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클럽은 다름아닌 Moscow Book Club의 약자이다. 며칠 전에는 마크 A 놀이라는 학자의 "복음주의 지성의 스캔들"이라는 책을 보면서 복음주의 흐름을 전반적으로 이해하고, 무엇이 보수주의라는 색채를 띠게 하는가에 많은 생각을 하고 변화를 경험하는 도전이 되었다. 이 책을 통한 다양한 의견을 접할수록 더욱 풍성해지는 논란거리는 서로에게 흥미로운 시간이었다. 

사람은 지적인 욕구가 채워지지 않으면 늘 갈증을 느낀다. 선교지에서 10년 20년을 보내다 보면 영적 갈증과 지적인 갈증을 느끼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 동안 수많은 설교와 가르침을 통하여 많은 것을 퍼 주고 나눠주다 보면, 자연히 성장은 없고 공급만 하게 되는 것은 모든 현장에서 느끼는 공통된 일이다. 

이러한 갈증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모스크바에서는 6~7명의 동료들이 모여 독서클럽을 만들었다. 일주일에 한 권의 책을 읽고서 2~3주에 한 번 모여서 나누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독서를 한다지만, 구속력이 없어 지속하기가 어렵다. 그런데 이러한 모임을 통하여 약간의 구속력과 숙제를 하여야 한다는 부담이 있기에 오히려 유익한 것이 많음을 경험한다. 필자는 이 모임을 통하여 독서량이 세 배 이상 늘었음을 본다. 

MBC 클럽의 방향은 오늘 현대 사회에 흐르는 사조를 이해하고 나누기 위하여 철학과 역사 인문계통의 도서를 읽는다. 오늘의 시대정신을 이해하기 위하여 필요한 도서를 나눈다. 이것은 시대와 사회를 알아야 그 사회를 향하여 적절한 메시지와 방향을 잡아 주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목회자는 일반적으로 자기 분야인 성경과 신학과 신앙도서를 제외하고 읽는 일이 일반적으로 매우 부족하다. 책 읽기에 습관이 된 사람들이야 다양한 독서로 정신적·정서적 영역을 넓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자기 분야 외에 읽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는 것이 독서클럽의 매력이라고 본다. 

무엇보다도 관심 있는 것은 역시 우리들의 전문분야이다. 리더십과 설교와 신학의 깊은 이해이다. 선교의 방향을 잡고, 우리의 전략을 어떻게 세울 것인가는 당면한 현실의 문제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우리는 다양한 의견을 접하게 되고, 서로 다른 사고방식을 접하게 된다. 논쟁이 일어나기도 한다. 거부 반응을 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이 가장 매력 있는 일 중 하나이다. 서로의 다른 생각과 습관과 기질을 배워가고, 다른 관점에서 하나의 세계를 바라보게 되니 매우 폭넓은 사고를 갖게 되고 배우게 된다. 다름과 틀림에 대하여 분별하는 습관을 훈련하게 된다. 

모여서 서로를 나누고 격려하는 가운데 자연히 기도하게 된다. 기도를 통하여 하나님을 깊이 인식해가는 일이다. 기도와 독서를 동반하니 모임이 더욱 든든해진다. 무엇보다도 지적인 갈증을 해소하게 되고 많은 실제 정보를 나누는 기회가 되니 매우 귀한 모임이다. 본국에서도 경험하지 못했던 일이다. 

우리는 앞으로 좋은 영상을 함께 관람하기로 하였다. 한국사회의 이슈가 되는 작품을 감상하기도 하고, 고전을 감상하기도 하며, 때로는 코믹하고 함께 웃을 수 있는 것도 감상할 계획이다. 역사와 문화, 그리고 사회와 세상을 배워가는 좋은 방법이라고 본다. 이를 통한 감상과 평가, 그리고 자기의 생각을 나눔으로 인하여 더욱 풍성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모임은 단순한 지적 유희가 아니다. 때로는 선교 현장의 문제를 가지고 토론을 하기도 한다. 실제적인 전략의 문제와 전술의 문제, 그리고 바르게 가고 있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왜, 당신은 거기에 있어야 하는가? 무엇을 위하여 시간과 열정과 인생을 소비하고 있는가를 질문한다. 변화하는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질문하기도 한다. 

이런 모임을 통하여, 모두가 영적 정신적인 무장을 하고 현장을 변화시키며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는 일에 주력할 것이다. 멋진 동역자들이 있음에 감사하다. 나누고 대화하고 논쟁을 할 수 있는 이들이 있음에 감사한다. 

세계 각 현장에서도 이러한 모임들이 많이 일어난다면 새로운 변화의 계기가 되고 서로에게 힘과 격려가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두세 명이 된다 하여도 공유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모여서 나눠라. 모두가 공생하는 길이 아닌가! 타산지석이 되기를 희망하며……. 

현장의 소리, 세르게이(모스크바 선교사) Lee70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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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모스크바선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