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각 분야의 발전을 선도한 인물에게 시상하는 ‘한국최고 인물대상’을 시상한다. ‘2020 한국최고 인물대상’에서 서울역과 용산역에서 25년째 노숙인 무료 급식 및 생활을 지원하는 ‘행복의 집’ 대표 최성원 목사가 사회복지 부문에서 수상했다.
그는 수상소감에서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서 많은 분들이 후원해 주셨다”며 “내가 한 일은 아무것도 없다. 오로지 사명감으로 하나님 앞에 순종하여 실천했다. 아직도 노숙인을 위해 해야 할 일이 많다”며 “목욕탕과 세탁실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수상소감에서 알 수 있듯이 ‘노숙자의 대부’로 불리는 최성원 목사(서울역홈리스연합회 회장)는 목회자의 길로 들어서며 ‘가장 낮은 자에게 베푸는 것이 곧 나에게 행하는 것’이라는 예수님의 말씀을 실천하며 누구보다도 노숙인의 삶을 잘 이해하고, 노숙자들이 양산되는 사회적 부조리와 사회적 책임을 주장하며 노숙자들의 삶을 보살펴온 사람이다.
그는 어려운 이들을 돕는 봉사활동단체 21개와 목사 15명 정도가 모여 지금의 ‘서울역홈리스연합회’를 만들었다. 그런 그가 최근 추운 겨울을 지내며 도움의 손길을 호소했다.
최 목사는 “겨울 하룻밤 지내는 것이 10년의 고통 같다. 코로나19로 국내 모든 부분이 어려워져, 그동안 간간이 이어지던 후원도 끊긴 상황”이라며 “이들이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사회 각계의 관심과 도움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노숙인들은 사고를 당해 조난을 당한 사람과 같다. 망망한 바다에서 조난당한 사람을 만나거나 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을 보면 일단 구조하고 돕는 것이 사람의 도리 아닌가”라며 “‘네 마음을 다하며 목숨을 다하며 힘을 다하며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고 또한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눅10:27)’ 하신 말씀과, 예수님께서 선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하시고 ‘가서 너도 이와 같이 하라(눅10:37)’ 하신 말씀대로 행하자”고 설명했다.
최 목사는 “노숙자 문제는 어느 한 개인의 자발적인 선택이 아닌 시대의 아픔”이라며 “제일 밑바닥에서 헤매며 살고 있는 배고픈 사람들에게 밥 주는 것이 좋다. 정말 주님을 따르는 종이라면 예수와 같이는 못 할지언정 말씀한 대로 실천하는 노력은 있어야 한다. 아무리 교회에서 사랑하고 용서하라고 설교한다고 해도, 행함이 없는 것은 믿음은 소용이 없는 것이다. 그렇지만 저 역시도 여전히 성경 말씀에 부합된 삶을 사는 데 부족함이 없지 않나, 왜 나는 가르침대로 살지 못할까, 매일 기도하고 참회하며 회개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무료급식 재원을 하는 길이 후원금뿐인데, 개인 통장에도 후원금 통장에도 잔고가 없다”며 “그나마 한 재래시장에서 상품성이 떨어져 팔 수 없는 식자재들을 모아 보내주고 있어 무료급식을 이어가고 있지만, 올겨울이 힘들다”고 덧붙였다.
그는 서울시 등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지원도 변변치 않음을 말했다. 그는 “서울시는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잘 나오지도 않고 성과 위주의 행정을 펼치고 있다”며 “일례로 시가 서울역 배식을 요일과 끼니별로 종교·봉사단체에 나눴는데, 한번에 세 끼가 배식 되거나 배정 단체가 중복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했었다. 그리고 또 관련 제도를 보완하거나 시정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도 기존 제도를 고집하고 있어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라고 했다.
