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국회의원(국민의힘), 한반도인권과통일을위한변호사모임(한변), 올바른북한인권법을위한시민모임(올인모)이 ‘북한인권법 통과 5주년 및 화요집회 100회 기념 세미나’를 2일 오전 비대면화상토론회로 개최했다.
이날 김형석 교수(연세대 명예교수) 발제에 이은 토론회에서 태영호 의원은 “내가 북한에서 30년, 유럽에서 12년을 외교관으로 공직했다. 북한은 형제 간, 부부들마저도 자신의 속 얘기를 털어놓지 못하고 자기검열을 한다. 이것이 북한의 공통된 생활 방식”이라며 “해외에서 공직 생활을 하는 동안 북유럽의 복지 시스템에 비해 북한 시스템이 얼마나 문제인지를 아내에게 12년 동안 말하지도 못했다. 북한 내부에서는 형제, 부부 사이에 자신의 생각을 전부 공유할 수 없다”고 했다.
태 의원은 “북한 외교부에 있었을 때 내 옆자리에 근무한 사람이 없어진 일이 있었다. 그러나 나는 궁금해 하지도 않았다. 왜냐하면 그는 반(反)당적인 행위를 해서 갑자기 사라졌다는 생각이 당연하기 때문”이라며 “분단 70년 동안 김 씨 정권은 사람 간의 모든 고리를 끊어 놓았다. 이제 대한민국이 2,500만 명의 동포들을 구원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
그는 이날 준비한 토론문에서도 “북한이 열악한 경제 사정에도 모든 자원을 동원해 무기 개발에 나설 수 있는 것은 북한 주민들의 반발이 없기 때문”이라며 “북한은 수령의 말 한마디로 모든 게 결정되며 반대 의견을 낸다는 것은 자기 자신은 물론 가족 및 3대까지 멸문당할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북한은 김정은 일가와 소수 엘리트들에게 부와 권력이 집중되어 있다. 북한 정권의 가혹한 통제와 처벌로 북한 주민들은 저항의 시도조차 엄두 내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도 정치범수용소가 존재하고 공개총살이 벌어지고 있으며 내부 경제사정이 어려워질수록 북한 주민들을 옥죄는 통제가 더욱 강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엔 인권이사회는 2003년부터 2020년까지 17년 연속 결의안을 채택했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특히 2013년 3월 21일 채택한 결의안에서 북한에 대한 인권조사위원회의 설립을 결정했다“며 ”1년 후 제출된 조사결과보고서에는 ‘북한에 의해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중대한 인권침해가 자행되었으며 지금도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다고 본다’는 결론이 담겼다. 2014년 이후, 북한 인권 실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으며 김정은은 간부들에 대한 잦은 교체와 숙청을 일삼고 있다“고 했다.
특히 “김정일이 외부의 북한 인권 비판에 별다른 반응을 하지 않았던 것에 비해, 김정은은 이를 매우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유엔의 보편적정례인권검토에 대응하기 위해 각 부처 직원을 모아 TF를 구성했으며, 핵과 미사일 등을 개발하고 시험 발사해 전 세계의 이목을 북한인권에서 안보 문제로 돌려놨다. 그러나 북한 핵과 인권은 서로 연관된 문제이며 각각에 대한 투 트랙 접근법이 필요하다”고 했다.
태 의원은 “한국에서 북한인권법이 제정된 지난 2016년 3월 이후, 시행 4년이 지났지만 법의 핵심인 북한인권재단 설립,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 임명, 남북인권대화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는 북한인권 가해자인 북한 정권의 눈치만 보고, 북한인권법 시행 주체인 통일부가 북한과의 인도적 지원과 교류협력만을 강조하며, 편향된 통일·대북정책으로 북한인권법의 사장화에 앞장서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인권 해결이 어려운 것은 우리 사회가 북한인권을 좌우 이념 성향에 따라 보고 싶은 면만 강조하기 때문”이라며 “북한을 우리 시각이 아닌 있는 그대로 보편적인 인권 관점에서 보는 것이 진정한 통일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북한 엘리트층과 주민들에 대한 접근 방법이 달라야 하고 방식도 다양해야 한다. 가령, 과거 영국이 인권 기술 협력을 통해 북한 관리를 데려와 교육시키고, BBC 라디오 한국 방송을 시작한 것이 좋은 예“라며 “그러나 정부는 대북전단금지법을 통해 마치 축구경기에서 북한이 특정 포지션이나 선수, 특정 공격 루트를 쓰지 말라는 북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해, 경기 룰(Rule)을 북한 요구대로 수정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유엔 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안은 북한 인권 상황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는 국제사회의 의지가 담긴 것이다. 한국은 지금이라도 북한 주민들의 인권개선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북한 주민들의 의식이 깨어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면, 북한 당국도 핵과 첨단 무기 개발에만 열을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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