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홍성교회에서 열린 교사세미나에서 함영주 교수(총신대 기독교교육과)가 ‘코로나 시대의 교사’를 주제로 강의를 전했다.
함영주 교수는 “코로나19가 여러가지 불편한 모습을 줬지만 기독교교육에 중요한 화두를 던져주었다. 교회적으로는 교회론과 예배론의 본질을 생각할 수 있었고, 기독교교육차원에선 신앙교육의 주책임자가 부모라는 본질적인 깨달음을 줬다’며 “교회학교 교사는 어떻게 가정과 연계해서 신앙교육을 해야 할지 방향성을 보여주었다”고 했다.
그는 인구감소에 따른 교회학교 아이들의 감소라는 교회학교의 현실을 이야기하며 “코로나와 상관없는 시기에도 이미 한국교회와 교회학교의 쇠퇴가 진행되었다”고 했다.
이어 “코로나가 이것을 촉진시킨 것이다. 모든 영역에서 거리두기가 시행되면서 아이들의 인성적 측면에선 사회성이 약해졌고, 신앙교육적 측면에선 신앙교육의 위기이다. 문제는 이런 위기가 오기 전에 한국교회가 부모가 가정에서 자녀의 신앙교육을 감당할 역량을 준비했다면 큰 문제가 아니었다”며 “코로나는 우리에게 자녀 신앙교육의 본질이 부모라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이어 “코로나로 인해 교인감소, 재정감소, 소모임이 제한되면서 교회학교 감소는 필연적으로 되었다. 재작년 조사 결과에 의하면 부모 중 한 명 이상과 교회를 나오는 아이들의 비율이 90%다. 부모가 교회에 나오지 않으면 자녀도 교회에 나올 수 없는 구조이다. 코로나가 끝난 이후 자녀를 둔 젊은 부모가 교회에 나올 것인가가 염려된다. 부모가 안 오면 다음세대가 교회에 안 올 게 뻔하다. 그것을 생각하면서 교회학교 교사가 아이들의 부모까지 어떻게 케어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함 교수는 “좁혀 보면 한국교회의 위기가 교회학교의 위기이고, 결국 교회학교의 위기는 교회학교 교사가 위기라는 말과 같다. 코로나 기간 교회학교 교사 대상으로 인터뷰를 했다. 교사들이 불안해하고, 코로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게 없고, 젊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교회에 보내지 않고, 아이들이 연락을 받지 않는다며 궁극적으로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도 교회학교 교사를 해야 하는 이유는 지금이 교회학교를 살릴 마지막 골든타임이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교회학교를 살릴 마지막 골든타임이니까 뭐라도 해야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17년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에서 실시한 설문결과 교회학교 교사 중 50% 이상이 지금 당장이라도 교사를 그만두고 싶다고 응답했다. 2013년 고신대 교수가 왜 교사들이 그만두고 싶어하는지를 연구했다. 결과 1인 5역, 전문성 부족, 교역자의 잦은 이동, 부서 내 갈등, 교회 지원의 부재, 과거 회상형 지적을 이유로 꼽았다”며 “우리의 현실은 코로나 이전부터 줄어든 교회학교가 코로나로 훨씬 더 타격을 받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함 교수는 “‘로이 주크(Roy Zuck)’의 책을 보면 지난 100년 동안 영국의 회심 비율 96%가 청소년기, 청년기 이전에 회심해서 성인이 되었다는 결과가 나온다. 반대로 성인이 되어서 전도되어 올 확률은 5%밖에 안 된다는 것이다. 지금 유초등부, 청소년 아이들이 회심하고 주께 돌아올 확률이 95%라는 것이다. 지금 95%의 가능성이 있는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그런데 교사들의 가슴에 뜨거움이 없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없고, 영혼에 대한 간절함이 없으면 95%를 다 놓치게 된다”고 했다.
이어 “한국의 경우, 한복협에서 2년 전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청년부 이전에 회심한 비율이 약 90%가 나왔다. 청년기 이전까지 회심하고 주께 돌아올 확률이 90%라는 것이다. 지금 그 아이들을 우리가 맡은 것이다. 아이들의 인지발달 특성상 청년부만 되어도 교회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뀐다. 중고등부까지 거룩한 가치관, 기독교 세계관, 하나님의 말씀으로 제대로 바꿔놓지 않으면 청년부에 가서도 신앙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다. 중고등부 때를 놓치면 청년부 때 주를 떠난다”고 했다.
함 교수는 “2015년 기독교교육과 교수 5명과 함께 한국교회학교 쇠퇴 원인에 대해서 살펴본 연구보고서가 있다. 한국교회의 구조적 문제를 조사하면서 아이들을 대상으로 ‘왜 교회에 나오는가’를 질문했다. 그중에 ‘자기 신앙 때문에 교회에 온다’고 답한 비율이 중고등부는 66%, 유초등부는 50%였다. 반 이상이 자신의 신앙 때문에 교회에 온다고 응답한 것이다. 이것을 보면 교회학교 교사의 책임과 의무가 얼마나 큰지 알 것”이라고 했다.
