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교회연구소와 한국교회탐구센터, 목회데이터연구소가 27일 오후 ‘코로나 시대, 기독 청년들의 신앙생활 탐구’라는 주제로 ‘2021 기독청년의 신앙과 교회 인식조사 세미나’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만 19~39세 개신교인 남녀 7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5일까지 실시한 것이다. 한국사회에 대한 현실 인식, 개인 라이프 스타일, 신앙생활 및 신앙의식, 교회생활 및 교회에 대한 인식, 청년부에 대한 인식, 가나안 성도, 코로나19 상황에서 신앙생활, 온라인 활동 등에 대해 조사했다.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 21세기교회연구소)는 ‘코로나19, 청년, 기독교: 변화하는 청년들의 안과 밖’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정 교수는 “먼저 우리 사회에 대해 3분의 1이 ‘희망이 없다’고 말했고, 우리 사회에서 일자리 문제, 경제 양극화, 부동산 등 주로 경제 문제를 크게 보고 있었다”고 했다.
특히 “경제 수준이 낮을수록 우리 사회에 대해 더 부정적으로 보고 있고, 삶의 만족도도 낮으며, 심리상태가 불안정 했다”며 “따라서 미래에 대한 전망도 비관적이고 결혼 의향도 낮았다. 비혼 이유로 ‘결혼해서 가정을 꾸릴 경제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고 했다.
또한 “성경말씀대로 살면 성공하기 어렵다는 데에도 경제수준이 낮은 청년들이 더 많이 동의하므로 성경대로 사는 것을 비현실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경제 수준이 낮은 청년들에 대한 관심과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2019년 청소년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기독 청년들도 모태신앙이 절반이 넘었고, 유치원 이전에 교회를 다닌 비율이 65%정도 되어 기독교가 가족종교회 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 교회를 다닌 비율은 13% 밖에 되지 않았다. 또한 기독 청년들의 77.4%는 ‘가족(부모)의 영향과 전도’로 신앙생활을 하게 되었다고 응답했고, 신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도 부모가 가장 컸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결과는 어렸을 때부터 신앙생활을 해서 잘 정착해 가정 안에서 신앙이 전수되고 있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지만, 중·고등학생 이후에 교회에 출석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기독교의 가족 종교화 경향이 심화되고 있으며 기독교 신앙의 확장성이 매우 부족하다고 할 수 있어 자칫 끼리끼리의 종교로 전락할 우려도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코로나 상황에서 신앙생활은 대체로 양적, 질적으로 퇴보하고 있고, 심리 상태도 더 나빠지고 있다”며 “교회에 대한 평가 9개 항목에 대부분 50~60% 정도만 동의했다. 특히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정부 정책을 잘 따르고 있다’에 대해 절반만 동의했고, ‘코로나19 확산에 있어 기독교의 책임이 크다’에 대체로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기독교 청년들은 교회의 코로나19 상황 대처에 대해 비교적 낮게 평가를 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10년 후에도 ‘기독교 신앙도 유지하고 교회도 잘 나갈 거 같다’는 응답은 절반에 불과했고, 기독 청년의 40% 정도는 10년 후 가나안 성도가 될 가능성을 비추었고, 4%는 ‘기독교 신앙을 버릴 것 같다’고 응답했다”고 했다.
정 교수는 “기독 청년들은 코로나 상황에서 비교적 활발하게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그러나 온라인 예배 만족도는 높지 않았고, 온라인 콘텐츠 만족도가 높았다. 온라인 콘텐츠 경험은 주로 설교와 찬양이었지만, 희망하는 콘텐츠는 훨씬 더 다양하였다는 점을 고려하여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실시간 미팅 앱 사용 경험은 많지 않았으나 만족도는 온라인 콘텐츠만큼 높았고, 공식 모임 외에도 다양한 비공식 모임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특히 소형교회 청년들의 만족도가 높은 점을 감안하여 소형 교회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조사에서는 전체적으로 신앙단계가 높은 청년들이 사회 현실에 대해서도 더 희망적으로 보고 있었고, 코로나로 인한 타격도 덜 받고 있으며, 신앙생활 유지도 더 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청년들의 신앙을 성장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한 과제로 나타났다”고 했다.
아울러 “교회 안의 청년들에 대해서는 다양한 교육과 양육 프로그램을 통해 신앙이 성장할 수 있도록 하며, 교회 밖 청년들에 대해서는 다양한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필요를 채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경제 수준이 중요한 변수로 나타났다는 점에서 청년들의 경제 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청년 일자리 사업이나 청년 협동조합 등에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두 번째 발제자로 송인규 소장(한국교회탐구센터)은 ‘코로나, 청년, 기독교: 기독교 신앙의 해체와 재구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송 소장은 “코로나 사태는 한국 교회의 사역 전반에 걸쳐 당황과 좌절의 분위기를 초래했다”고 했다.
