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께서 회칠한 무덤 같은 바리새인들의 위선을 비판하셨습니다. 오늘날 사도 바울이 지적한 대로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을 상실한 채로 살아가는 기독교인들이 많이 있습니다. 역경과 시련이 몰아치면 쭉정이와 알곡이 구별됩니다. 감사한 것은 오랫동안 계속되는 코로나 전염병의 위협 하에서 고통이 있고, 때론 안타까운 희생도 있으나 기독교인들의 본질을 회복시키시는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손길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일을 수행한다고 하지만 몸과 마음이 바빠서 천국의 소망을 희미하게 간직하고 있던 교인들이 전염병의 시련을 통해서 천국의 소망을 확실하게 가지게 되고, 부활의 생명을 사모하게 됩니다. 모든 것이 삼위일체 하나님께 감사할 조건이지만, 감사할 것이 너무 많아서 감사를 잊고 지내고 있다가 전염병의 시련을 통해서 감사를 회복하게 됩니다. 거의 일 년여 동안 계속되는 전염병의 위협 가운데 자유롭게 예배드리지 못하고, 신앙생활이 제한받는 비정상적인 상황 가운데 신앙의 자유가 없는 곳에서 목숨을 걸고, 신앙 생활하는 고난 받는 기독교인들의 삶을 다소나마 체험하게 됩니다.
국제오픈도어선교회는 코로나 전염병으로 인하여 전 세계의 모든 교회와 교인들이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을 예상하고, 비상상황으로 간주하여 금년에 정해진 예산의 15% 정도를 삭감할 것을 논의하였습니다. 그런데 연말을 맞이한 현시기에 전 세계의 후원자들로부터의 후원이 조금도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조금 더 늘어난 것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예산 삭감 계획은 없었던 일이 되었습니다.
저희 북한 선교현장에서도 동일한 경험을 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기독교인들의 본질을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의 손길이 나타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이런 점에서 코로나 전염병의 위협은 고통이지만 동시에 축복이 되었습니다. 수년 동안 꾸준하게 북한교인을 위해 기도하며, 후원금을 모금하여 보내오던 북유럽의 한 선교기구가 금년에 두 배의 후원금을 보내왔습니다. 한 달에 한 번 북한을 위해 월말 기도회를 드리는 러시아 현지 교회의 목사님들이 이전보다 더 많은 북한선교 후원금을 보내오셨습니다. 본 선교회를 후원하는 후원 교회와 후원 교인들께서 이전보다 더욱 풍성한 후원금을 보내오시면서 코로나 전염병과 가중되는 핍박으로 고통 받는 전 세계의 고난 받는 교인을 섬기는 데 앞장서셨습니다.
너무나도 감사한 일입니다. 인간적으로 설명이 안 되는 일입니다. 오직 믿음의 눈으로 바라볼 때 이해가 됩니다. 주님께서 신앙인의 본질을 회복시켜주시는 것입니다. 북녘의 교인들에게 금년 한 해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운 한 해였습니다. 지금도 시련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유엔의 경제제재로 이미 어려워진 생활 형편 속에서 코로나 전염병으로 인한 봉쇄와 경제 활동의 심한 통제는 북한 주민으로 하여금 더욱 고통을 겪게 하였습니다. 더욱이 세 번이나 몰아친 태풍으로 전국적인 피해는 북한 주민을 절망적인 상황으로 몰아갔습니다. 북한 정부는 이런 상황에서 80일 전투를 외치며 자력갱신 운동을 벌입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은 북한 주민이 어떻게 자력갱신을 할 수 있을까요.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북한 교인들을 돌볼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문을 시기적절하게 열어주십니다. 그때마다 시기를 놓치지 않고, 북한 교인들을 돕는 비밀작전들이 진행됩니다. 비록 코로나 전염병 시기 이전과는 다른 규모와 제한된 물품들이 보내지지만, 북한 교인들을 돕게 하시는 분명한 하나님의 손길이 있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고레스도, 아하수에로 왕도 사용하십니다. 때론 예루살렘의 당나귀를 예비하시기도 하십니다. 여러분들의 기도의 응답입니다. 북녘교인들의 인사를 전달합니다. 감사합니다.
김성태 교수(한국오픈도어 공동대표·이사장)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