이어 “자기 신앙 때문에 교회에 오는 아이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잘 가르쳐야 한다. 목사라면 생명을 걸고 설교를 준비해야 한다. 교사라면 하나님의 말씀을 오늘이 마지막인 것처럼 가르쳐야 한다. 오늘 전도되어서 교회에 온 아이가 다시는 오지 못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럼 그 아이에겐 오늘이 복음을 들을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순간이다. 그럼 생명을 걸고 말씀을 전해야 하지 않겠는가? 코로나 상황에도 불구하고 교사를 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3년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신앙성숙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과 그 요인들이 영향을 미치는 강도를 분석했다. 어머니의 영향이 25~26%, 아버지의 신뢰감이 24%, 친구 영향력이 30%, 교사의 지지와 교사의 관계는 40% 이상이었다. 부모, 친구보다 훨씬 더 청소년의 신앙성숙도에 영향을 미치는 게 교회학교 교사라는 것”이라며 “교사 한 사람의 영향력 때문에 누군가는 신앙이 성장할 수도 있고, 누군가는 신앙이 퇴보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교사들을 대상으로 교회학교 부흥을 위해 무엇이 필요한가를 조사했다. 그 결과 교역자의 열심, 담임목사의 관심, 교회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교회학교 교사의 열심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75%였다. 교사의 열심과 신앙이 아이들에게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교사가 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건 심방과 가르치는 것이다. 그런데 공과 공부 준비 시간은 ‘주중 1시간’ 32%, ‘토요일 밤’ 40%, ‘즉흥적으로 한다’ 12.7%, ‘공과 전 잠시’가 9.2%였다. 아이들과 성경공부 하는 시간은 대부분 20분 미만에서 30분 정도라고 답했다. 주중에 신앙교육을 하지 않으면 아이들과 하는 신앙교육은 20~30분이 전부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에게 맡겨진 그 시간마저 제대로 준비하지 않는다면, 교회학교 부흥에 교사의 열심이 중요하다고 한 응답에 부흥할 수 있겠냐”며 “교사로서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아이들이 선호하는 교사는 어떤 교사일까?’라는 질문에 학생을 사랑하는 교사라고 응답한 비율이 제일 높았다. 학생들을 사랑한다면 만나야 한다. 그런데 전화 심방 여부를 묻는 조사에 ‘어쩌다 한 번’이 43.3%로 제일 높았고, ‘아니오’가 20%였다. 비대면이든 대면이든 어떤 방식으로든 심방해야 한다”고 했다.
함 교수는 “지금까지 교사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교회학교 교사로서 이 일을 믿음으로 감당하겠다는 깨어있는 교사가 모인 그 교회학교 부서는 어떤 천재지변이 일어나도 부흥할 것이다. 한 시대를 인도한 영적인 지도자 무디를 만든 사람은 시골 마을의 교회학교 교사였다. 우리가 가르치는 아이들이 성장해서 이 시대를 이끄는 사람이 될 수도 한 가정을 이끄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성인이 되어서 나의 신앙의 뿌리를 심어준 사람, 신앙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교회학교의 그 선생님 덕분이라고 한다면 그보다 강력한 칭찬이 어디 있겠는가. 이 직분은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는 직분이다. 그러므로 사명감을 가지고 아이들 앞에 서야 한다”고 했다.
이어 “‘사명감’이라는 단어는 헬라어로 ‘diakonian’. 목숨을 걸고 수행하는 일이란 의미가 있다. 나를 부르신 주인께서 맡긴 그 일을 위해서 목숨을 걸고 감당하는 게 사명이다. 교회학교 교사는 하나님께서 다음세대를 주님 앞으로 인도하고 아이들이 영적인 성장을 이뤄갈 수 있도록 하는 사명을 주셨다. 그 일에 목숨 걸고 헌신해야 한다. 사도행전 20장 22~24절에 사명이란 단어가 선명하게 나온다. 사도바울은 하나님의 은혜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 주께 받은 그 사명을 감당하는 일에 자신의 생명을 아낌없이 드리겠다고 했다. 하나님께서 교회학교 교사로 부르셔서 아이들에게 은혜의 복음을 전하라고 우리에게 사명을 주셨다. 주 예수께 받은 사명 때문에 이 일을 감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사명을 감당하다 보면 사명자에게 주시는 보람이 있다. 아이들이 ‘선생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제가 이렇게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한다. 그건 사명자만이 누릴 수 있는 기쁨이자 상급이다. 그런데 그 사명보다 훨씬 더 앞서는 것이 바로 소명이다. 사명은 어떤 일이라면, 소명은 그 일을 하도록 하나님께서 부르셨다는 것이다. 분명한 소명의식이 있는 사람은 그 맡겨주신 사명을 믿음으로 감당하게 된다. 그래서 사명자가 되기 전에 분명한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구약의 선지자, 신약의 제자를 부를 때도 자신이 먼저 하겠다고 한 사람이 없다. 하나님의 능동이고 사람의 수동인 것이다. 내가 되고 싶어서 된 게 아니라 주의 부르심이 있었다. 그러므로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서 하나님으로부터 부름을 받은 교사라는 분명한 소명의식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내가 감당하는 이 일이 작아 보일지라도 의미가 있고, 보람도 있고, 감사함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함 교수는 “에베소서 4장 11절~12절에 목사와 교사로 저와 여러분을 부르셨다고 한다. 한 명이든 천 명이든 사람을 온전하게 세우는 일에 하나님께서 부르셨다는 것이다. 중요한 건 나를 부르신 하나님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다. 어떤 이유로든 교사의 자리로 불러주신 것은 하나님 섭리의 뜻 가운데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가 있든 없든 내게 맡겨진 아이들을 온전하게 하고, 이 아이가 신앙이 자라서 봉사 일을 하며 하나님나라의 일꾼으로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는 일에 교사로 부르셨다는 확신이 올 한해 마음속에 가득 차게 되기를 바란다”며 “이게 우리에게 맡겨진 사명이고, 그 일을 위해서 부르셨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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