라며 “어린이들은 독립된 인격체이자 생명 존중의 주체일 뿐만 아니라, 장차 우리 대한민국과 한국교회를 이끌어나갈 새 시대의 주역(主役)”이라고 했다.

특히 “어린이들이 어린이날에 진정 바라는 것은 어른들의 보상심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한 일회용 이벤트가 결코 아닐 것이다. 어린이날의 진정한 선물은 어린이들의 자존감(自尊感)을 높여주는 것”이라며 “어린이날은 아이들의 인격을 존중하고 아이들이 슬기롭고 행복하게 자라기를 기원하는 부모와 어른들의 마음이 깃든 날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부모됨의 숭고한 사명과 자녀의 존엄한 생명에 대한 전 국민적·사회 전반적 의식개혁이 요청된다”며 “현재 아동학대 사망사건 주범의 75~80퍼센트가 친부모로 알려져 있다. 이것은 아동학대 사례 10건 중 약 8건이 부모에 의해 발생한다는 의미인데, 그중 친부에 의한 학대 사례는 14.8퍼센트, 친모가 29.7퍼센트, 계부와 계모는 각각 2퍼센트로 나타나 친부모에 의한 학대가 대부분인 것으로 확인된다”고 했다.

이에 “어린이들이 장래의 희망을 키우며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는 가정공동체를 구축하자”며 “멀고도 험난한 인생여정에서 베이스 캠프(base camp)로서의 가정은 가장 중요한 정서적 안전망·인류의 귀중한 보고(寶庫)·세대를 잇는 생명줄이기 때문에, 이 가정을 어떻게 건강하게 지킬 것인지의 문제가 개인과 사회, 국가와 인류문명의 향방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2021년, 끊이지 않는 아동학대의 악순환을 근절시키는 원년(元年)을 선포하면서 아동학대 예방정책의 총체적 허점을 철저히 반성하고 실효성 있는 근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이제 ‘아동학대-국민적 공분-정치권의 졸속대책-사회적 망각’의 악순환에 종지부를 찍음으로써, 더 이상 부끄럽고 참담한 어린이날을 맞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린이 양육은 단지 개인적 의무를 넘어, 전 국민과 사회 전체가 서로 보호하고 지켜주어야 할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가정, 학교, 사회, 직장, 국가에서 어린이에 관심을 갖고, 저들에 대한 특별한 배려를 쏟아야 한다”고 했다.

가령 “미국을 벤치마킹하여 한국에서도 도로에 어린이 구역이라는 것이 만들어져 있다. 이 구역에서는 어린이들이 다치지 않도록 자동차나 공영버스 등 모든 차량이 서행을 해야 한다”며 “사회분위기가 어린이를 존중하고 저들로 하여금 자유롭게 발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는 진정한 민주사회요 발전하는 자유사회”라고 했다다.

아울러 “아동학대는 더 이상 ‘내 자식 내 마음대로’라는 식의 가정 내 문제로 방치해선 결코 안 될 사회문제로서, 우리 모두의 일이라는 전 국민적·사회 전반적 인식의 전환이 절실히 요청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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