이어 “대면방식을 교회 활동의 표준과 정상으로 여겨 온 사역자들과 교우들은, 난생 처음 겪는 비대면의 현실을 차분하고 의미 있게 소화하기가 보통 힘든 것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예배당이라는 거룩한 장소로부터 신체적으로 배제된 채 뿔뿔이 흩어져 드리는 영상 예배가 그랬고, 줌(Zoom) 프로그램을 통해 어색히 만나는 구역(목장) 모임과 교제가 그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불만과 아쉬움의 표정, 한숨과 탄식의 반응이 염려스러운 것은, 꽤 많은 이들의 추측처럼 코로나 사태가 교우들의 신앙생활을 급격히 유명무실화하고 한국 교회(특히 개신교)의 위축 현상을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불길한 조짐이 엿보이기 때문”이라며 “확실히 코로나 사태는 엄청난 걸림돌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것은 청년들의 신앙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청년들의 신앙은, 적어도 외적 표지에 의거해 평가할 때 좀 더 퇴보하거나 약화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설문 조사의 내용에도 나와 있듯이 코로나 이후에 예배 참석 횟수는 55.1%, 다른 교인과의 교제는 59.1%나 감소했다. 그렇다고 하여 개인 경건 생활에 있어서 눈에 띄는 진보나 발전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반대였다. 기도하는 시간과 성경에 투자하는 시간이 늘어난 청년은 10% 정도였지만, 줄어든 청년은 30%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리고 신앙 수준의 질적인 변화에 있어서도, 11.4%는 신앙이 깊어진 것 같다고 했지만 34.3%는 반대로 약해진 것 같다고 함으로써 약화된 이들이 22.9%나 높았다. 이처럼 코로나 사태는 청년들의 경우에도 신앙적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과연 이러한 걸림돌 타령이 바람직한 태도인가. 결국 코로나 사태는 청년들의 신앙에 있어서도 걸림돌로만 작용해야 할 것인가”라며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태도 변화와 진취적 기상에 따라 코로나 사태는 부분적으로나마 청년 신앙을 위한 디딤돌 노릇도 할 수 있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가 디딤돌로 전향되기 위해서는 두 방면에서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이다. 하나는 청년 개개인을 겨냥한 노력이요, 또 하나는 청년 공동체 사역과 연관된 노력”이라고 덧붙였다.
송 소장은 “코로나 사태는 전통적 형태의 청년 사역에도 제약과 차질을 가져왔다. 이 점은 개교회의 청년부를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청년부의 규모와 편제는 교회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그래도 어느 청년부든지 중추적인 사역 프로그램은 전체 예배와 소그룹 모임이었다”며 “그러나 코로나 사태의 악화로 교회당에서의 집단 활동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모든 모임은 비대면으로 진행되어야 했다. 즉 청년부 예배는 온라인 예배로, 소그룹 활동은 줌 모임으로 조정되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후 기독교 지도자들의 반응과 대응 방안은 반응자의 수효만큼이 나 갈래가 많고 다채로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대와 사역을 바라보고 이해하는 관점에 따라 몇 가지 유형이 드러나는 것으로 여겨진다”며 “먼저 과거 지향적 유형이 눈에 띈다. 이 유형의 반응자들은 은연중에 코로나 이전 시대의 사역 패턴을 표준으로 상정하는 이들이다. 따라서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후 겪는 현장과 대면 예배의 중단, 사역 프로그램의 변경이나 연기, 각종 모임의 취소 등으로 인해 상당한 위기의식과 상실감에 사로잡힌다. 그리고 어떻게 해서든지 예전에 실행했던 사역과 모임의 재연을 꿈꾼다. 설사 완벽하지는 않더라도, 가능한 한 과거의 사역 형세에 근접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대책을 마련하고자 애쓰는 것”이라고 했다.
또 “과거 지향적 유형은 주로 예배와 성례를 중시하는 이들에게서 많이 발견된다”며 “이들의 고충과 고뇌는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하여 성경적 본질로의 회복이 전통으로의 복구인 것처럼 암시하는 것도 바람직한 처사는 아니”라고 했다.
