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인권 억압 주민들에게 자유와 평화, 희망의 소식을 전할 목적으로 보내는 전단지를 형벌로 다스리는 법을 만드는 곳은 지구상에 대한민국 국회밖에 없을 것이다. 이 법은 소위 인권을 앞세우는 여당 국회의원들의 인권에 대한 이중잣대와 그 수준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것이다.
이 법이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동생의 이름을 딴 일명 ‘김여정 하명법’으로 불리는 이유가 있다. 김여정이 남측의 전단지 살포를 맹비난하면서 이를 중지하지 않을 경우 남북 합의를 깨겠다고 엄포를 놓고, 개성에 있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건물을 전격적으로 폭파한 후 정부와 여당이 서둘러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표 발의자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 국회에서 “북한 존엄을 비방하는 전단지를 뿌릴 경우 북한이 장사포로 공격해 올 것”이라고 발언하는 것을 보고 놀라움과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북한이 대남도발을 감행할 때마다 그 빌미를 남측이 제공했다고 하는 그들의 억측, 주장과 너무나 똑같은 논리가 아닌가.
송 의원은 필리버스터 토론자로 나서 “보수세력이 북한을 악마화, 살인마화 시키면서 동시에 그들이 대단히 합리적이고 이성적 행동을 할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다”라고 한 발언 또한 대단히 편향적이고 자의적인 견해라고 판단해 즉각 발언 취소와 사과를 요구한다.
먼저 “보수세력이 착각” 운운한 것에 대해 착각하는 것은 본인이지 보수세력이 아님을 밝힌다. 대한민국의 어느 보수세력이 북한이 이성적으로 행동하리라고 착각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구상에서 가장 비이성적이고 비민주적인 3대 세습 독재정권을 이성적이라고 착각할 보수단체는 없다.
“보수세력이 북한을 악마화, 살인마화 시켰다”는 식으로 호도하며 비난하는 발언도 참으로 무책임하기 짝이 없다. 북한정권이 저지른 짓을 보고도 그런 말을 할 수 있는가. 자기의 고모부를 박격포로 쏴 죽이고, 바다에 표류중인 우리 공무원을 총격을 가해 살해하고 그 시신을 불태우는 행위 앞에서 “보수세력이 북한을 악마화 살인마화 한다”고 운운하며, 오히려 북한을 두둔하고 보수세력을 비방하는 발언을 어찌 할 수 있는가.
또한 북한이 과거에도 대북전단지를 문제삼아 남쪽에 장사포를 쏜 사실이 있는지 묻고자 한다. 그동안의 북한이 크고 작은 도발을 감행한 것은 모두 다 대북 전단지 때문이었는가. 국회의원이라면 자의적인 예단을 하지 말고 사실에 근거한 정확하고 책임있고 발언을 하기 바란다.
또한 우리의 국방력은 북한의 그 어떤 비이성적이고 우발적 도발에 대응하지 못할 정도로 허약하고 대비태세조차 되어 있지 않은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국민과 군은 북한이 무력 도발을 감행해 전쟁을 일으킬 수 있으니 무조건 그들의 심기를 건드리지 말고 무서워 벌벌 떨고 있어야 한단 말인가.
북한의 최고 존엄을 비방하는 내용의 전단지를 배포하면 북한이 장사포를 쏠 것이라고 예단해 법으로 국민의 기본권을 강제하기 전에, 왜 우리 정부는 그동안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겁먹은 개처럼 요란하게 짖어댄다” “삶은 소대가리가 웃을 일”이라는 등의 치욕적인 욕설로 비방하는데도 꿀먹은 벙어리처럼 아무 대응도 하지 못했는지, 스스로 부끄럽게 여겨야 할 것이다.
더구나 대한민국 국회에서 국회의원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미국과 비교하며 북을 두둔하는 발언을 들으며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이 나라 강토와 국민의 생명을 위해 피 흘려 싸우다 죽어간 국군장병에 대한 씻을 수 없는 모욕이자 역사의 치욕이다. 송 의원은 해당 발언을 취소하고 외통위원장직에서 즉각 사퇴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는 UN 등 국제사회가 한결같이 우려하는 ‘대북전단 금지법’이 우리 국민의 기본권을 심각히 침해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 여야 간의 진지한 토의와 합의없이 힘에 의해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것에 대해 심각히 우려하며, 북한 주민을 최악의 인권 말살 상태에서 구해내려는 최소한의 노력마저 형벌로 규제하는, 북한 통치자의 입맛에만 맞춘 최악의 반인권법인 ‘대북전단 금지법’을 당장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0.12.17.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송태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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