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익 목사(벧샬롬교회 담임)가 최근 TGC 코리아 복음연합 홈페이지에 ‘고난의 신학이 필요한 시대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김 목사는 “가짜 복음을 분별하기 위해서는 참 복음을 선명하게 전하는 일처럼 효과적인 일이 없듯이, 번영 신학에 중독된 교회가 필요로 하는 해독제는 성경적 고난의 신학”이라고 했다.
이어 “고난의 신학을 설교하라는 조엘 비키의 말은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거룩하게 빚어가시는 방편으로서의 고난을 설교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언제부터인지 우리가 교회의 강단에서 성경적 고난의 신학을 설교로 듣는 일은 드문 일이 되어 버렸다. 한편 소위 번영 신학에 기반한 거짓 복음은 많은 강단을 오염시켜왔고 많은 교인들은 번영 신학의 가르침에 중독되어 갔다. 그래서 인생의 목적은 하나님을 영원토록 즐거워함으로써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서든지 자신의 신체적(건강), 재정적(물질), 정서적(안정)인 번영이 되었고 교인들조차 이것에 몰두하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한국교회의 초기 역사는 고난으로 점철된 역사였다. 복음이 전파되기 시작했을 때부터, 복음은 박해를 동반하였고, 일제 강점기를 지나 한국 전쟁을 치르고 모두가 가난했던 6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고난의 신학은 설교에서 종종 다루어져야 했던 중요한 주제였다”며 “그러나 ‘잘 살아보세’를 기치로 하는 새마을운동과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고도의 경제 성장의 흐름 속에서, 가난과 고난은 깨쳐버려야만 할 악덕으로 간주되기 시작했고, 이런 외부 세계의 거대 흐름은 강단에서 전해져야 하는 고난의 신학마저 왜곡시켜버리고 말았다. 이후 80년대를 지나고, 88 서울올림픽을 거쳐 소위 90년대의 경제번영기에 접어들게 되는 동안, 번영 신학은 특정 교단만의 가르침이 아니라 교파 교단을 망라하는 보편적 가르침이 되었다”고 했다.
또 “주님의 말씀대로, 세상이 아무리 좋아진다고 해도, 가난한 자들은 항상 우리 곁에 있는 법이다(요 12:8). 가난한 자만이겠는가? 20세기를 20년이나 지난 지금도 우리 주변에는 병든 자, 실패한 자, 상실을 경험한 자, 신체적, 정서적 장애를 가진 자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번영의 신학에 물든 거짓 복음을 전하는 교회들은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는 일은 할지언정, 우는 자들과 함께 우는 일에서는 현저하게 실패하게 된 것이 아닐까(롬 12:15)”라고 했다.
그는 “성경은 하나님께서 모든 사람이 부자가 되기를 원하신다거나, 우리가 건강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고 가르치지 않는다. 또 성경은 우리가 소유한 물질과 건강과 성공이 반드시 하나님의 축복이라거나, 가난과 질병과 실패가 하나님이 버리신 결과라고 말하지도 않는다”며 “그럼에도 성경의 가르침에 물을 탄 번영 신학의 가르침은, 물질과 건강과 성공을 하나님의 구원과 축복의 증거라고 말함으로써 일부 사람들에게 거짓된 확신을 심어주는 반면,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더 열심히 기도하고 하나님을 더 잘 섬기면 하나님께서 마침내 그가 바라는 물질과 건강과 성공으로 축복하실 것이라고 말함으로써 허황된 희망 고문이나 영적 좌절을 안겨주게 된다. 그래서 번영 신학은 속이는 것이고 거짓 복음”이라고 했다.
이어 “죄의 결과로 주어진 고난의 본질은 믿는 자와 믿지 않는 자에게 동일한 성격을 가지지 않는다. 그리스도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고난은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며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욥의 고난의 차원이 있는가 하면, 복음을 위해서 받는 적극적 고난의 차원이 있으며(딤후 1:8), 조엘 비키가 말했듯이 일반적인 고난은 하나님께서 자녀들을 거룩하게 빚어가시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아무리 번영의 복음이라는 이름의 거짓 복음을 전하는 이들이 ‘복음과 함께 고난을 받으라’는 말씀과(딤후 1:8) ‘무릇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박해를 받으리라’는 말씀과(딤후 3:12) 같이 우리를 불편하게 하는 성경의 모든 말씀들을 피해가려고 애쓸지라도, 고난은 그들 자신의 인생에서도 피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며, 고난을 가르치는 성경의 가르침을 완벽하게 피해갈 수 있는 논리는 불가능하다”며 “이런 시대에 정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고난을 성경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해석하게 해주는 고난의 신학”이라고 했다.
김 목사는 “루터는 좋은 신학자의 세 가지 조건을 기도, 묵상(성경), 시련(고난)이라고 말했다. 세 가지 조건 중에 고난이 들어간다고? 놀랍지 않은가? 기도와 묵상(성경)만으로도 좋은 신학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기도조차 없는 신학자들이 너무 많으니까), 루터는 여기에 시련(고난)을 더했다”며 “그리고 루터 자신이 바로 그 세 가지 조건들 속에서 종교개혁의 신학을 세웠다. 사실, 이 세 가지 조건은 좋은 신학자의 조건을 넘어, 좋은 신자의 조건이라고 말해야 한다. R. C. 스프로울이 자신의 책 제목에서 밝힌 대로, 신자는 사실 모두 신학자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루터의 말이 옳다면, 그래서 좋은 그리스도인으로 빚어져가는 일에 기도와 말씀묵상 만큼이나 고난이 필요한 요소라면 성경적 고난의 신학이 우리에게 얼마나 필요하겠는가”라며 “그리고 그 고난의 신학은 오늘날 번영의 신학에 중독된 신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최고의 해독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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