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장로회신학대학교-한국직장선교대학 공개 특강
이상명 박사 ‘제4차 산업혁명과 직장선교의 미래’ 다뤄
“미주장신대-직선대-교회·기업의 선교 동반자 관계로
한국 직장선교의 새로운 지평 열어갈 수 있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로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어떻게 크리스천으로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선교적 삶을 살아낼 수 있을까. 생명공학이 발달하면서 평균수명은 연장됐지만 직장에서의 은퇴 시기는 더욱 빨라지면서 제2, 3의 직업을 준비해야 할 때, 직장 복음화는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미주장로회신학대(미주장신대) 총장 이상명 박사는 지난 12일 온라인 줌(zoom)으로 열린 미주장신학대학교-한국직장선교대학 공개 특강에서 “4차 산업혁명의 한 가운데 있는 직장선교는 심각한 도전과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며 “미래 사회 방향을 예측하지 못하고 선교한다면, 불합리하거나 부적절한, 비효율적인 선교가 될 수 있으므로 사회의 판도를 예상하고 선교를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특강에는 한국직장선교대학(직선대, 대표 이재웅 목사) 간사, 훈련생을 비롯한 30여 명의 직장선교사와 미주장신대 김루빈 교무처장, 이명철 기획 및 대외협력처장, 우장훈 원격교육처장, 정용갑 선교학과 디렉터 등 총 40여 명이 참여했다. 특강 후에는 2021년 2월부터 열리는 미주장신대 온라인 선교학 석사과정(2년 6학기)에 대한 안내가 있었다. 직선대와 미주장신대는 지난 7월 사역협력(MOU)을 통해 한국의 직장선교 관심자들이 체계적인 선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선교학 석사과정을 특화하여 제공하기로 했다. 미주장신대는 미국 ATS(Association of Theological Schools), ABHE(Association for Biblical Higher Education) 정회원으로, ATS에서 교역학 석사, 크리스천상담심리 석사, 선교학 석사 등의 승인을 받았다.
이상명 박사는 이날 특강을 통해 “직선대-미주장신-로컬 교회·(크리스천) 기업과의 선교 동반자적 관계를 제대로 구축하면 한국 직장선교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신학교육기관에 의한 공인된 학위증과 선교기관에 의한 일터 선교사 자격증을 취득한 전문 직장선교사 및 일터사역자를 양성하여 파송하는 것은 이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긴급한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의 특징
‘제4차 산업혁명과 직장선교의 미래’를 주제로 강의한 이상명 박사는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를 잘 알면 이 시대의 지향성을 잘 알 수 있다. 특히 코로나로 4차 산업혁명의 변화가 5~10년은 앞당겨진 것 같다”면서 5가지 키워드로 ①융합·연결 ②지능 ③공유 ④수평문화 ⑤생명공학을 꼽았다.
①융합·연결=독립된 영역이었던 물리학, 생물학,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되면서 놀라운 발전을 이루고 있으며, 인간과 사물을 포함한 모든 것이 연결되고, 현실과 사이버가 연결되고 있다. 사물인터넷 환경에서 빅데이터를 산출, 처리하는 인공지능이 발전하고, 현실 세계는 가상현실, 증강현실과 연결되고 있는 시대다. 과거 소유 기반의 사회 시스템이 공유화, 우버화 사회로 전환되는 것도 큰 변화다. 이 박사는 “이로 인해 인간과 연결된 기계로 성능이 증강된 인간이 출현하면서 인간관이 변화되어 포스트 휴먼(post human) 시대가 도래했다”며 “인간 두뇌와 클라우드 기반의 기계 의식을 결합해 하이브리드적 사고를 하는 인간의 기계화, 기계의 인간화도 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②지능(지능에서 초지능으로)=인류의 지식이 거의 18개월마다 배가 되고 있으며, 엄청난 양의 데이터 분석과 수집은 인간이 기계를 따라갈 수 없어 일자리에 변화가 생겼다. 이 박사는 “연결과 지능을 기반으로 한 지능정보사회로 이전되었고, 과거 인간 주도 사회에서 인간과 사물이 함께 지능을 가지고 주도하는 사회로 변화하였다”며 “지능이 사물로까지 확대되어 지능을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런 가운데 공동체 붕괴가 가속화되고 개인 중심, 개인과 기계의 연결에서 오는 관계가 더욱 중요해지는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③공유(문화, 경제)=정보화에 따른 지식과 네트워크 확산으로 하드파워(군사력, 경제력)로부터 소프트파워(문화적 가치, 외교)로 중요성이 이동했다. 또 공감사회 성격이 강해지며 공감 능력이 사회 운영의 키워드가 됐으며, 소유에서 공유, 경쟁보다는 협력, 교환가치에서 공유가치로 대체됐다.
