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옷장에는 별로 입지 않은 스웨터가 하나 걸려 있다. 너무 작다. 소매도 너무 짧고 어깨도 너무 좁다. 단추도 몇 개 떨어져 나갔고, 실밥도 닳아 해어졌다. 합리적으로 생각하자면 나는 그 스웨터를 치우고 공간을 넓혀야 한다. 그것이 논리의 말이다.
그러나 사랑 때문에 나는 그럴 수 없다. 스웨터에 얽힌 독특한 사연이 나로 하여금 스웨터를 버리지 못하게 한다.
남다른 사연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그 스웨터가 할머니의 애틋한 모정이 표현된 작품이라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 스웨터는 유일무이한 것이다.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 없다. 실 가닥 하나하나 정성스레 고른 것이다. 실밥 하나하나 사랑으로 택한 것이다. 스웨터로서의 용도는 모두 잃었지만 가치는 전혀 잃지 않았다. 그것이 가치 있는 것은 기능 때문이 아니라 지으신 분 때문이다.
시편 기자도 그와 똑같은 마음으로 이렇게 고백했을 것이다. “주는…어머니의 태에서 나를 베를 짜듯이 지으셨습니다.” 이 표현을 생각해 보라. 당신은 베를 짜듯이 지어진 존재이다. 당신은 우연의 산물이 아니다. 대량 생산품도 아니다. 조립 라인에서 짜 맞추어진 제품도 아니다. 당신은 최고의 장인(匠人)이신 하나님에 의해 세심하게 설계되어 특별한 은사를 받아 사랑으로 이 땅에 보냄 받은 존재이다.
2인자가 설 곳이 없는 사회에서 그것은 기쁜 소식이다. 봉급 액수나 다리의 각선미로 인간의 가치에 순위를 매기는 사회에서….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이 있다. 당신을 향한 예수님의 설계야말로 기쁨의 진정한 이유이다.
맥스 루케이도(‘주와 같이 길 가는 것’ 중에서…)
출처: 햇볕같은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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