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운행하는 중에 태양이 어느 도시 상공에서 서산으로 넘어가지 않고 중천에 오랫동안 멈추어선 사건이 있었다면 우리는 그런 엄청난 일을 믿을 수 있을까? 놀라운 일이긴 하지만 성경에는 그런 사건이 분명히 기록되어 있다...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엄마젖과 방울새-아기예수의 놀이(2)
아기들의 놀이 중에서는 뭐니 뭐니 해도 엄마의 젖을 먹으며 노는 것이 첫 째일 것이다. 그러나 아기예수는 적어도 13세기까지는 성서화에서 젖을 먹는 모습을 발견할 수 없다. 성경에도 어디를 살펴봐도 젖 먹었다는 기사는 없다. 아기예수는 젖을 먹지 않고 자라난 초인이란 말인가? 인간의 모습으로 태어난 아기예수의 젖을 먹는 모습은 초기 곱틱 미술에서도 비슷한 도상이 보이지만, 분명하게 보이기는 ..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입다의 딸, 그 슬픈 사연
찬바람이 세차게 불던 토요일 오후, 메디슨 에비뉴에서 버스를 타고 뉴욕시 맨해튼 북단 92번가에 있는 유대인 박물관(Jewish Museum)을 찾아갔다. 유대인들의 다양한 역사와 문화를 보여주는 곳으로 자주 가본 곳이지만 이 날은 제임스 티소(James Tissot 1876-1902)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다...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엄마, 간지러워요!" 아기 예수의 놀이
마리아와 아기예수 그림들을 보고 있으면 도통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 하나님의 아들과 그 어머니이니까 여염집 모자처럼 그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도 인간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분인데, 성가족 그림에서 아기예수가 장난감을 가지고 재미있는 놀이를 하며 자랐는지에 대한 실감나는 그림은 찾아보기 어렵다...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당신이 바로 그 사람이라(You are the man!)
지금부터 약 3000년 전 유대나라의 다윗 왕 앞에 왕의 고문인 선지자 나단(Nathan) 이 나타나 수수께끼 같은 질문을 한다. "한 성읍에 두 사람이 있는데 한 사람은 부하고 한 사람은 가난하니 그 부한 사람은 양과 소가 심히 많으나, 그 가난한 사람은 아무것도 없고 자기가 사서 기르는 작은 암양 새끼 한 마리뿐이라. 그 암양 새끼는 그와 그의 자식과 함께 자라며 그가 먹는 것을 먹으며 ..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에덴의 동쪽
요즈음 서민들은 소득은 적은데다가 설상가상으로 폭염과 전세난으로 더욱 살기 어렵다고 한숨 짖는다. 옛날 그 옛날 성경 첫 머리의 창세 때부터 인간의 삶은 녹녹치 않았다. 평생 땀 흘리며 수고하여야 하고 해산의 고통과 슬픔 속에서 방랑자처럼 떠돌아 다니다가 마지막에는 흙으로 돌아가는 "인생은 허무한 것"이라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인간의 조상인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에서 죄를 짓고 쫓겨 날 때부..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빌라도를 변명한다
우리는 사도신경을 암송하면서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를 참 오랫동안 되뇌어 왔다. 필자는 사복음서에 기록된 예수재판 장면을 읽을 때 마다 수수께끼 같은 궁금증이 따라 다닌다. 빌라도 총독의 속내는 어땠을까? 십자가형 선고는 불가피 했을까? 내가 그 당시 현장에 있었다면 어느 쪽 일까? 그리고 과연 우리가 이렇게 자주 빌라도를 저주해도 되는가 하는 연민이 있..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나뭇가지 마법사 야곱
창세기에 나오는 믿음의 조상 중에 야곱(Jacob)의 캐릭터는 특이하다. 태어날 때부터 쌍둥이 형인 에서(Esau)의 발꿈치를 잡고 나왔으며, 배고파 죽을 지경인 형에게 팥죽 한 그릇을 주고 꾀어서 장자권을 빼앗았다. 또한 어머니 리브가와 결탁하여 형의 옷을 입고서 늙어서 눈이 어두운 아버지 이삭으로부터 장자에게 내리는 축복을 가로챘다...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내 사랑, 너는 어여쁘고도 어여쁘다" - 아가서의 비밀
한창 사춘기 때에 왕복 50리 길을 걸어서 중학교에 다녔다. 누구나 한 번 쯤 인생이 무엇인가 하는 본질적 의문을 가진다지만 나는 바로 그 시기가 좀 빨리 온 것 같다. 그래도 다행스러운 것은 집안 내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성경 읽기에 깊이 빠지면서 잡념을 뿌리치고 있었다. 그 해 겨울도 가고 봄이 되었을 무렵에 구약의 아름다운 시문학인 시편, 잠언과 전도서를 읽고 나서 아가(雅歌)를 접하게 ..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화 있을진저 위선자들이여"
제목을 보고 왜 이런 험한 글을 쓰느냐고 할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 말은 예수가 그 당시 사회적으로 가장 지식인이요 지도층인 서기관(율법학자)과 바리새인들에게 책망한 말이다."화 있을진저 외식(外飾)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뱀들아 독사의 새끼들아, 너희가 어떻게 지옥의 판결을 피하겠느냐" (개역개정 마태23:33)..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사복음서의 상징으로서의 '네 생물'
중세의 필사본 성경과 기도서에 실린 삽화를 비롯한 성서화에는 천상의 하나님 보좌 주변에 하나님을 호위하는 네 가지 생물(Four Living Creatures)이 자주 등장한다. 이 네 가지 생물은 선지자 에스겔이 환상 속에서 본 그룹천사(Cherubim)를 말한다... [강정훈의 성서화 탐구] 동방박사 수수께끼
유대나라 헤로데(Herodes)왕이 통치할 시기 아기예수가 베들레헴에서 탄생할 때에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별을 보고 따라와 아기예수에게 경배한 것은 예수가 이방인으로부터 경배 받은 첫 번째 사건이다. 마태오의 복음서 제2장에서는 그 장면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