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회장 김태훈 변호사, 한변)과 ‘올바른 북한인권법을 위한 시민모임’(올인모)이 16일 서울 외교부 정문 앞에서 ‘탈북선원 강제북송, 외교장관 물러나야’라는 제목으로 제98차 수요집회를 개최했다.
앞서 한변은 이날 집회의 취지를 설명하면서 “지난 8일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외교부 장관으로 임명된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5일 장관 후보자로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2019년 11월 2일 귀순한 탈북 선원 2명을 같은 달 7일 강제 북송한 이유에 대해 ‘이 사람들은 대한민국 국민으로 안 봤다’ ‘헌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 ‘일반 탈북민 하고는 다르다’고 했다”며 “동료 선원들을 살해한 흉악범이라서 대한민국 국민 자격이 없었다는 것이다. 당시 정 후보자는 국가안보실장으로서 이 사건 처리를 총지휘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는 헌법 3조에 따라 북한 주민은 우리 국민이다. 설사 범죄자라 할지라도 우리 법정에서 재판을 받고 처벌을 받아야 하는데, 당시 국가안보실은 멋대로 사법기관의 권한을 행사해 이들의 눈을 안대로 가리고 팔을 포승줄에 묶어 판문점까지 이송해 강제 북송했고, 그 과정에서 한 선원은 판문점에서 북한으로 송환된다는 사실을 비로소 깨닫고 바닥에 털썩 주저앉았다고 한다”며 “북으로 돌아간 이들은 모진 고문 끝에 처형당했을 가능성이 농후하고, 우리나라가 가입한 고문방지협약에도 위반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 장관이 강제 북송의 법적 근거로 든 출입국관리법과 난민법은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 애당초 헌법상 국민 지위를 배척할 기준이 될 수 없다. 정 장관은 ‘북한을 외국에 준하는 지역으로 규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도 들었는데 이는 북한과도 외국환 거래가 성립한다는 의미이지 북한 주민의 헌법상 국민 지위를 부정한 것은 아니”라며 “이에 헌법과 관련 형사법 및 국제인권법 등을 위반하여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을 위험에 빠트린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즉시 장관직에서 물러나고 엄중한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집회에서 구주와 변호사(한변 운영위원)는 “2019년 11월에 있었던 탈북선원 강제 북송은 그들의 신체를 포박하여 강제 북송할 어떤 법적 근거도 없다.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이 우리나라 국민의 자격을 갖춘 것은 헌법에 적시돼 있다”며 “그럼에도 정의용 장관은 아무런 법적 근거 없이 우리나라 국민이 아니라는 망발을 펼쳤다. 만일 범죄 사실이 있었다면 우리나라 법원에서 재판을 받으면 될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 사건이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인지 여부를 가려야 한다. 강제 북송은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이런 결정은 대통령 의사와 무관하게 할 수가 없기에, 문재인 대통령이 상세히 밝혀야 한다”며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인권탄압 및 정부가 주도한 일에 대해서 정의용 장관은 속히 장관직에서 물러나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민복 단장(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은 “북한 당국은 탈북자에 대해 별의별 정보를 퍼뜨린다. 나 같은 경우 농민으로서 할머니를 강간하다 탈북했다는 거짓정보를 퍼뜨렸다”며 “당시 강제 북송된 탈북 선원 2명에도 대한민국에 들어와서 어선에서 살인을 저질렀다는 사실이 북한 당국 자료인지를 정확히 밝혀야 한다. 탈북자들도 대한민국 국민들이기에 정당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거친 뒤, 북송이 아닌 우리 법으로 처벌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문수정 변호사(한변 운영위원)는 “대한민국 헌법은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명시했다. 이 헌법 규정에 따르면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의 주민으로, 북한 주민이 한국으로 넘어오는 순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인정하고 여권을 발급해 줘야 한다”며 “그런데 이 정부는 당시 탈북 선원 2명을 우리나라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는 이들을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보호했어야 했다”고 했다.
아울러 “유엔 자료에 따르면, 북한에서 가장 극심한 고문을 당하는 부류는 탈북했다가 재북송당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이 사람들이 어떻게 고문을 받는지도 기록이 다 돼 있다”며 “이런 끔찍한 참상을 예견하면서도 문재인 정부는 이들을 북송시켰다. 북한 주민도 사람이다. 이 죗값을 언젠가 문재인 정부가 받을 것”이라고 했다.
김문수 전 경기도 지사는 “탈북 선원 2명에 대해서 진실을 말하지 않고, 대한민국 청년이 아니라고 둘러대는 사람이 대한민국 외교부 장관이 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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