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특정 깃발이… 대사관은 미국 대표, 오직 국기만” 지적도
미국 크리스천포스트에 따르면, 국무부 내부 소식통은 토니 블링컨(Antony Blinken) 국무장관이 “(모든) 외교 전초기지가 LGBT 프라이드 깃발을 게양할 필요는 없다”며 “현지 상황에 따라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즈와 통화한 국무부의 한 관계자는 무지개 깃발을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인 5월 17일 이전부터 성소수자의 달로 지정된 6월까지 전시할 수 있다고 밝혔다.
6월은 미국에서 1969년 뉴욕시에서 발생한 스톤월 폭동(Stonewall riots)을 기념하기 위해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 프라이드의 달로 인정받고 있다.
그러나 국무부는 게양 여부는 파견지의 지역 상황과 대사관 대표의 재량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특히 동성 관계가 금지된 중동 및 북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동성애 깃발이 논란을 불러 일으킬 위험성이 크다.
미 국제전문지인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에 따르면, 국무부는 “미국의 노력이 실수로 LGBTQI+ 커뮤니티의 반발이나 추가적인 소외를 초래하지 않도록 ‘무해(do not harm)’를 가장 중요한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며 “공관들은 범죄화 법제 폐지를 위한 노력을 지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미국 보수 복음주의 지도자인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국무부의 이번 결정에 대해 “승인(authorized)되었다고 해서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래함 목사은 24일(현지시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왜 한 집단의 사람들과 특정 의제를 대표하는 깃발이 말 그대로 다른 모든 것보다 높게 게양되어야 하고 우리 대사관과 영사관에 휘날려야 하는가”라며 “대사관은 외국 땅에서 미국을 대표하기에, 오직 미국 국기만 휘날려야 한다. 동성애 프라이드 깃발도, 기독교인 깃발이나 다른 어떤 깃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전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가 철회한 단일기 규정을 갖고 있었다”며 “우리의 미국 국기는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희생, 명예, 단결, 애국심, 그리고 피를 상징한다. 우리나라와 지도자들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촉구했다.
2018년 당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해외 대사관에서 6월 무지개 깃발 게양을 본부로부터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며, 사실상 미국 국기만을 게양하도록 허용해왔다.
미 국무부는 2019년 브라질과 독일, 이스라엘, 라트비아 주재 미국 대사관이 관련 문의를 했지만 LGBT 깃발 게양을 거부한 바 있다.
마이클 펜스 전 부통령은 그 해 6월 NBC뉴스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의 단일기 게양 원칙을 옹호하며, 자신과 대통령은 대사관 깃대에 미국 국기만 내걸어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6월 무지개 깃발 게양을 전면 허용해왔다. 블링컨 국무장관도 올해 1월 취임과 동시에 미국 대사관에 무지개 깃발 게양을 공언했다. 또한 그는 성 소수자 인권특사 특사를 복직시켜 성소수자 의제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국무부는 아직 이번 결정에 대해 공식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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