④수평문화(수평 혹은 수평+수직의 혼계적 질서 사회로 재편)=이 박사는 “연결+지능+공유로 인해 수직적 사회 구조는 수직+수평의 혼계적 질서 위주로 변화했다”며 “피라미드 형태의 수직구조 사회에서 네트워크화 된 수평구조 사회로 빠르게 이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결혼이 늘면서 다문화를 넘어 혼성문화로의 변화도 급격히 일어나고 있다고 했다.
⑤생명공학=발달된 생명공학으로 무병장수, 인지능력과 육체능력을 향상하는 등 인간 능력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이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사상과 운동인 ‘포스트휴머니즘’이 있다. 여러 포스트휴머니즘 중 더 급진적인 ‘트랜스휴머니즘’은 첨단 과학기술로 불완전한 인간을 뛰어난 강화인간으로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 사회 운동이다. 이 박사는 “이는 계몽주의에서 강조하는 인간적 가치를 극대화한 수퍼휴먼을 추구하고, 인간과 다양한 인지능력을 갖춘 유기생명체, 기계생명체의 공존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미래 직장선교의 포인트
이상명 박사는 앞서 4차 산업혁명의 5가지 특성을 하나님 나라를 위해 이용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면서 미래 직장선교의 포인트로 5가지를 제안했다.
①연대와 결속이 중요하다=이 박사는 가장 작은 씨앗이지만 땅에 심기면 자라서 나무가 되는 성경의 겨자씨 비유를 들어 연합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선교 순례를 가보면 겨자는 나무라기보다 초목과로 제 키만큼 자라 있는데 군집을 이루고 있다”며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이야기하실 때 예수님은 겨자씨 비유를 예로 들으셨다. 가장 연약하고 보잘것없는 미미한 존재가 땅에 떨어져 함께 자라 군집을 이룬다면, 그 자체가 비전이고 힘”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각자는 연약하나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가지고 결집하면 어마어마한 힘이 있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비전, 겨자씨 비유라 생각한다”며 “그래서 각개전투가 아니라 (직장선교를 위해) 교회도, 기업도 연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박사는 “먼저 복음의 본질을 가지고 연대와 결속이 필요하다”며 ‘선교적 신학교육 기관’인 미주장신대와 ‘직장선교사 파송 기관’인 직선대, ‘직장선교사 수용 기관’인 로컬 교회와 (크리스천) 기업의 삼위일체적 선교(Trinitarian Mission)를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 속에서 ‘혼자’와 ‘함께’의 중간 지점의 느슨한 연대가 요청되며, 비대면 상태에서 온라인 기반의 온택트 사회로 급격히 전환되는 가운데 느슨한 연대지만 온택트 기반의 하나님 나라 비전 공유는 확실히 할 것”을 덧붙였다.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연대 방안으로 △성경적 세계관과 복음주의적인 신학 뼈대를 세울 수 있도록 미주장신대에서 신학 이론과 선교적 실천이 균형과 조화를 갖춘 신학교육을 제공하고 △신학 훈련이 된 직장선교사를 로컬 처치와 기업으로 파송하여 △직장선교사의 사역지로서의 로컬 처치, 기업이 될 것을 제안했다. 특히 직장선교사는 실제적으로 말씀 사역을 감당하고 직장 내 그리스도의 닮음(imitatio Christ)을 통한 일터선교사로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박사는 “이제껏 말씀 선포의 기능이 너무 강조되었으나, 선포보다 중요한 것은 삶”이라며 “실제 삶으로 보여주기 위해서는 인격과 영성, 지성을 겸비한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결국은 삶을 보여주어야 하므로 자기 자신이 바뀌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바울의 영성과 신앙교육의 토대가 되는 예수 그리스도 닮음의 메커니즘으로 ‘하나님 아버지→아들 예수 그리스도→사도, 제자들(12제자와 바울 등)→동역자, 교사, 부모→성도, 학생 자녀(신앙교육)→세상(일터, 직장)’으로 나아가는 것을 소개했다. 그는 “신앙 교육은 말씀을 통해 전수하기도 하지만 삶으로 보여줘야 한다. 