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 비에 젖어 몸이 추워지지 않게 보호해주고, 또 촉촉이 일상을 적시는 시간을 함께 보내기도 한다. 그런데 비가 와서 우산을 써야 하면 아이와 걷는 것이 조금 불편하다. 아직은 우산을 움켜쥐는 것이 어설픈 아이 옆에서 일일이 비를 맞지 않게 신경을 써야 하고, 엄마 본인도 우산을 쓰다 보니 손이 부족하다. 그래서 오늘도 비가 내리는 걸 보고 어김없이 예준이에게 우.. 아이의 말소리가 보일 때 비로소 느끼는 것
소아과와 미용실, 마트에 갈 때, 그리고 나와 늘 동행했던 장소마다 아들 예준이는 늘 먼저 인사하며 대화의 물꼬를 튼다. 사람들을 만나 대화할 때의 예준이를 보면서 느꼈다.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누나에게 '안녕'이라고 스스럼없이 인사하는 것부터, 엄마가 대신 말하지 않아도 "아기 여기 아야 했어"라며 의사 선생님 앞에서도 당당한 말본새가 느껴졌다... 늘 변함없이, 있는 그대로 나를 바라보는 아이
아이를 만난 지 천일이 되었다. 아이가 세상에 나와 엄마 아빠와 만나서 보낸 시간이 이만큼이나 흘렀다. 천일의 눈 맞춤을 통해 '못 듣는 엄마가 아닌 더 잘 보는 엄마가 되었나?'라는 반성과 함께, 바쁘다는 핑계보다 더 많은 눈 맞춤을 통해 교감하는 시간을 만들자는 다짐을 하게 됐다. 듣지 못하는 대신, 눈으로 더 많이 세상을 바라보는 엄마와 그런 엄마를 이해하는 아이와의 시간이 기대되기도 .. 방탄소년단 신곡에서 만난 ‘국제 수화’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을 최근에 알게 됐다. 이번에 발표된 신곡 'Permission to Dance(퍼미션 투 댄스)'의 안무에 국제 수화를 활용한 것이 화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이 영상이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인 유튜브(Youtube)를 통해 공개되면서 많은 농인(청각장애인)에게 호응을 받았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까지 공유되며 연일 농인(청각장애인)들의 대화 주제가 .. 심리 상담, 농인 상담사가 필요합니다
농인(청각장애인)에게 심리 상담이 필요할 때가 있지만, 사회적으로 봤을 때 정작 준비된 것이 하나도 없다. 요즘 코로나19로 인한 '코로나 블루'로 심리적인 고통을 겪는 분들을 위해 심리 상담이 확대되는 추세다. 그러나 일대일 상담을 원하는 농인(청각장애인)은 상담사가 거의 수어를 모르거나, 농인(청각장애인)에 대한 이해가 전무하여 오히려 상담의 질을 떨어뜨리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빗소리를 모르는 엄마에게 알려주던 아들 예준이
장마가 시작되고, 알게 모르게 내리는 소나기와 잠든 사이에 내리던 빗소리를 나는 잘 몰랐다. 그런데 내 아들은 빗소리를 알아가고 있었다. 평소와 다름없이 방 안에 둘이 둘러앉아 블록을 쌓고 있었다. 블록을 쌓던 중에 갑자기 창문 사이로 구름이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불과 몇 분 전까지 화창했는데 갑자기.. 소외되어 버린 유권자, 농인(청각장애인)
2022년 3월에 있을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기저기서 출마 선언을 던지는 와중에 아쉬운 풍경이 연이어 연출되었다. 필자는 출마 선언을 하는 온라인 영상 콘텐츠를 두루 살펴보았다. 화려한 인포그래픽과 멋진 카메라 연출, 그리고 인물의 대사 처리 등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다 들어있었다... “떼써도 괜찮아… 엄마는 기다릴 수 있어”
회사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어린이집 어플 알림 메시지가 보여 확인했다. 주말 내내 햇빛이 강한 실외와 에어컨 바람이 시원한 실내를 번갈아 놀아서 그런지 아이에게 코감기 초기 증상이 나타난 것 같았다. 그래서 퇴근하자마자 야간 진료를 하는 소아과로 직행했다. 문 닫는 시.. ‘덕분이라며 챌린지’에 농인들이 화난 이유
얼마 전 뉴스에 오르내린 캠페인이 있다. 바로 '덕분이라며 챌린지'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최근 공식 SNS를 통해 #덕분이라며 챌린지를 시작하며 엄지손가락을 아래로 내린 모습이 담긴 포스터를 공개했다. 이는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워 의료진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패러디한 것이다... KBS 메인 뉴스 ‘수어 통역 제공’을 환영하며
9월 3일부터 KBS가 메인 뉴스인 뉴스9에서 수어 통역을 시작한다는 기사를 보고 무척 반가웠다. 그동안 낮 뉴스와 뉴스 특보에만 한정적으로 수어 통역을 제공한 KBS의 이러한 변화는 청각장애인의 정보 접근권이 한층 더 가까워지기 시작했다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농인이라 몰랐던 ‘층간소음’을 알게 되며 배운 것
소리의 부재에서 성장한 농인 부부는 '층간소음'이라는 것을 몰랐다. 그러나 소리를 알아가는 아이, 예준이가 태어난 후에야 비로소 층간소음을 알게 됐다. 층간소음은 우리에게 아주 먼 미래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느끼게 됐다... 청각장애인에겐 너무 어려운 부동산 정책
청각장애인은 소리로 이뤄진 정보를 수어 통역과 속기 통역, 그리고 텍스트 자료로 접근하다 보니 비장애인보다 늦게 정보를 얻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정보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것이다. 요즘 자고 나면 바뀌는 부동산 정책으로 언론이 바쁘다. 언론에 정책의 주요 내용이 빼곡하게 들어가 있지만, 청각장애인에겐 너무나 생소한 정보다. 다른 장애인들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장애인의 배려가 턱없이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