그리고 “둘째, 본질 추구적 유형이 있다. 여기에 속하는 이들은 코로나 발생 전에 수행했던 전통적 사역 내용이 전적으로 타당하다고는 간주하지 않는다. 예배든 주일 학교든 소그룹 모임이든, 성경의 본질적 가르침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교파의 전통이나 한국교회의 토착화된 습속에 해당하는 요소도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며 “그리하여 이들은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새로운 상황에 적응을 할 때, 무엇이 본질(코로나 이후에도 변함없이 견지해야 할 바)이고 무엇이 형식(새로운 환경에서 여차하면 버리거나 포기할 수 있는바)인지 꼼꼼히 따져 보아야 한다. 이런 유형에 속하는 이들은 교회와 예배에 있어서의 본질적인 요소가 과연 사어버 공간에서도 지켜질 수 있는지 조심스럽게 (그러나 용기 있게) 타진하고 있다. 이런 방면으로 성과를 기대한다면, 가능한 한 선입견의 배제나 완화와 진지하고 솔직한 성찰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고 했다.
이어 “셋째, 기술 통합적 유형이라 불릴 수 있는 인물들이 있다. 이들은 이 유형의 명칭이 반영하듯 디지털 기술과 디지털 미디어를 쌍수 들어 환영하는 반응자들이다. 이 유형에 속하는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전망 형성에 있어서 실상 코로나 사태의 발생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다. 세상은 이미 코로나 사태가 벌어지기 얼마 전부터 정보 통신 기술의 융합에 힘입은 4차 산업 혁명의 시대로 진입했고, 코로나 사태는 단지 이러한 초연결적(hyper-connected)이고 초지능적(hyper-intelligent)인 사회로의 발전을 얼마간 앞당긴 것에 불과하다고 본다”며 “이러한 세태 변화를 감안하건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온라인 사역의 적극적 수용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이는 이 맥락에서 새로운 인간 이해, 확장된 구원론, 성속 이원론의 극복을 외치는가 하면, 어떤 예배학 전문가는 ‘디지털 인문학’이나 ‘디지털 종교’를 운운하기도 한다”고 했다.
그는 “온라인 소그룹 모임의 구성원들은 서로 간에 신체적으로 완전히 분리된 존재들인가”라며 “꼭 그렇지만은 않다. 먼저, 영의 임재와 연관성은 간접적으로나마 신체적 차원의 임재와 연관성을 구현하기 때문”이라며 “이것은 영과 신체 사이의 상호 침투적 연접성으로 설명이 된다. 비록 인간이 영혼과 신체 (혹은 몸과 마음)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할지라도, 살아 있는 동안에는 둘 사이에 긴밀한 상호 작용이 이루어지고 있어 영과 육의 구분이 무의미할 지경이다. 따라서 어떤 개인의 영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친밀성을 누린다면, 그의 신체 역시 어떤 식으로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고 친밀성을 누린다고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둘째, 온라인 장비로 말미암아 다른 사람들의 몸과 신체적 면모에 좀 더 근접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며 “미디어 기술은 장소 상 서로 분리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신체적 차원에서의 근접성과 친밀성을 부여해 주었다. 오늘날 활성화되고 있는 여러 온라인 장비들은 상대방의 신체적 요소와 면모(몸, 얼굴, 손, 표정, 음성, 몸짓 등)를 비록 영상으로지만 생생히 지각하도록 돕는 데 제격이다. 그러므로 영상 장비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면, 신체적 격리와 단절로 인한 낭패감은 현저히 경감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상기한 두 가지 이유를 고려할 때, 온라인 구성원들은 신체적으로도 흔히 생각하는 것만큼 철저히 분리되어 있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며 “비록 구성원들의 몸이 전통적 소그룹 모임에서처럼 한 장소에 존재론적으로 출현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을 통한 간접적 ‘임재’와 온라인 장비에 의한 기술적 도움 덕분에 흡사 몸까지도 함께 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맛볼 수 있다는 말”이라고 했다.
또 “이런 의미에서 줌에 의거한 소그룹 모임이 ‘전인적’ 참여라는 특성에 어긋나는 ‘기계적’ 혹은 ‘영지주의적’ 활동이라는 발상은 반드시 교정되어야 한다”며 “비록 전통적 모임에는 못 미치지만, 그래도 온라인 소그룹 모임 역시 그 나름대로 전인적 참여를 구현한다고 보는 것이 더 합당할 듯하다”고 했다.
아울러 “ 코로나 사태 때문에 한국 교회는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많이 겪었고 또 겪고 있다. 청년부 사역도 결코 예외는 아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코로나 사태를 단지 걸림으로만 치부하려는 좁은 소견은 합당하지도 않고 유용하지도 않다”며 “청년 사역에 있어서도, 코로나 사태와 관련하여 청년들이 던지는 질문들에 대해 솔직한 태도로 응수한다면, 또 청년 사역의 중추인 온라인 예배와 온라인 소그룹 모임을 그 진정성의 면에서 진지한 자세로 평가해 본다면, 그것만으로도 코로나 사태는 이미 디딤돌 노릇 또한 수행하고 있는 것임을 어렵지 않게 포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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