이어 “태생이 노숙자인 사람은 없다. 그 사회와 환경이 그렇게 만드는 것이다. 누구라도 돈이 없으면 노숙자가 될 수 있다. 실제로 그렇고, 그런 마음으로 이들을 돕는 일에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며 “가정이나 회사, 사무실, 기업체에서 쓰시고 남는 각종 물건(전자제품, 생활필수품, 작업복, 팔고 남은 제고품 등)을 모아서 연락해 주면 저희 연합회에서 가져올 수 있다. 특히 노숙자들에게 무료급식에 필요한 식자재 쌀이나 라면, 국수 등 음식들을 주시면 더욱 감사하겠다”고 부연했다.
최 목사는 전남 영광에서 치매에 걸려, 친지들조차 포기한 인물인 박 씨를 지난 12년간 돌보고 있었다. 이에 SH가 지원한 6,650만원과 최 목사가 가진 350만원을 더해 7천만원 전세로 용산 ‘행복의 집’ 단독 건물을 계약했다. 입주해 생활하던 중, 최 목사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박 씨의 실수로 전기코드에서 불이 발생해 부엌 기둥이 1.5m 정도 그을리고, 소방차가 출동하는 일이 발생했다.
이 일로 건물주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철 대문을 잠궈, 함께 생활하던 장애인들이 순식간에 길거리로 쫓겨나게 됐다. 그런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SH에서는 최 목사가 실제 계약자가 아니라며 무단점거로 규정하고, 강제집행을 예고했다.
이에 올해 나이 76세인 최성원 목사는 “아직도 할 일이 있는데, 이 한겨울에 어디로 가겠느냐”고 하소연을 하고 있다. 노숙자 30여명이 자활할 수 있도록 돕는 공간을 마련하고, 죽기 전까지 헌신적으로 이웃을 돕고자 몸부림치고 있는데, 그 터전이 없어지는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긴 것이다.
최 목사는 “제가 하지 않아도, 누군가 무료급식과 노숙인 돌봄 사역을 계속할 것이다. 하지만 용산역 무료급식 사역은 제게 맡겨진 사명”이라며 “제가 못하더라도, 그 분이 저를 대신해 피눈물을 흘릴 일이다. 그러한 상황이 최대한 늦게 생기길 바랄 뿐”이라고 했다.
이어 “노숙인들을 돌보는 것이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지키는 길이다. 노숙자들은 ‘한때 잘 나가던 사람’들이 많다. 사업이 망하고 가족에게 버림받아 거리로 나온 사람들과 정신질환 등의 문제가 있는 사람이 많다”며 “더구나 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누구도 알 수 없다.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관리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 이들을 방치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최 목사는 이 사건을 계기로 개인적으로 금전을 취하지 않겠다는 소신을 가지고 사역에 임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개인의 가정은 경제적 어려움이 많고, 부인과 자식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뿐이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던 그의 아들은 응급실에서 겨우 살아남았고, 폐에까지 흙이 들어가 두 달 동안 치료를 받고, 현재 장애인 공동생활 시설에서 약물 치료를 받으며, 대인기피증과 불면증을 겪고 있다.
결실과도 같이 지난달 10월 26일 ‘서울역 홈리스 자활센터’ 개소식 감사예배가 진행하기도 했다(후암로35길 7 후암우체국 앞)
한편 최 목사는 지난달 11월 21일 낮 서울 신용산역 5번출구 지하차도에서 노숙인들에게 겨울 점퍼 400벌을 나눠줬고, 12월 22~23일 오후 4시부터 서울역 광장 시계탑 앞에서 동지를 맞아 팥죽 나눔 행사도 가졌다.
최 목사는 “겨울철에 동사하는 노숙자들이 많다. 제일 무섭고 힘든 시기”라며 “이웃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들을 돕는데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 후원금이 모이면 노숙자 몇 십명 정도가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함께 지내며 그들의 자립을 돕고 싶다”고 했다.
아울러 “죽기 전가지 이 한 몸 바쳐서 이웃을 돕겠다고 하나님께 약속했다”며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자 이 같은 길로 들어섰지만, 시간이 거듭할수록 오히려 노숙자들로부터 받은 사랑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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