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 지금 당신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으면, 의외로 사람 사이의 관계라고 한다. 부모·자식 간의 관계, 직장 상사와의 관계, 또는 이웃과의 관계에 문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이 있다. 누구도 세상을 혼자 살아가지 않는다. 결국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살아간다.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당연한데 왜 사람 간의 관계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일까?
주변을 돌아보면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해서 괴로워하는 사람을 어렵지 않게 발견하게 된다. 내향적이라 사람 간의 교류 자체가 적은 사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자신의 성격을 이해하고 혼자서 또는 적은 사람들과의 교류만으로도 만족감을 누리고 살아가기 때문에 불편해하지 않는다. 사람들과 잘 지내고 무리에 끼고 싶어 하는데 왠지 모르게 사람들이 자신을 피하는 느낌이 들고 공동체에서 물에 뜬 기름처럼 느껴질 때 이유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계획적인 왕따의 피해자인 경우는 예외의 상황이다. 인간관계를 잘 쌓아가지 못하는 사람은 대부분 상대방이 이유 없이 자신에게 거리를 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사람의 행동을 살펴보면 사람들이 멀어져 갈 수밖에 없는 원인이 자신에게 있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이 날 싫어한다. 왜 그럴까?’ 이런 생각이 든다면 혹시, 내 모습이 다음의 상황에 해당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첫째, 나의 모습이 없다. 자존감이 약하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모습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의 기호에 맞게 자신을 바꾸어가거나 남을 흉내 내다 보니 언제부터인가 자신의 모습을 잃어버린 경우이다. 환경에 자신을 맞춰서 카멜레온처럼 변화시키다 보니 때와 장소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인다. 본인은 시시때때로 분위기에 맞게 행동하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의 시각에는 이익에 따라 다른 모습을 띠는 것으로 보이는 것이다.
둘째, 진실하지 못한 사람이다. 솔직한 사람은 누구에게나 호감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이익이나 속마음을 감추고 남에게 정보만을 얻으려 하는 사람은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거리를 두게 되는 것이다. 이런 사람은 스스로 지혜로운 사람이라고 착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상대방에게는 속을 알 수가 없어서 믿을 수 없는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
셋째, 남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주변 사람의 아픔이나 기쁨에 무심하게 대하는 경우이다. ‘기쁨은 나누면 배가 되고 고통은 나누면 반으로 줄어든다’라고 한다. 그런데 평소에 이러한 감정의 나눔에 대해 교류와 공감이 없다 보니 내 기쁨과 슬픔에 남들도 함께해주지 않는 것이다. 결국에는 자신을 외로움의 무덤에 가두는 것이다.
넷째, 남에 대한 배려이다. 남에 대한 배려는 그 사람의 마음을 살펴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마음을 살펴 필요를 채워주고 함께해주는 것이다. 남에 대한 배려가 없는 사람은 남을 채워주기는커녕 자신의 행동으로 인하여 다른 사람이 불편함을 느껴도 개의치 않는다. 이런 사람을 좋아해 줄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톨스토이는 소설 ‘이반 일 리치의 죽음’에서 주인공 이반 일 리치를 통하여 이렇게 말한다. 그는 죽음을 앞두고서야 그동안 주변 사람의 못마땅했던 모습이 결국 자기 자신에게서 기인했다고 반성한다. 그래서 그가 죽기 전에 가장하고 싶었던 말은 가족에게 ‘용서해줘’였다. 그렇다.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행하는 모든 것은 결국 나 자신으로부터 기인하는 것이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편하다면 자신의 모습이 혹시 위의 사례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위에 해당하는 속성이 나에게 있다면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역으로 ‘자신을 지키고, 진실하며, 공감하고 배려’하는 것을 실천하면 주변에는 항상 웃음꽃이 피고 좋은 사람들이 넘쳐날 것이다.
노은영 작가(사회복지학 석사, 청소년 코칭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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