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토론회는 지난 5일(현지시간) 밤 시카고 소재 사도 신앙교회에서 개최되어, 흑인 및 아시아계 미국인 교회 지도자들이 패널로 참석했다.
주최 측은 애틀랜타 지역에서 아시아계 여성 6명이 총에 맞아 숨진 사건을 계기로 아시아계 미국인과 태평양 섬 주민들에 대한 인종차별적 폭력에 이목을 집중했다.
이날 패널로는 아시아계 미국인 기독교 협력(AACC) 회장인 레이먼드 창(Raymond Chang)목사를 비롯해, 시카고 트리니티 유나이티드 그리스도 교회의 원로목사인 오티스 모스 3세(Otis Moss III), 진보침례교회 찰리 데이츠(Charlie Dates) 목사, 노스파크신학교 라숭찬(Soong-Chan Rah) 교수, 커뮤니티 리뉴얼 소사이어티의 월트리나 미들턴(Waltrina Middleton) 이사 등이 참석했다.
레이먼드 창 목사는 토론회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 대한 폭력이 급증하고 있다”며 “조지 플로이드 살해 사건에서 (과잉진압을 한 전직 경찰관)데릭 쇼빈 재판이 열린 가운데, 이와 같은 행사가 어느 때보다도 지금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하지만 이 행사보다 지속적인 파트너십에 대한 의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을 받아, 모스 3세 목사는 미국 내 흑인과 아시아계 미국인을 하나로 묶는 인종차별의 ‘고유한 맥락(unique thread)’에 대해 인정했다.
그는 아시아계 미국인이 백인 미국인을 상대로 증언할 수 없다고 판결한 1854년 캘리포니아 대법원 판결(People V. Hall decision)이 있고 몇 년 후, 대법원이 흑인에게 시민권을 연장하지 않기로 한 판결(Dred Scoott decision)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집단 린치 사건 중 하나인 1871년 캘리포니아 중국인 학살은 미국 전역의 흑인들의 린치 행위에 청신호를 주었다”며 “우리의 억압은 서로 연결되어 있지만 해방도 동시에 연결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이 사건은 1871년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500명의 백인과 히스패닉 인들이 차이나타운을 습격해 중국인 거주자를 강탈하고 살해한 집단 린치 사건으로, 당시 흑인의 골목이라 불리는 거리에서 발생했다.
폭도들은 중국인 사이에서 벌어진 총싸움을 구경하던 백인이 우발적인 사고로 사망하자, 중국인으로 보이는 모든 사람들을 습격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17-20명의 중국 이민자들이 총에 맞은 채로 교수형을 당했다.
모스는 교회가 인종적 해방의 본보기를 제공할 수 있다며, 그 예로 흑인과 아시아 및 라틴계 기독교인들이 이끈 1906년 로스앤젤레스의 ‘아주사 거리 대부흥(Azusa Street Revival)’을 소개하며 “백인 우월주의가 통제할 수 없는 방식으로 영이 작용한다”고 말했다.
패널들은 인종차별이 남성과 여성에 따라 어떻게 다르게 경험되는지와, 흑인과 아시아계 미국 여성들이 서로의 경험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토론을 이어갔다.
일리노이주 생명의 바인 교회의 줄리엣 리우(Juliet Liu) 목사는 “백인 우월주의는 종종 우리를 비슷한 방식으로 대했다”며 “여성들이 서로의 이야기와 경험을 공유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담긴 고통과 회복을 들을 때 진정한 연대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패널들은 또 ‘흑인’과 ‘아시아계 미국인 및 태평양 섬주민들(AAPI)’ 사이의 긴장과 역사적인 대립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일리노이주 휘튼 칼리지의 그레고리 리(Gregory Lee) 부교수는 1960년대 민권운동에 반대하는 백인들에 의해 시작된 ‘모범적 소수의 신화(myth of the model minority)’에 비유하여 “우리(아시아인)는 그들을 반대하는 대신에 권력 구조에 맞춰 경기를 하려고 노력해 왔다”고 평가했다.
그는 “많은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흑인과 황인을 억누르는 데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며 “특히 애틀랜타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 이후, AAPI 공동체가 얼마나 취약한 지를 깨닫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일부 패널들은 성경의 에베소서 6장 12절을 인용하며, 이 분쟁이 서로를 향한 혈과 육의 싸움이 아닌 영적인 전쟁임을 강조했고, 흑인과 아시아 공동체가 함께 기도하고 시위에 동참하는 데에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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