이것이 세상과 우리가 구별되고, 세상이 흠모하고 동경하고 지향하게끔 만드는데 지금은 미비하기 때문에 교회가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②크리스천 집단지성을 활용하라=이상명 박사는 기독교회가 영적 동력을 잃은 많은 요인 가운데 하나로 개교회주의, 개교단주의를 들며 “개교회주의로는 여러 중요한 사회적 현안에 적절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없다. 초지능 사회 속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을 아는 신(神) 지식을 지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복음의 상황화와 성육신적 사역을 위해 우리가 복음을 전할 세상을 이해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기독교 인문학적 사고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회와 기독교의 게토화를 막기 위해서는 “먼저 내부적으로 연대하고 결속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선교기관+로컬교회+신학교육기관의 삼위일체적 연대와 동역 △위 세 기관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자신의 지성과 영성과 경험 공유 △성경의 가르침에 기반한 집단지성을 개발할 것을 요청했다.
③복음과 선교를 위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모든 것을 공유하라=이 박사는 “초대교회는 미미했으나 다양한 계층, 신분, 인종이 섞여 하나가 된 것은 그리스도 안에서의 하나 됨, 즉 나눔과 공유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이들은 또 물질과 재화의 공유와 분배를 통한 구제와 봉사를 했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교회 공동체 안에서 공유된 하나님을 경험한 이야기, 그리스도를 만난 이야기, 말씀의 능력으로 변화된 이야기가 교회됨, 즉 성도와 교회의 정체성을 형성한다”며 “이것은 세상과의 차별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너 서클(Inner circle)’에서의 공유를 통해서는 삼위일체적 연대와 협력하고, ‘아우터 서클(Outter circle)’을 위한 공유를 통해서는 교회의 공공성 회복과 구제, 봉사, 선교의 실천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별히 직장선교를 통한 그리스도인의 공공성 회복과 실천 요소로는 공동체성을 중심으로 공감성, 공익성, 공정성, 공영성, 공선성, 공개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④수평문화에 기반한 평신도 사역을 활성화하라=이 박사는 마틴 루터 등 종교개혁자들이 비판하고 개혁하려 한 것 중 하나가 성직주의, 교권주의였다며 “하나님께서는 모든 성도를 각자의 직업으로 거룩하게 부르셨다는 신학 사상이 종교개혁자들의 전통”이라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의 여파로 수직적 사회질서와 문화에서 수직, 수평적 혼계 문화와 사회질서로 재편되면서 계층적, 관료적, 권위적 교회는 이전보다 급속히 쇠퇴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그러므로 교회 구성원 모두가 하나님 기업을 상속받을 자라는 개념과 선교적 교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박사는 “일터는 생활 수단의 장소를 넘어 신앙을 실천하고 선교적 사명을 이루어내는 영적 도전의 현장”이라며 “각자의 일터에서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명을 발견하고 탁월한 크리스천 일터사역자를 훈련시키고 파송하는 사역은 해외 선교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신학교육은 선교지향적(직장, 일터 선교지향적) 신학 이론과 선교 실제를 가르치고 훈련시키며, 선교기관은 훈련된 일터사역을 다양한 필드(직장, 일터)로 파송해야 한다.
⑤은퇴 이후, 제2의 사역을 준비하라=이 박사는 “고령화 사회가 되면서 우리 자녀 세대는 평생 7번 직업이 바뀐다고 한다”며 “은퇴 전부터 일터선교사로서 사역을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우리가 끝까지 놓지 않아야 할 것은 하나님의 자녀, 그리스도의 제자라는 정체성이며, 이러한 정체성을 지닌 직장인을 ‘직장선교사’라고 한다”며 “종교개혁자들의 전통을 따라 모든 성도가 성직자이고 선교사인데, 직선대-미주장신대-로컬교회, (크리스천) 기업과의 삼위일체적 선교 동반자적 관계를 통해 직장선교의 새 지평을 열 것”을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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